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데이터, 전 세계 주요 사이버범죄 전문가 설문조사 통해 수집… 호주, 34위
호주가 포함된 국제 연구팀이 3년에 걸친 조사를 통해 국가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사이버범죄 소스의 순위를 매겨 전 세계 주요 사이버범죄 핫스폿을 식별하는 최초의 ‘World Cybercrime Index’를 작성했다.
이달 둘째 주 UNSW Canberra가 밝힌 바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소수의 국가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범죄 위협이 있다. 이 가운데 사이버범죄를 저지를 가장 위험한 국가로 러시아가 꼽혔으며 우크라이나, 중국, 미국, 나이지리아, 루마니아가 뒤를 이었다. 전 세계 국가 가운데 호주는 동 범죄위협 국가 중 34위에 위치했다.
이번 연구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UNSW Canberra 및 옥스퍼드대학교 미란다 브루스(Miranda Bruce) 박사는 “이 연구를 통해 공공 및 민간 부문이 주요 사이버범죄 거점에 자원을 집중하고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국가의 동 범죄 대책에 더 적은 시간과 자금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박사는 또한 “인덱스를 뒷받침하는 연구는 사이버범죄자에 대한 익명성의 베일을 제거하는 데 있어서 뿐 아니라 점차 커지는 이익 중심의 사이버범죄 위협에 맞서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우리는 사이버범죄의 지형과 여러 국가가 다양한 사이버범죄를 어떻게 전문화 하는지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는 브루스 박사는 “이 데이터를 계속 수집함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핫스폿의 출현을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심각한 사이버범죄가 발생하기 전, 위험에 처한 국가의 조기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브루스 박사는 “처음으로 우리는 사이버범죄자의 위치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갖게 되었음은 물론 이들의 영향을 측정할 방법도 알게 됐다”면서 “사이버범죄를 다루는 정부기관 및 민긴기업은 이제 자신의 뒷마당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규모를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박사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사이버범죄자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알아내려면 숙련된 사이버범죄 조사관이 있어야 했지만 이제는 해당 정보를 일반 대중, 정부 및 민간기업과 공유할 수 있다. 이는 또한 범죄의 문제 정도를 훨씬 더 명확하게 파악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노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제 연구팀의 이번 연구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는 사이버범죄 정보 수집 및 조사에 참여한 전 세계 주요 사이버범죄 전문가 92명의 설문 조사를 통해 수집됐다. 이 조사에서는 사이버범죄의 5가지 주요 범주를 고려하고, 각 유형의 사이버범죄에서 가장 중요한 소스로 간주되는 국가를 지정한 다음, 해당 범죄의 영향과 전문성 및 기술 능력에 따라 각 국가의 순위를 매기도록 요청했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공동저자인 옥스퍼드대학교 조너선 러스트하우스(Jonathan Lusthaus) 부교수는 범죄자들이 거짓 프로필과 고도의 기술적 보호장치로 자신의 물리적 위치를 숨기는 경우가 많기에 사이버범죄는 대체로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법적, 익명적 활동 특성으로 인해 사이버범죄자는 쉽게 접근하거나 안정적으로 조사할 수 없었다”고 언급한 뒤 “그들은 아주 적극적으로 숨어 있는데, 기술 데이터를 사용하여 위치를 매핑(mapping)하려 하면 사이버범죄자가 전 세계 인터넷 인프라를 공격하기 때문에 실패하게 된다”며 “이러한 범죄자가 실제로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들을 추적하는 일을 맡은 사람들을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프랑스 ‘Sciences Po’의 페데리코 바레스(Federico Varese) 교수는 이번 World Cybercrime Index가 전 세계 사이버범죄 발생의 지역적 차원을 이해하려는 더 넓은 목표의 첫 단계라고 평가했다.
바레스 교수는 “우리는 교육 수준, 인터넷 보급률, GDP 또눈 정부 부패수준과 같은 국가적 특성이 사이버범죄와 연관되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이 연구를 확대하기를 희망한다”며 “많은 이들은 사이버범죄가 전 세계적이고 유동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연구는 조직범죄의 형태와 마찬가지로 사이버범죄도 특정 맥락에 내재되어 있다는 견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표된 World Cybercrime Index는 UNSW Canberra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공동 파트너십으로 개발되었으며 옥스퍼드대학교와 사이언스 포(Sciences Po)에 기반을 둔 유럽연합(EU) 지원 프로젝트인 ‘CRIMGOV’가 자금을 지원했다. 연구 보고서의 또 다른 공동 저자로는 옥스퍼드대학교의 리디 카시얍(Ridhi Kashyap) 교수, 모나시대학교(Monash University) 나이절 페어(Nigel Phair) 교수가 있다.
한편 World Cybercrime Index에서 밝힌 사이버범죄 글로벌 지리 지도는 관련 온라인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97312)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