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회사 ‘AirDNA’ 조사… 단기임대 주택, 1년 사이 5분의 1 이상 늘어나
사상 최저 수준의 임대주택 공실률로 인해 시드니 주택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지만 각 교외지역(suburb)의 휴가용 단기임대 주택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데이터 분석 회사인 ‘AirDNA’의 최근 수치에 따르면 빈 주택 또는 거주 공간을 단기로 대여하는 휴가용 주거지 플랫폼 ‘Airbnb’와 ‘Stayz’에 등록된 주택은 지난 1년 사이 5분의 1 이상 증가했다. 특히 시드니 도심(Sydney CBD)의 경우 지난 4월 기준으로 2,345개의 가용 매물(휴가용 단기임대 주거지)이 등록되어 시드니 전역에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5%가 늘어난 것이다.
시드니 동부(eastern suburbs) 본다이(Bondi), 버클루즈(Vaucluse), 패딩턴(Paddington)의 경우 1년 전에 비해 22% 늘어난 1,537개가, 팜비치(Palm Beach)와 맥커렐 비치(Mackerel Beach) 등이 자리한 피트워터 지역(Pittwater region)은 한 해 사이 30%가 늘어난 904개로 뒤를 이었다.
뿐 아니라 쿠지(Coogee), 랜드윅(Randwick), 마로브라(Maroubra) 등 CBD 남동부(city’s south-east suburbs)에도 600개 이상의 단기숙소가 등록되어 있다.
이번 조사 자료에는 에어비앤비 및 스테이즈에서 지난 4월 중 하루 이상 예약되었거나 이용 가능한 숙소만 포함된 것이다. AirDNA는 이 조사에서 전체 주택 또는 침실 수 및 얼마나 자주 사용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조사 자료에 따르면 광역시드니 전역에서 4월까지 가용 매물은 전년대비 22% 증가했다. 반면 장기 주거용 임대주택 여유는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 데이터는 시드니 지역 임대주택 공실률이 1.4%에서 4월 기준 1%로 더욱 낮아졌음을 보여준다.
단기임대 물량이 지난 한 해 사이 크게 증가하기는 했지만 AirDNA의 마들린 파킨(Madeleine Parkin) 대변인은 “팬데믹 사태 이전인 2019년 4월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염병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제한조치와 임대규정 도입으로 많은 부동산이 장기 임대 또는 판매되거나 소유자 거주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파킨 대변인은 “이제 단기임대 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했다”며 “해외 방문자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단기임대 시장은 상당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드니대학교 도시계획 전문가인 니콜 구란(Nicole Gurran) 교수는 “전체 주택 가운데 5분의 1에서 3분의 1은 시장 상황에 따라 종종 단기임대 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NSW 주는 지난 2018년 광역시드니의 투자용 부동산에 대해 180일을 상한선으로, 에어비앤비 스타일의 단기 임대를 규제한 최초의 정부관할구역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임대주택 위기 상황 속에서 휴가용 단기임대 매물이 증가한 것에 구란 교수는 놀랍다는 반응이다. 그녀는 “전체 주택시장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현재 등록되어 있는 2천여 채의 매물을 임대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면 지금의 위기에서 큰 안도감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란 교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부 사람들은 장기 임대가 불가능하기에 단기 임대 주거지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비용과 그에 따른 내재적 불안정성을 감안할 때 아주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와 함께 “이 같은 상황에서 보다 강력한 임차인 보호 및 사회주택 확대 등 추가적인 정부개입이 없다면 임대위기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구란 교수는 바이런베이(Byron Bay)의 단기 임대를 60일로 제한하는 내용의 최근 권고를 지지했다.
‘도메인’ 사 선임연구원인 니콜라 파월(Nicola Powell) 박사는 단기임대 증가가 빠른 증가를 보인 것은 사실이며 신규주택 부족, 이자 및 유학생 유입, 투자자 활동 감소 등이 현재의 ‘임대위기’에 기여한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파월 박사는 “이는 주거지역의 주택구입 경제성에도 타격을 주며, 살제로 현재 임대시장에서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택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회사 ‘BresicWhitney’ 사 토마스 맥글린(Thomas McGlynn) 최고경영자는 임대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주택소유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지만 해외여행자 방문이 재개되면서 주택 소유자들이 자신의 부동산을 휴가용 주택으로 다시 전환하기에 그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기임대 시장과 관련하여 어느 정도 영향은 있다고 생각되지만 이는 이미 팬데믹 이전의 상황 그 이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 호주-뉴질랜드 정책 칙임자인 마이클 크로스비(Michael Crosby)씨는 주택구입 경제성 문제는 어려운 숙제이지만 임대위기의 원인이 되는 다른 요인이 있다는 의견이다. “상황은 지역에 따라 다르며 신규주택 공급, 공공주택 비율, 빈 주거지와 침실 수, 기준금리 및 보다 광범위한 경제 여건에 이르기까지 에어비앤비가 탄생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이어진 문제”라는 것이다.
스테이즈의 이챔 커리(Eacham Curry) 대표 또한 단기임대는 문제가 될 것도, 임대위기의 해결책도 아니라는 생각을 밝히면서 “현재 호주가 직면한 주택부족은 지난 수십년 동안 이어진 것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운 개발승인 과정, 주택개발을 위한 부지 허가가 너무 적은 결과로 인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지역별 단기임대 물량과 임대주택 공실률
(2023년 4월 기준. SA3 region : 단기임대 등록 물량 수 / 임대주택 공실률)
Dural-Wisemans Ferry : 101 / 2.1%
Rouse Hill-McGraths Hill : 59 / 1.9%
Richmond-Windsor : 33 / 0.7%
Blacktown-North : 93 / 1.1%
Blacktown : 68 / 0.7%
Mount Druitt : 32 / 0.5%
Penrith : 90 / 0.5%
St Marys : 29 / 0.8%
Parramatta : 166 / 0.6%
Auburn : 297 / 0.8%
Merrylands-Guildford : 80 / 0.5%
Fairfield : 87 / 0.6%
Bringelly-Green Valley : 55 / 1.2%
Liverpool : 89 / 0.8%
Camden : 22 / 0.4%
Campbelltown : 60 / 0.5%
Sutherland-Menai-Heathcote : 59 / 0.4%
Cronulla-Miranda-Caringbah : 265 / 0.7%
Hurstville : 127 / 0.5%
Kogarah-Rocjdale : 266 / 0.6%
Canterbury : 113 / 0.4%
Bankstown : 113 / 0.4%
Strathfield-Burwood-Ashfield : 392 / 0.6%
Canada Bay : 179 / 1.1%
Ryde-Hunters Hill : 276 / 1.4%
Hornsby : 134 / 1.0%
Ku-ring-gai : 156 / 2.0%
Warringah : 617 / 0.8%
Pittwater : 904 / 2.7%
Manly : 602 / 2.0%
Chatswood-Lane Cove : 307 / 1.9%
North Sydney-Mosman : 582 / 1.7%
Sydney Inner City : 2345 / 1.4%
Sydney Eastern Suburbs-North : 1537 / 1.8%
Sydney Eastern Suburbs South : 617 / 0.7%
Botany : 212 / 1.3%
-Data correct as at April 2023
Source: AirDNA, Domain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