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Resolve Political Monitor… 경제 정책 등에서 자유-국민 연립 지지, 앞서
높은 기준금리로 인한 가계재정의 지속적 압박에서 중앙은행(RBA)에 대한 비난이 계속되고 있지만 대다수 유권자들은 ‘인플레이션과 맞서야 하는 책임은 집권 여당인 노동당에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의 절반 이상(51%)이 ‘정부가 가격 압박을 막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최근 관련 조사 결과 27%만이 높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중앙은행을 비난함으로써 앤서니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와 짐 찰머스(Jim Chalmers) 장관이 가계 생활비를 완화할 수 있고, 또한 그렇게 해야 함을 강조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Resolve Strategic’에 의뢰,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유권자 조사 ‘Resolve Political Monitor’의 9월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과 연립(자유-국민당) 야당은 양당 체제에서 유권자 지지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총리 선호도(preferred prime minister)에서도 자유당 피터 더튼(Peter Dutton. 34%) 대표가 집권당 대표인 알바니스 총리(35%)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총리 선호도에서 알바니스 총리는 더튼 대표를 거의 두 배 격차로 앞서던 상황이었다.
반면 주요 정책에서는 연립 야당이 노동당을 훨씬 앞서고 있다. 경제 관리에서 더튼 대표를 지지하는 이들이 37%인데 비해 알바니 총리 지지는 26%에 머물렀다. 이는 직전 조사에 비해 다소 개선되었음에도 격차는 여전히 벌어진 상태이다.
정당별 지지를 확인할 수 있는 우선투표 선호도(primary vote)에서 노동당은 지난달 29%에서 이번(9월) 조사에서는 28%로 낮아진 반면 연립은 37%로 꾸준한 지지를 보여 지난해 중반부터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한 노동당이 이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드러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Resolve Strategic’의 짐 리드(Jim Reed) 대표는 “지난달(8월) 마지막 주, ‘높은 이자율이 경제를 파괴하고 있다’는 짐 찰머스 재무장관의 경고로 인해 집권당이 이득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찰머스 장관의 이 발언에 대해 연립 야당은 “정부 경제 정책 실패를 RBA에 돌리려는 시도”라고 일축했었다.
리드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유권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RBA보다 정부 탓으로 볼 가능성이 훨씬 더 높고, 많은 이들이 정부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RBA가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비난받는 것은 이를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보다 나쁘기에 정부는 이를 회피하려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하지만 다수의 유권자들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정부 책임으로 생각하기에 이는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달 조사에서 녹색당은 우선투표 선호도에서 13%를 유지했으며 폴린 핸슨(Paulin Hanson)의 한나라당(One Nation Party) 또한 6%로 변동이 없었다. 반면 전국 무소속 의원들에 대한 핵심 지지율은 10%에서 12%로 상승했다.
집권당인 노동당에 대한 우선투표 선호도는 28%로, 지난 2021년 초 시작된 정례 Resolve 조사 이후 최저 수준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지난 연방선거(2022년)에서 나타난 선호도 흐름에 적용한 결과를 보면 양당 기준으로 노동당은 51%의 지지를 받아 연립 49%에 근소하게 앞선다. 반면 유권자들에게 현재 선호도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양당 기준으로 연립 51%, 노동당은 49%의 지지로 나타났다.
이번 Resolve Political Monitor는 이달 첫 주인 9월 3일부터 7일까지 전국 1,641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가 실시됐으며 오차범위 2.4%의 결과를 도출했다. 예비 투표와 양당 계산 변동은 오차범위 내에 있다.
짐 찰머스 재무장관은 지난 일요일(9월 8일) 세계 경제 침체의 영향에 대해 경고하면서 상품가격이 하락하면 정부 세금 수입이 45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관은 지난달 말, ‘높은 이자율이 경제를 파괴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RBA나 미셸 불록(Michele Bullock) 총재를 비난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찰머스 장관의 발언에 대해 야당 내각 재무부를 담당하는 앵거스 테일러(Angus Taylor) 의원이 “정부 경제 정책 실패의 책임을 중앙은행에 돌리려 한다”고 비난하자 찰머스 장관의 멘토 역할을 하는 웨인 스완(Wayne Swan) 전 재무장관은 “기준금리에 대한 RBA의 입장이 경제를 후퇴시키고 있다”며 논쟁이 뛰어들기도 했다. 스완 전 장관은 “현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RBA는 그저 스스로에게 주먹을 날릴 뿐”이라며 “이는 역효과가 있고 좋은 경제 정책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노동당과 알바니스 총리는 2022년 선거 이후 경제 관리 부문에서 연합 및 더튼 대표보다 더 많은 유권자 지지를 받아 왔지만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자율 상승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8월 이후 그 우위를 잃었다. 지난해 8월 노동당은 경제 부문에서 연립에 1%포인트 뒤졌으며, 이후 매월 격차가 벌어져 지난달에는 17%포인트에 이르기도 했다. 다만 이달 조사에서 차이는 11%포인트로 줄었다.
생활비를 낮게 유지하기 위한 양당의 정책에 대한 지지에서 32%의 유권자가 더튼 대표를 꼽았으며 알바니스의 정책을 선호한 이들은 25%에 머물렀다. 일자리와 임금 관리 부문에서도 33%가 연립을 지지해 노동당의 32%를 약간 앞섰다.
리드 대표는 “지난해 8월 이후 노동당이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잃었던 것은 각 주의 노동당 정부가 신뢰를 잃은 탓이 있다”며 “하지만 노동당은 여전히 높은 선호도를 유지하고 있기에 연립이 내년 선거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기에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 각 부문 정책에 대한 유권자 지지 비율
▲ 경제 관리
The Liberals : 37%
Labor : 26%
Someone else : 12%
Undecided : 25%
▲ 국가안보 및 국방
The Liberals : 39%
Labor : 24%
Someone else : 12%
Undecided : 25%
▲ 보건 및 고령자 케어
The Liberals : 31%
Labor : 31%
Someone else : 16%
Undecided : 22%
▲ 교육
The Liberals : 31%
Labor : 30%
Someone else : 15%
Undecided : 25%
Source: Resolve Political Monitor
■ 총리 선호도
Anthony Albanese : 35%
Peter Dutton : 34%
Source: Resolve Political Monitor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