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3만 명 환자의 20년간 데이터 추적… 4~5개의 건강 문제시 치매 위험 40% 증가
신체적 허약함과 치매 발병 증가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조기개입을 통해 이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고 말한다.
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 UQ) 연구자들이 주도한 이 프로젝트는 전 세계 3만 명의 환자로부터 20년간의 데이터를 추적했다.
UQ의 노화 및 노인의학 전문의 데이빗 워드(David Ward) 교수는 의사들이 이런 연관성을 이해함으로써 “목표 전략을 활용해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이고 전반적인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는 사고력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종종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인해 발생한다. 전 세계적으로 5,500만 명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매년 1천만 건의 새로운 사례가 진단되고 있다.
치매로 진단되기 이전
신체적 허약함 증가
UQ 연구팀의 이번 프로젝트는 영국과 미국에서 진행된 4개의 종단 연구(longitudinal study. 일정 기간에 걸쳐 동일한 개인이나 그룹을 반복적으로 관찰, 연구하는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변수가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이해하고 다양한 요인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3만 명 가운데 3,154명은 치매를 앓는 환자였다.
그 결과, 치매로 진단 받기 9년 전부터 신체 허약함이 증가하고 또 가속화됐다. 허약함은 인체 내 여러 기관이 힘을 잃는 것을 뜻한다. 이런 경우 각 개인은 넘어짐, 장애, 입원과 같은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 연구에 따르면 환자가 건강 문제를 4~5개 겪을 때마다 치매 발병 위험은 40%가 증가했다.
워드 교수는 “간단히 말해 중년과 노년에 건강과 각 신체 기능을 더 잘 관리한 이들은 뇌 건강을 유지하고 치매를 예방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말했다.
치매 예방의 4원칙
전문가들은 신체 허약함의 진행을 늦추는 방안으로 ‘예방 및 관리의 4대 기둥’(four pillars of frailty prevention and management)이라는 것에 집중할 것을 권장한다. 이를 보면,
▲ 좋은 영양-나이가 들어가면서 단백질 요구량이 증가하므로 근육량과 근력을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단백직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운동– 모든 운동은 좋지만 허약함을 예방하는 측면에서 근력 기반의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 적절한 약물– 기존 질병으로 인해 복용하는 약물을 변경하려면 의사와 긴밀하게 협의해야 하지만 만성질환과 같이 조절에 도움이 되는 약물은 최적화해야 한다.
▲ 바람직한 사회적 연결–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는 강력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갖는 것은 건강한 뇌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워드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매우 고무적이지만 이 분야에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치매가 상당히 복잡한 질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그는 “건강 측면에서 모든 것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치매가 진행 중인 사람은 누구나 한 명쯤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번 연구는 건강 원칙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면 치매 발병 위험이 상당히 낮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