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대유행-주택 비용-이자율 상승 혼란 등 여러 요인으로 주간 이주 추세 변화
보다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흐름에 따라 다른 주(State)로의 이주(interstate)가 늘어났으나 팬데믹 사태 완화 이후 이 수치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새로운 자료에 따르면 빅토리아(Victoria)의 이주 감소는 거의 종식되었으며, 한때 가장 많은 이주자를 수용했던 퀸즐랜드(Queensland)는 주간 이주자들의 최고 목적지로서의 위상이 약화됐으며 그 동안 가장 많은 인구 손실을 보았던 NSW는 해외 이민자에 의존해 인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연방정부는 순 해외 이주에 대한 정부 예측이 달성되지 못할 것임을 인정했다. 정부는 유학생 등록 상한선 등의 조치를 통해 순 이주를 감축하겠다고 했으나 통계청(ABS) 집계 결과 2023-24년도 호주 유입 순 이주가 4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이슨 클레어(Jason Clare) 교육부 장관은 “국제학생, 백패커 여행자, 비자 기간을 초과한 이들을 합친 순 이주 수가 정부 예측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ABS는 주간 이주 수치의 급격한 둔화에 대해 전염병 대유행 기간의 봉쇄 조치와 이후의 주택 가격 급등, 이자율 상승이라는 혼란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 대유행이 발생하기 이전 수년 동안, 상당 규모의 각 지역 거주민이 다른 주 또는 테러토리로 이주했다. 하지만 팬데믹 사태 와중에 대다수 주 정부가 주간 여행(interstate travel)을 금지함으로써 이런 추세가 붕괴됐다.
팬데믹 사태가 완화되면서 다른 주로의 이동이 허용됐지만 최근 전국 인구 수치는 올해 3월 말까지 지난 12개월 사이, 주간 이주자는가 37만 명으로 크게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팬데믹 사태 발생 이후 완화되기까지의 기간을 제외하고 2015년 이래 가장 낮은 연간 이주자 수이다. 당시 호주 인구는 2,380만 명이었고 올해 3월 분기에는 2,710만 명을 돌파했다.
전염병 대유행 기간, 빅토리아는 1990-91년 경기 침체 이후 가장 많은 거주민을 다른 지역에 빼앗겼다. 순손실로 보면 5만5,000명 이상이 빅토리아 주를 벗어났다. 2021-22년, NSW를 떠난 이들은 5만1,000명에 달했다.
이중 가장 많은 수가 퀸즐랜드를 새로운 거주지로 정했으며, NSW 외 다른 지역에서의 주간 이주자를 합쳐 퀸즐랜드에는 12만 명이 유입됐다. 인구 이득 면에서는 서호주(WA) 또한 승자로 3만3,526명을 얻었다.
하지만 COVID 시대의 추세는 이제 역전됐다. 올해 3월까지 지난 12개월 동안 빅토리아 주민의 탈 이주는 긍정적 변화로 돌아섰으며 퀸즐랜드와 서호주는 전염병 사태 이후 가장 적은 주간 이주 유입을 기록했다. NSW 또한 2021-22년 인구 손실은 이전에 비해 거의 2만 명에 달했다.
컨설팅 회사 KPMG의 인구통계 및 도시경제학자 테리 론슬리(Terry Rawnsley) 연구원은 “사람들이 이주를 하지 않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주택비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주택 가격은 한 세대 만에 가장 큰 상승을 보였다. 시드니만 해도 2020년 중반에서 2021년 중반 사이 거의 30%가 높아졌고, 멜번 또한 다수의 거주민이 다른 주로 이주했음에도 거의 20% 상승을 보였다.
현재 시드니의 중간가격은 150만 달러가 넘는 기록적 수준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인 캔버라(Canberra)에 비해 50만 달러가 높다. 유닛 또한 시드니는 85만9,000달러인 반면 브리즈번 65만3,000달러, 멜번은 61만 달러의 중간가격으로 집계되어 있다.
론슬리 연구원은 “이제 주간 이주 추세는 확실히 둔화되었고, 이는 주택 가격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높은 주택 가격 상태를 보이면 사람들은 거주하던 곳에 머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명 주택 구매력은 여전히 NSW를 떠나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멜번, 브리즈번, 퍼스의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시드니 거주민들에게는 매력적일 것”이라는 그는 “한동안 퀸즐랜드와 서호주는 빅토리아에 비해 노동시장이 강세를 이어갔고 주택가격은 저렴했었는데, 이제 일자리 부문은 균형을 이룬 듯하며 빅토리아 주택 가격은 다른 주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올해 3월 분기까지 NSW 인구는 3만776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순 이주가 아니었다면 다른 주에 비해 NSW는 3만1,183명의 인구 손실을 보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전까지 거주민을 다른 주에 잃었던 남호주(South Australia)와 타스마니아(Tasmania)는 팬데믹 기간 동안 다른 주에서의 이주 유입이 늘어나 각 5,300명의 인구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남호주는 지난 12개월 동안 1,700명 가까운 인구가 다른 주 및 테러토리로 이주했고, 타스마니아는 지난 2년 사이 4,854명을 잃었다.
론슬리 연구원은 TAS와 SA의 경우 다른 주에서의 이주를 끌어오는 데 있어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같은 데이터(ABS)에 따르면 2023-24년 상반기, 호주 유입 순 이주는 38만8,000명으로 정부 예측인 39만5,000명에 거의 근접했다.
정부는 팬데믹에 따라 폐쇄했던 국경을 개방하면서 2022-23년, 52만8,000명이라는 역대 최고치의 순 이주를 2년 내 절반으로 감축하겠다면서 2024-25년도, 26만 수준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연립 야당은 더 나아가 이를 16만명 선으로 하겠다고 밝혀 노동력 부족을 우려하는 사업주들에게 당혹감을 주었다.
연방 재무부 짐 찰머스(Jim Chalmers) 장관은 해외 순 이주가 여전히 높은 이유에 대해 호주를 떠나는 인구가 예보다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관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주 유입 수치는 예상대로 추적하고 있지만 유출 수에 대해서는 큰 차이가 있었고, 이들의 수가 줄었기에 해외에서의 순 이주 예측은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