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자녀 청소년들, ‘독립선언서 낭독’ 통해 ‘독립선언 100년’ 의미 새겨
“2.8 독립선언의 의미를 되새기며 3.1 독립운동과 임시정부수립으로 이어지는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리는 하루가 됐으면 합니다.”
지난 주 금요일은 일본 한복판에서 당시 조선 청년 유학생들이 조선의 독립을 선포한 2.8독립선언 100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2.8독립선언을 기리며’라는 제목의 SNS 글에서 ‘100년 전 오늘, 600여명의 조선 유학생들이 함박눈이 내리는 도쿄 조선YMCA회관에 모여 일본의 심장 한가운데에서 독립 만세를 외쳤다. 이날 유학생들이 낭독한 조선청년독립선언서는 우리 독립운동의 화톳불을 밝히는 불쏘시개가 됐다. 2.8 독립선언서는 학생들에 의해 작성됐고 3.1 독립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유학생들은 민족의 의사를 무시한 일제 군국주의를 규탄했고 동양평화와 세계평화를 위해 독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당한 방법으로 독립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최후의 일인까지 열혈을 흘릴 것, 영원한 혈전을 불사할 것이라는 의기를 보여줬다’며 ‘저도 독립선언을 실행한 최팔용 윤창석 김도연 이종근 이광수 송계백 김철수 최근우 백관수 김상덕 서춘 등 도쿄 조선청년독립단 열한 분의 이름 하나하나를 기억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 SNS 글은 금세 네티즌들에게 확산됐고 많은 공감을 얻어냈다.
같은 날 오후, 시드니 한인회관에서는 동포자녀들이 당시 선열들의 독립선언을 낭독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광복회 호주지회(회장 황명하)가 ‘2.8독립선언 기념식’과 함께 마련한 ‘3.1독립선언서 낭독대회가 그것이다. 시드니 한국교육원과 함께 마련한 이날, 황명하 회장과 김기민 교육원장, 외빈으로 참석한 윤상수 총영사, 대양주한인회총연합회 백승국 회장, 형주백 평통호주협의회장은 한 목소리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선열들의 기개와 그 숭고한 정신을 강조하면서 현 시대 동포 자녀들이 가져야 할 마음 자세를 당부했다.
이날 독립선언 낭독대회는 3.1독립선언서 일부를 발췌해 참가 학생들이 낭독하면서 그 의미를 새기게 한다는 취지였다. 총 41명의 참가 학생들에 대해 주최 측은 낭독자세 및 태도와 관련한 △성실도, 속도와 감정, 당당함을 보는 △전달력, 선언서에 들어 있는 각 단어의 △이해도, 낭독 후의 청중 반응을 보는 △호응도 등을 점수로 환산해 수상자를 가렸다.
광복회 호주지회는 오는 3월1일(금) 스트라스필드 소재 라트비안 극장(Latvian Theatre)에서 열리는 3.1절 기념식에서 이번 낭독대회 수상자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낭독대회를 지켜본 한 교민은 “하이스쿨 학생들이 학업을 위해 공부할 시간에 어려운 한글 단어들이 많은 독립선언서 낭독을 준비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며 “제각각 열심히 준비한 흔적이 물씬 묻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