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stralia and Regional Australia Institute’ 조사, TAS 지역 인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호주 각 주 대도시에서 지방 지역으로 이주하는 이들의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이 지속적일런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나온 관련 지수에 따르면 지난 3월 분기, ‘Big smoke’(산업 혁명 이후 대기 오염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영국 런던의 별칭이나 오늘날에는 대도시를 일컫는 말로 쓰임)를 벗어나 ‘Tree change’ 또는 ‘Sea change’(나무가 많은 지방 또는 해안가 지역으로 이주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를 선택한 이들이 전년대비 7% 증가했다. 이는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 CBA)와 지방지역연구소인 ‘Regional Australia Institute’(RAI)가 공동 조사한 이 수치는 은행 고객의 주소이전 추적 데이터를 활용해 집계한 것이다.
각 주 대도시 가운데 호주 전체 이주의 11%를 차지한 골드코스트(Goldcoast, Queensland), 4%의 질롱(Geelong, Victoria), 3%의 울릉공(Wollongong, NSW) 등은 도시를 벗어난 이들의 이주로 인구증가가 가장 컸다.
타스마니아는 지방이주자들로부터 인기 높은 지역으로, 전체 이주자 비율은 2%였으나, 이는 3월 분기 88%, 이전 해에 비해 34%가 늘어난 것이다.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휴양도시 누사(Noosa, Queensland)로의 이주 비율 또한 전체 가운데 1%를 차지했지만 지난 3월 분기 23%, 전연도 대비 49% 증가했다.
도시문제 연구 회사의 ‘Ethos Urban’의 크리스 맥닐(Chris McNeill)씨는 “인구학자들에게 지금은 매우 흥미로운 시기”라며 “(지방 이주를 추측케 하는) 주요 지표로써의 부동산 및 토지 매각이 여러 지방 도시와 타운에서 실제로 크게 증가했음을 보면, 지방이주자 급증은 매우 현실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가장 큰 궁금증은,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이라며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계속될 흐름인지는 쉽게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염병 사태로 직원의 재택근무를 결정한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도시 거주자들의 지방 이주가 가능해졌지만 기업들이 이 같은 업무 유연성을 얼마나 오래 허용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러면서 맥닐씨는 “빅토리아 주 질롱의 경우 대도시 맬번(Melbourne)까지 대중교통망이 잘 되어 있어 더 많은 이들이 영구적 이주를 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CBA의 지방 및 농업부문 총괄책임자인 그란트 케언즈(Grant Cairns)씨는 “지방 지역의 라이프스타일 개선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됨에 따라 ‘Tree change’ 흐름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도시 거주자들이 높은 주택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 지방의 저렴한 주거지를 찾는 것도 이주의 주된 이유라는 게 그의 말이다.
케언즈씨는 “세계적 전염병 사태는 사람들로 하여금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했고, 대기업들은 직원들의 재택근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방 도시들의 인프라 구축으로 더 많은 취업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 예로, NSW 주 서부 내륙 와가와가(Wagga Wagga)는 지역 종합병원이 확장되어 더 많은 의료 인력을 필요로 하며 퀸즐랜드의 투움바(Toowoomba)는 최근 문을 연 공항을 보유하고 있어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한다.
케언즈씨는 “지방 지역의 일자리가 늘어남에 따르 대도시에서 일하던 이들이 자신의 경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도시 탈출’ 이유로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RAI의 리츠 리치(Liz Ritchie) 최고경영자는 지방도시와 타운의 경우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기반은 COVID-19 이전과 비교해 뚜렷하게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우리는 대도시 거주자들의 지방 이주 흐름을 지속적으로 보아 왔으며 업무 유연성 덕분에 지방 도시들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이주자들을 수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