PRD의 ‘Economic and Property’ 보고서, “주택구입 경제성 더 악화되었을 것”
전염병 대유행 이후 주택구입 능력 악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2022년, 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호주인의 내집 마련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22년 5월 이후 시작된 RBA의 가파른 금리 인상은 담보대출(mortgage) 차입 능력을 감소시켜 부모의 도움(bank of mum and dad)을 기대할 수 없는 이들의 주택구입 경제성이 더욱 나빠졌지만, 이는 ‘post-COVID 주택 붐’ 이후 가격 상승이 지속되었을 때에 비해 악화 상황은 덜 하다는 것이다.
최근 전국 체인 부동산 회사 ‘PRD Real Estate’는 최근 내놓은 ‘Australian Economic and Property Report’에서 호주 부동산연구소(Real Estate Institute of Australia. REIA)의 수치를 인용, 주택구입 경제성이 올해 3월까지 지난 5년 사이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경제성 척도는 모기지 능력 및 주택가격 데이터를 통해 나온 수치로, 전염병 대유행 기간의 부동산 시장 불안을 설명하기 위해 가중치를 부여한 것이다. 이 같은 전제에서 올해 3월까지 지난 10년 사이의 구입 경제성 감소는 13.4%로 분석됐다.
PRD 수석 경제학자인 디아스와티 마디아스모(Diaswati Mardiasmo) 박사는 이에 대해 “구입능력 위기가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비용 부담 측면에서 분명 상황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그녀는 “10년 전인 2014년과 2024년을 비교하면 (부동산 시장에) 많은 일이 있었고 지난 5년간은 전염병 시대였다”면서 이를 ‘부동산 부문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슈퍼노바(supernova. 일시적으로 태양보다 최대 10억 배 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매우 큰 별의 폭발)’로 비유했다.
마디아스모 박사는 “10년 사이의 13.4% 악화는 연간 1.3%이기에 상당히 합리적이라 말하고 싶다”며 “만약 RBA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없었다면 주택가격은 더욱 폭발적으로 상승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호주 전국 중간 주택가격은 100만 달러에 이르는데, 현금 금리 인상이 없었다면 지금쯤 이는 130만 달러 또는 140만 달러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얘기다.
시장분석 회사 ‘Quantify Strategic Insights’의 데이터 책임자 앤지 지고마니스(Angie Zigomanis) 연구원도 이에 동의했다. “팬데믹 시기의 낮은 이자율(사상 최저 수준인 0.1%)로 주택가격이 급등하더라도 구입자들은 저렴한 모기지를 얻을 수 있었다”는 그는 “반면 2022년 5월 이후 약 18개월 사이 기준금리 인상이 없었다면 주택가격은 크게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AMP의 선임 경제연구원인 셰인 올리버(Shane Oliver) 박사 또한 “(낮은 기준금리로) 더 많은 금액의 대출이 가능했고 이로 인해 주택가격은 더욱 상승했을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구입능력 상황이 악화되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올리버 박사는 주택 수요와 공급이 거의 20년 동안 균형을 이루지 못했고,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증폭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인구 증가에 맞춰 충분한 주택을 건설해야 하는데, 그 동안 증가한 인구에 비해 충분한 공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 반면 ‘주택 협정’을 통해 대규모 주택 건설을 추진하는 연방 노동당 정부의 노력이 아이러니하게도 건설 업계에 큰 부담을 주는 높은 기준금리로 방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버 박사는 이를 “아주 암울한 상황”이라고 묘사하면서 “높은 이자율은 주택 건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금리는 낮추면 도움이 되지만, 단지 그것이 전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건설 외 주택가격 상승 등의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온다는 설명이다. 이런 점에서 올리버 박사는 “정부 계획대로 연간 24만 채의 주택을 건설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근본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REIA의 린 필킹턴(Leanne Pilkington) 회장 또한 “우리는 더 많은 주택 공급이 필요하며, 이것이 확보되기 전까지 가격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