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소용돌이(와渦)를 꿰뚫는 예리한 도끼(부釜) 논평
(시드니=한국신문) 정동철 기자 =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 매주 평균 학생 800명 이상 학급 폭력 관련해 정학에 처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NSW주 교육부 자료를 인용해, 작년 한 해 동안 교사와 동료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정학 저분을 받은 공립학교 학생이 3만3903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급격한 신체 성장이 이루어지는 고등학생은 12명 중에 1명이 공격 행동으로 정학을 받을 정도로 심각하다. 특히 많은 여성 교사들이 학교 폭력의 직접 피해자로 신변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에서 공립학교 교사는 3D 직종이 된 지 오래다. 교사 인력이 절대 부족이라 기존 교사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데 대우는 신통치 않다. 교육부는 신규 교사 충원을 위해 보너스와 인센티브를 광고하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다. 학생폭력이 도를 넘어 교사의 안전까지 위협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인기 없는 교사직에 대한 비호감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현장이 과로와 푸대접 그리고 폭력으로 허물어지면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젊은 세대를 육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떻게든 학교 건물이야 유지되겠지만 실제로 인물을 키워내는 진짜 교육은 멸종할 위험이 크다.
원초적 폭력이 활개치는 학교는 아이들에게 정글이나 다름없다. 근육의 힘으로 질서가 잡히고 거기에 순응하지 않으면 폭력으로 공격당하게 된다. 교육현장은 진정한 가르침과 배움 대신 야만의 법칙을 몸으로 익히는 역설로 채워진다. 그런 학원이라면 차라리 보내지 않고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는 게 더 현명할른지 모른다. 이래저래 아이들 교육을 학교에만 맡길 수 없는 세상이 됐다. 부모가 아이들 성적은 물론 교우관계와 학교생활에 보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교사와 면밀히 공조해 자녀를 향한 위험 요소를 미리 확인하고 대처하는 길 밖에 없다. 결국 내 자식은 내가 지친다는 심정으로 부모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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