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에 정신질환 진단… 태어나 자란 퀸즐랜즈 주에서는 범행 기록 없어
웨스트필드 본다이 정션(Westfield Bondi Junction)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이 용의자인 조엘 카우치(Joel Cauchi, 40)에 대한 신상을 좀더 상세히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브리즈번 서쪽 도시 투움바(Toowoomba, Queensland)에서 태어나 자란 카우치는, 고향인 QLD에서는 범법 행위를 저질러 체포 또는 기소된 적은 없다.
카우치는 지난 4월 13일(토) 오후 3시30분경 본다이정션 소재 쇼핑센터에서 30cm 길이의 칼을 들고 무차별적으로 쇼핑객을 공격해 18명의 사상자를 냈다. 그의 공격으로 여성 4명과 남성 1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으며, 또 다른 여성 한 명은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곧이어 사망했다. 또한 12명이 상해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무차별 공격이 이어진 후 카우치는 현장에 온 경찰과 맞닥뜨렸으며, 카우치가 공격 자세를 취하자 경찰은 즉시 총기를 꺼내 발사했다. 카우치는 경찰을 총을 맞고 즉사했다.
퀸즐랜드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카우치의 가족과 함께 있었으며, 카우치의 가족은 경찰이 총기를 발사한 것에 대해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퀸즐랜드 경찰청 로저 로우(Roger Lowe) 부청장은 14일 오후 미디어 브리핑에서 “이 비극적 사건에 희생된 이들의 가족, 친구들에 대한 애도와 그들의 심정을 대신해 성명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로우 부청장에 따르면 카우치의 가족들은 TV를 통해 시드니에서의 사건을 본 후 경찰에 연락했다.
카우치, QLD에서 성장
카우치는 브리즈번에서 서쪽으로 약 130km 거리에 있는 인구 14만 명의 지방도시 투움바(Toowoomba) 외곽에서 부모와 함께 살았다. 올해로 40세가 된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호주 여러 지역을 떠돌며 백패커 호스텔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로우 부청장은 “그는 17살 되던 해 처음으로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으며, 최근 몇 년 사이 정신건강이 더욱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카우치의 가족이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달(3월) 아들의 소식을 마지막으로 접했지만, 이전까지 주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이웃은 “카우치가 어렸을 때부터 다른 아이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카우치는 서던 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Queensland)에서 예술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동 대학교는 카우치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소핑센터 공격 행위,
단독 범행으로 확인
QLD 보건부는 경찰청과는 별도로 성명을 통해 카우치가 2012년 민간 부문으로 진료가 옮겨지기 전까지 10여년 간 그의 정신건강 문제를 다루었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카우치 관련 모든 정보와 지원에 대해 QLD 및 NSW 경찰과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NSW 경찰청 카렌 웹(Karen Webb) 청장은 카우치가 NSW와 퀸즐랜드에서 “정신건강 관련 문제로 ‘법 집행기관의 통보를 받았지만’ 범죄 혐의에 의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로우 부청장도 이번 공격에 대해 “사람들로 붐비는 장소에 들어가 이런 종류의 범죄를 저지르게 만드는 ‘종교적, 정치적, 이념적 동기’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은 없다”면서 “우리(QLD 경찰청) 정보과를 통해 들은 내용으로는, 그가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우리 지역사회에 지속적인 위협은 없다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경찰, 카우치의 동선 추적
카우치는 최근 QLD에서 시드니로 왔다. NSW 경찰청 앤서니 쿠크(Anthony Cooke) 부청장은 “카우치가 시드니 도심 지역에 있는 ‘매우 작은’ 창고를 임대했다”고 말했다.
쿠크 부청장은 “우리는 계속해서 그의 프로파일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하지만 현 단계에서 이번 사건은 개인의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휴가에서 급히 돌아온 크리스 민스(Chris Minns) NSW 주 총리는 “이번 사건 조사를 위해 스티븐 마일스(Steven Miles) QLD 주 총리가 QLD 주의 모든 지원을 해 주었다”고 밝혔다.
로우 부청장은 “QLD 경찰은 정보를 공유하고 조사를 지원하기 위해 주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며 “NSW 경찰이 이번 사건에 대한 복잡한 조사를 수행하고 NSW 검시관의 브리핑 준비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