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dy’s Ratings’ 조사… 동부 Clovelly, 30일 이상 모기지 상환 연체 비율 ‘0%’
Newington-Eastwood, 각 0.63%-0.81%… Cabramatta-Punchbowl은 3.75% 이상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활비 압박과 이자율 상승으로 일부 교외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mortgage) 월 상환을 연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전혀 그렇지 않은 지역도 있다.
시드니 동부, 클로벨리(Clovelly)는 높은 주택 가격에도 불구하고 모기지를 안고 있는 이들의 월 상환액 연체 비율이 0%라는 최고의 상태를 보여준다. 사실 이 교외지역 거주민의 경우 금융분야나 기타 전문직 등 고소득 직종에 근무하는 이들이 많으며, 가족으로부터 180만 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보증금을 선물 받는(bank of mum and dad) 게 전례 없는 일도 아니다. 또한 집안을 장식하고자 70달러짜리 꽃다발을 구입하는 것이 큰 비용으로 간주되지 않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재정적으로 마냥 여유가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 지역에서 화원을 운영하는 플로리스트 셀리아 크로포드(Celia Crawford)씨는 생활비 위기가 COVID-19의 타격에 비해 본인의 비즈니스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개 넓은 주택과 가처분소득이 있는 동부 해변 교외지역 거주민들은 생활비 부담을 겪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으며 이들도 가계 재정에서 압박을 느낀다”는 것이다.
크로포드씨가 주력하는 상품은 70달러짜리 재택근무자를 위한 작은 꽃다발이다. 그녀가 직접 만드는 이 상품은 팬데믹 사태로 인한 봉쇄조치 때 시작됐다. 크로포드씨는 “우리 화원은 약간의 변화가 필요했는데, 사람들이 이전처럼 돈을 쓰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자신을 위해 구입하거나 다른 이들에게 보낼 수 있는 계절별 작은 꽃다발은 과하다 싶을 만큼 큰 비용이 들지 않는 간단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녀의 비즈니스는 봄시즌이 바쁜 시기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기에 가격을 올릴 수도있지만 그녀는 이전 가격 그대로 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꽃을 구입하거나 집안을 장식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에도 분명 타격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최근 채권신용평가 회사 ‘Moody’s Ratings’ 조사에 따르면 클로벨리는 NSW 주 전역 가운데 모기지 연체가 전혀 없는 교외지역이다.
이 회사는 올해 5월까지, 매월 상환해야 할 모기지를 최소 30일 이상 연체한 각 교외지역별 주택 소유자(담보대출을 갖고 있는 이들) 비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광역시드니에서는 클로벨리에 거주하는 모기지 대출자들이 가장 좋은 상환을 이어가고 있으며, 뉴잉턴(Newington, 0.63%), 시드니 남부 카링바(Caringbah, 0.64%), 이스트우드(Eastwood, 0.73%), 크로우스 네스트(Crows Nest, 0.75%)도 연체 비율이 낮은 교외지역 상위에 들었다.
반면 남서부 카슐라(Casula)는 광역시드니에서 모기지 상환 연체율이 4.08%로 가장 높았으며, 카브라마타(Cabramatta, 3.77%), 펀치볼(Punchbowl, 3.75%), 애보트버리(Abbotsbury, 3.69%)가 뒤를 이었다.
Moody’s Ratings의 애널리스트 레티샤 웡(Letitia Wong) 연구원은 “클로벨리와 같이 거주민의 연소득이 높은 지역일수록 모기지 연체 비율이 낮다”면서 “소득 대비 담보대출 비율이 비교적 낮아 다른 지역 거주민에 비해 재정 완충력이 더 나은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내년 초에는 이자율이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플레이션율은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모기지 연체율이 향후 6개월 동안은 증가할 수 있으나 이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둘째 주 웨스트팩(Westpac) 은행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동 은행의 모기지 고객 가운데 4만 7,500명이 모기지 상환에 어려움을 토로했으나 24%는 2년 앞당겨 대출금 상환을 끝냈다.
인구학자인 사이먼 쿠에스텐마허(Simon Kuestenmacher) 연구원은 교외지역별 모기지 상환 압박감 차이에 대해 “두 도시 이야기”(a tale of two cities)라고 비유했다.
그는 “시장의 상위권은 부담이 적기에 거의 무시할 수 있지만 주택을 완전히 소유하고 상당한 저축이 있지 않는 한 누구나, 어떤 식으로든 생활비 위기를 느낀다”면서 “가계소득이 30만 달러이든 10만 달러이든 압박감은 거의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압박감이 큰 지역 거주민들은 지출을 크게 줄여야 할 수도 있는 반면 부유한 교외지역 사람들은 단지 새 차 구입을 연기하거나 캘리포니아보다 발리로의 휴가를 선택하는 정도”라는 말로 그 압박 강도의 차이를 덧붙였다.
모기지 중개회사 ‘Eden Emerald Mortgages’ 사의 숀 베트만(Shaun Bettman)씨는 클로벨리에서의 첫 주택 구매자 가운데는 700만 달러 주택을 매입하는 투자은행 근무자나 다른 전문직 종사자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에 따르면 시드니 동부의 경우 자녀에게 현금을 선물하는 일도 흔하다. 대개는 50만 달러에서 60만 달러를 모기지 보증금으로 부모가 지원하지만 더 높은 가격의 주택 구입에서는 180만 달러를 도와준 사례도 있다.
다른 모기지 브로커 셰인 하울리(Shane Howley)씨는 “클로벨리 거주자의 경우 대부분이 자가 소유 주택이며 장기간 이 지역에서 살아왔기에 모기지 연체 사례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부 쿠지(Coogee) 기반의 부동산 중개회사 ‘McGrath Coogee’의 마크 맥퍼슨(Mark Mcpherson) 에이전트는 “이 지역 주택 구입자는 대개 ‘금수저’ 젊은 가족, 유명 인사, 수입이 좋은 인기 게이머 등”이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모기지를 연체하는 사례도 거의 없다는 말이다. 호주 유명 TV 쇼 진행자 ‘재키 오’(Jacqueline Ellen Henderson)씨는 지난해 쿠지의 한 저택을 손에 넣기 위해 1,325만 달러를 지출했다.
하지만 맥포슨 에이전트는 “지역민들이 여전히 주말을 즐기지만 이들의 지출에는 분명 변화가 있다”면서 “커피숍도 4년 전만큼 붐비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또한 생활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 담보대출 상환 연체율 낮은 NSW 교외지역
(Locality : 2023년 5월, 30일 이상 연체 비율 / 2024년 5월, 30일 이상 연체 비율 / 2023년 5월에서 2024년 5월 사이의 연체 비율 변화-%)
Clovelly : 0.54% / 0.00% / −0.54%
Coniston : 0.67% / 0.48% / −0.19%
Newington : 1.62% / 0.63% / −0.99%
Belgravia : 3.23% / 0.64% / −2.59%
Caringbah : 1.80% / 0.64% / −1.16%
Eastwood : 0.81% / 0.73% / −0.08%
Cromer : 0.94% / 0.74% / −0.20%
Crows Nest : 0.56% / 0.75% / 0.19%
Booker Bay : 1.24% / 0.76% / −0.48%
Source: Moody’s Ratings
■ 담보대출 상환 연체율 높은 NSW 교외지역
(Locality : 2023년 5월, 30일 이상 연체 비율 / 2024년 5월, 30일 이상 연체 비율 / 2023년 5월에서 2024년 5월 사이의 연체 비율 변화-%)
Casula : 2.92% / 4.08% / 1.16%
Cameron Park : 2.04% / 3.83% / 1.79%
Cabramatta : 3.07% / 3.77% / 0.70%
Punchbowl : 1.11% / 3.75% / 2.64%
Abbotsbury : 2.25% / 3.69% / 1.44%
Bligh Park : 1.38% / 3.62% / 2.24%
Emu Heights : 1.62% / 3.58% / 1.96%
Carnes Hill : 1.86% / 3.44% / 1.58%
Airds : 2.15% / 3.41% / 1.26%
Colyton : 2.80% / 3.21% / 0.41%
Source: Moody’s Ratings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