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Core Logic Home Value Index… 둔화 조짐 배제 못해
일부 주(State) 대도시의 부동산 가치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호주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붐이 둔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1일(목), 부동산 컨설팅 ‘코어로직’(CoreLogic)이 정기적으로 집계해 발표하는 ‘Core Logic Home Value Index’에 따르면 호주 주택 가치는 지난 1년 사이 13.5%가 상승했으며 지난달인 6월 한 달 사이에 1.9%(약 1만 1천 달러)가 올랐다. 이로써 호주 전역을 기준으로 한 주택 중간가격은 64만5,454달러로 집계됐다.
코어로직 팀 로리스(Tim Lawless) 선임연구원은 “지난 2004년 4월 이후 가장 강한 연간 성장률이며, 부동산 자산을 두 배 이상 늘렸다”고 설명했다.
가격 상승이 높은 단독주택(House) 가치는 연간 15.6%가 높아진 가운데 다윈(Darwin), 캔버라(Canberra), NSW 일부 지방(region), 타스마니아는 20%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아울러 유닛 가격도 전국 평균 6.8%가 상승했다.
전염병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서도 지난 한해 시드니(19.3%)와 호바트(Hobart, Tasmania. 19.2%)의 주택가격은 가장 높은 성장을 보였으며, 올해 들어 상반기 호황이 가격상승을 주도했다. 멜번(Melbourne, Victoria)은 여러 차례 록다운을 시행했음에도 불구, 주택 가치는 1년 만에 8.9% 상승했다.
로리스 연구원은 “지난 6개월 사이 호주 주택가격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면 놀라울 정도”라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호주인들의 선호도가 단독주택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들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아파트나 유닛 등 밀집 주거단지보다는 별도의 공간이 있는 독립형 주택을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은 단독주택이 주도했다.
지난 달 호주 주택 중간가격도 각 주 대도시에서 고르게 상승했으며, 이 가운데 호바트는 가장 높은 성장을 보였다. 전국적으로 중간가격은 3%가 올라 60만7,960달러였다. 시드니의 중간 주택가격은 지난 6월 현재 2.6% 상승으로 가장 높은 오름세(99만4,298달러)를 보였으며 캔버라(2.3% 상승), 브리즈번(1.9% 상승), 애들레이드(1.6% 상승), 멜번(1.5% 상승)이 뒤를 이었다.
6월 한 달, 퍼스(Perth)와 다윈(Darwin) 또한 0.2% 및 0.8%로 성장을 보였으며, 특히 다윈의 연간 가격 상승은 전체 대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21%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방(region) 지역의 성장세는 각 주 대도시를 능가하기도 했다. 이는 호주인들의 ‘Tree change’(대도시에서 녹색 숲이 많은 지방의 한적한 도시로 이주하는 흐름) 바람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되며, 이에 따라 한적한 지방 지역 주택가치도 2%가 높아졌다.
코어로직의 로리스 연구원은 특히 올 들어 주택가격이 크게 높아진 배경으로, 기록적으로 낮은 기준금리, 평균 이상의 소비자 심리, 전염병 사태 여파로 정부가 내놓은 주택경기 부양책을 꼽았다. 낮은 신용의 부채는 지난 한 해 동안의 주택거래를 2004년 이후 최고로 이끌었으며, 신규 주택이 증가했지만 재고 수준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이런 가운데 연방 수도인 켄버라의 가격 오름세가 주춤해지고 있으며 전국적 상승도 이전 달인 5월(2.2%)에 비해 약간 낮게 조사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둔화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로리스 연구원은 “이미 대부분 대도시에서 지난 3월 최고 성장률을 지났다”며 “올해 하반기 주택가격 성장은 상반기처럼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나치게 오른 가격으로 구매자 활동이 줄어들고 있으며 소비심리 또한 최근의 록다운 여파로 다소 완화되면서 향후 몇 달 동안은 주택시장 성장세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다 주택담보대출(mortgage)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보이고, 정차 강화되는 대출조건은 시장 역학관계를 더욱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게 그이 설명이다.
로리스 연구원은 “가계소득이 연간 약 1.5%로 그리 크게 상승하지 않고 있음을 감안할 때, 또한 이미 한 달 사이 주택가격 상승률이 최고로 나타나 가계소득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고 있음을 보면, 주택시장에 들어오는 이들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런 반면 그는 “수요 감소에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 리스트가 정상화되고 FOMO(Fear of missing out. 좋은 투자 건 등에 동참하지 않았다가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지 강박적으로 불안해하는 심리 상태)가 사라지면 실질적 예비 구매자들에게는 더 많은 가격협상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시장의 둔화가 전망되는 가운데서도 로리스 연구원은 올해 연말까지 전국적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예측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올해 초, 우리는 주택가격이 연간 10~15% 오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는 그는 “이미 엄청난 가격 상승을 감안하면 지금은 성장세가 약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향후 수개월 안에 주택시장이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한편 주택정보회사 ‘도메인’(Domain)의 선임 조사 분석가인 니콜라 파월(Nicola Powell) 박사는 “단독주택이 호주 주택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인해 예비 구매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유닛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 ‘HomeBuilder’와 같은 인센티브 종료로 시장 붐은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박사는 이어 “주택가격 상승을 가속화시킨 가장 큰 요인은 시장에 나오는 매물에 비해 높은 주택수요 때문이었으며 특히 시드니 지역의 경우 지난 1년여, 경매 낙찰률이 80%를 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며 “이제 주택을 판매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어 경매 낙찰 비율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Home Value Index
(2021년 6월 30일 기준. 지역 : 월 / 분기 / 연간 / Total return / 중간가격)
-Sydney : 2.6% / 8.2% / 15.0% / 17.8% / $994,298
-Melbourne : 1.5% / 4.6% / 7.7% / 10.7% / $753,100
-Brisbane : 1.9% / 5.7% / 13.2% / 17.9% / $586,142
-Adelaide : 1.6% / 5.6% / 13.9% / 18.5% / $508,712
-Perth : 0.2% / 2.1% / 9.8% / 14.7% / $526,166
-Hobart : 3.0% / 7.4% / 19.6% / 25.3% / $607,960
-Darwin : 0.8% / 6.3% / 21.0% / 27.6% / $475,083
-Canberra : 2.3% / 6.2% / 12.4% / 15.9% / $770,873
-각 주 대도시 평균 :1.9% / 6.2% / 12.4% / 15.9% / $727,427
-호주 전역 지방 평균 : 2.0% / 6.0% / 17.7% / 23.1% / $478,212
-전체 : 1.0% / 6.1% / 13.5% / 17.3% / $645,454
Source : CoreLogic Home Value Index June 2021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