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칼 내려놓아’ 외쳤지만 용의자가 반항한 채 공격자세 취하자 총기 발사돼”
13일(토) 오후 3시 30분경, 웨스트필드 본다이정션 쇼핑센터에서의 무차별 칼부림 사건 현장 및 경찰이 용의자와 맞닥뜨린 순간을 본 한 목격자가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제이슨 딕슨(Jason Dickson)씨는 이날 직장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쇼핑센터 앞에 도착해 버스에서 하차하는 순간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쇼핑센터에서 뛰쳐나오는 모습을 목격했다.
곧이어 그의 눈에 한 명의 경찰이 보였고, 그는 경찰을 따라 쇼핑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쇼핑센터 안에서 그는 또 다른 경찰관 에이미 스콧(Inspector Amy Scott) 경위와 마주쳤다. 순간 그는 ‘쇼핑센터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스콧 경위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딕슨씨는 40세의 조엘 카우치(Joel Cauchi)가 30cm 길이의 칼을 들고 쇼핑객들을 무차별 공격하며 돌아다녔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스콧 경위를 따라 올라간 층(쇼핑센터 5층)에서 딕슨씨는 용의자를 볼 수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카우치는 매우 지저분해 보였고 녹색에 노란색 줄이 들어 있는 축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경찰과 마주친 카우치는 칼을 든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는 “그때 내가 들은 것은 경찰이 ‘그 칼, 내려놓아’라는 말이었고, 그가 다가오는 듯하자 경찰이 총기를 발사했다. 그런 다음 스콧 경위가 쓰러진 용의자에게 다가가 칼을 멀리 던진 뒤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다”면서 “그녀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면 그(용의자)는 계속 앞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총기가 발사된 후, 딕슨씨는 주변을 둘러봤고, 3명이 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미 숨진 상태의 사람들이었다. 딕슨씨는 “더 많은 죽음을 막은 것은 스콧 경위의 결정적인 행동이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그 남성은 작정하고 살인을 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앞에서 스콧 경위는 자신의 의무를 다했고, 나는 그녀가 자랑스럽다. 그녀는 자신의 일을 했다”는 말도 더했다.
퀸즐랜드(Queensland)에서 거주하던 카우치는 지난달(3월) 시드니로 와 도심 인근에 작은 창고를 빌려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QLD에서 정신건강 문제로 당국에도 보고된 사람이었지만, 당국이 그를 파악하고 있던 이유는 ‘범죄’ 차원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웅’으로 떠오른 경찰관
용의자가 제압된 후 스콧 경위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시민들을 위해 현장으로 뛰어든 용기와 경찰로서의 전문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NSW 크리스 민스(Chris Minns) 주 총리는 14일 미디어 브리핑에서 “어제 NSW 주는 우리의 직업 경찰관들에게 엄청난 감사의 빚을 졌다”면서 “스콧 경위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를 갖고 행동했으며, 이로써 그녀는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격려했다.
한편 다음 날인 14일 오후, 경찰은 사망한 6명 중 5명의 신원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이들은 피크리 다르키아(Pikria Darchia, 55), 제이드 영(Jade Young, 47), 애슐리 굿(Ashlee Good, 38), 돈 싱글턴(Dawn Singleton, 25), 파라즈 타히르(Faraz Tahir, 30)씨이다. 경찰은 다른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