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과 호주 현지인 1만여명 몰려…. 한국 춤과 노래, 풍물 공연, 태권도, 한식, 케이팝 만끽
호주 수도 캔버라에서 열린 한국의 날 축제에 꽃샘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한인과 호주 현지인 1만여명이 몰려 한국 춤과 노래, 풍물 공연, 태권도, 한식, 케이팝 등 한국문화를 한껏 즐겼다.
지난 9월 21일(토) 오전 11시 캔버라 도심 가까운 글리브 공원에는 한국의 날 축제 개막을 앞두고 심승섭 주호주대사, 앤드루 바 호주수도행정구역(ACT) 수석장관, 이슬기 (영어명: 엘리자베스 리) ACT 자유당 대표, 피터 케인 ACT 자유당 다문화 대변인, 나인출 대양주한인회총연합회장, 김서원 호주한인회총연합회장, 송석준 호주한인회총연합회 부회장 등 귀빈들이 속속 도착했다.
캔버라에서는 안영규 전 호주한인회총연합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전 대양주한인회총연합회장과 정현재, 박경하, 계명주 전 캔버라 한인회장 등이 참여했다. 멀리 시드니와 멜버른에서도 고동식, 형주백 전 민주평통 호주협의회장, 백승국 전 대양주한인회총연합회장, 김경운 민주평통 멜버른 지회장 등이 캔버라 한국의 날 축제를 축하하기 위해 한데 모였다.
본 행사 개막을 앞두고 글리브 공원 가장자리에는 한복 체험 공간, 한식 음식 판매대, 페이스 페인팅, 한국 주방기구 전시대가 자리잡고 있고 이미 많은 한인들과 호주 현지인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지난 8월 부임한 심승섭 주호주대사는 첫 축사를 통해 “지난 화요일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즐거운 추석 명절이었다”면서 “이 행사가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 한가위 같은 소중하고 보람된 축제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앤드루 바 ACT 수석장관은 “바쁜 일상에도 캔버라에서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한국의 날 행사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면서 “해피 코리아데이”로 두 번째 축사를 마무리했다.
이슬기 대표는 자신이 한국계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밝히며 카리스마 넘치는 영어와 한국어 연설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는 “딸에게도 한국말을 가르치려고 하는데 조금 부족한 점이 있지만 계속 노력하겠다”면서 “오늘은 한국 문화를 캔버라에 있는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피터 케인 자유당 다문화대변인은 “한국계 호주인으로 최초로 한 정당 대표를 맡고 있는 엘리자베스 리를 비롯해 오늘날 한국 문화가 호주 사회에 공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멋진 일”이라면서 “공식 순서를 마치면 맛있는 한국 음식을 맛볼 것”이라고 말했다.
멜버른에서 온 나인출 회장은 “캔버라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한국의 날 행사에 참여한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한 마음 한 뜻으로 잘 커나가는 한인사회가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서원 회장은 축사에서 “한국의 날은 한국인과 호주인들이 한데 모여 하나가 되는 날”이라면서 “이를 통해 한국과 호주 양국 관계가 더욱 강화되고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국의 날 행사를 주최한 캔버라 한인회 권묘순 회장은 환영사에서 “케이팝, 케이 푸드, 태권도, 사물놀이처럼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은 가장 매혹스러운 한국 문화를 오늘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쁘다”면서 “오늘 행사가 호주 다문화 사회에 기여할 뿐 아니라 호주와 한국 사이에 친선과 교류를 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이어 무대에서는 캔버라 최초 다문화 풍물팀 ‘두드림’이 사물놀이 공연을 펼치면서 축제 흥을 돋웠다. ‘두드림’은 캔버라 한인회와 호주국립대(ANU)가 공동 주관한 풍물교실을 통해 찾은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일반인들이 모여 결성한 풍물패이다.
캔버라 한국학교 학생 70여명이 춤과 악기 연주를 했으며, 캔버라에서 자발적으로 결성된 케이팝 그룹이 공연하기도 했다. 신나는 배꼽춤과 멋들어진 국악 공연도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한인 학생들과 현지인들이 섞인 태권도 시범단은 품세와 격파 등 박력 넘치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이번 한국의 날 행사에는 캔버라 교민뿐 아니라 호주 현지인들도 많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복 체험장에서 빌린 한복을 입고 한국 음식을 먹으면서 한국 문화를 만끽했다.
한국 음식 중에서 떡볶이, 붕어빵, 호떡이 인기가 높았다. 참석자들은 이런 음식을 먹기 위해 100m 이상 긴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붕어빵 판매를 도운 자원봉사자 호주 여학생들은 “한국 음식이 너무 맛있고 공연도 재미 있고 다들 예쁜 옷을 입고 나와 멋진 분위기를 만들었다”면서 “붕어빵도 좋지만 매운 떡볶이 맛이 환상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정동철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