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아들 사살한 스콧 경위에 대해서도 “(경찰로서) 제 역할 다했다” 인정
웨스트필드 본다이정션 쇼핑센터에서 무차별 칼부림을 일으킨 조엘 카우치(Joel Cauchi)의 부친이 ‘고통받는’(tormented) 아들의 행동에 눈물을 흘리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또한 “만약 (자신이) 그 비극적 상황에 대응하는 경찰이었다면, 자신 역시 용의자에게 총을 발사했을 것”이라며 에이미 스콧 경위(Inspector Amy Scott)의 행동을 인정했다.
살인범 카우치의 부친 앤드류 카우치(Andrew Cauchi)씨는 투움바(Toowoomba, Queensland)에 있는 집 앞에서 짧은 발언을 통해 아들의 행동이 가져온 여파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의 아들 조엘 카우치는 지난 13일(토) 오후 3시30분경 웨스트필드 본다이정션 쇼핑센터에서 무차별 칼부림으로 6명을 살해하고 12명에게 크고 작은 부상을 입혔다. 해당 사건은 15일(월) 현재,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 사건은 검시 조사(coronial inquest. 검시관이 사망자의 사망일, 장소, 사망 원인과 살해 방식 등을 파악하고자 증거를 검토하는 법원 심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지난 15일(월), 앤드류 카우치씨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없다. 아들이 초래한 고통을 무슨 말로 달래줄 수 있겠는가”라며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조엘 카우치의 어머니 미셸(Michele)씨에 따르면 카우치는 약 18년 동안 정신과 의사의 치료를 받아왔다. 그가 처음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것은 17살 때였으며, 35세가 될 때까지 투움바의 부모 집에서 거주했다. 이후 조엘 카우치는 브리즈번으로 독립해 나갔고, 그 뒤에는 정기적인 정신과 진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씨는 아들에 대해 “어린 시절, 많은 친구들과 보냈고, 친구들은 학위를 마치려는 아들의 노력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부모의 ‘악몽’
앤드류 카우치씨는 “그(아들)가 제정신이었다면 자신이 행한 일에 완전히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제정신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일종의 정신질환에 의해 현실과의 접촉을 잃었다”는 말도 전했다.
카우치씨 부부는 경찰의 소셜미디어와 TV 뉴스에서 사건이 전해지는 것을 보고는 본다이정션 쇼핑센터의 범행이 아들이 벌인 것으로 믿었다고 밝혔다.
카우치씨는 “아내는 쇼핑센터 계단에서 고개를 숙인 사람을 보고는 ‘조엘을 닮았다’고 했다. 나는 ‘조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조엘은 아니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사건 보도를 보고 또 보고, 새벽 3시까지 반복해 봤다, 그 밤, 경찰이 찾아와 ‘이 사람이 조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나는 ‘조엘이 맞다’고 했다”고 탈어놓았다.
이어 카우치씨는 쇼핑센터 현장에서 아들에게 총기를 발사한 스콧 경위에 대해 “자신의 일을 했기에 악감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녀가 자기 일을 하고 있었고, (사살된 사람이) 내 아들임에도 (경찰로서) 훌륭한 일을 했다고 본다”는 카우치씨는 “내가 지금 여기 이렇게 서서 그녀가 내 아들을 죽이는 훌륭한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그녀는 자기 일을 했고 잘 해냈다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말했다.
여러 자루의 칼 보유
조엘 카우치가 브리즈번에서 다시 투움바의 부모집으로 돌아온 것은 2023년 1월쯤이었다. 그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카우치는 여러 자루의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에 앤드류 카우치씨가 칼을 빼앗자 아들은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했다.
카우치씨는 “아들에게서 미군 군용 나이프를 발견하고는 ‘조엘, 네가 원하는 만큼 집에서 머물 수 있지만 내 집에서 이런 물건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며 “그리고는 칼을 없앴고, 약간의 소란이 있었지만 나는 꾹 참았다”고 말했다.
이어 카우치씨는 “조엘은 내가 자신의 칼을 훔쳤다고 경찰에 전화했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 저런 물건을 갖고 있으면 안 되니까 이를 잘 보관해줄 친구에게 맡겼다’고 아들에게 전했다”고 덧붙였다.
카우치씨에 따르면 칼로 인해 그런 소란이 있은 뒤 조엘 카우치는 직접 차를 운전해 NSW 주 트위드 헤드(Tweed Heads)까지 가서 칼을 구입했다. 하지만 아들이 집을 나갈 때 칼은 가져가지 않았다. 조엘 카우치는 지난달 시드니로 와 도심 지역의 한 작은 창고를 임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에게 왜 칼이 필요했을까’에 대해 카우치씨는 “아내는 ‘아마도 자신을 보호하고자 소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면서 아들이 벌인 일에 대해 눈물을 보였다. 이어 카우치씨는 “아들의 피 묻은 머릿속에 무엇이 있는지 정말로 알고 싶다”며 괴로운 심정을 드러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