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 International Australia’, 향후 6주간 양방향 온라인 맵으로
시드니는 세계적 조사기관의 ‘살기 좋은 도시’ 리스트에서 매년 상위에 올라 있지만 젊은 여성들이 느끼는 시드니 밤거리의 두려움은 의외로 크다.
한 NGO 기구가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90%는 ‘야간에 혼자 있을 때 종종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으로 나타났으며, 92%는 ‘밤 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답변이었다.
실제로 이 같은 위험을 당한 여성들이 ‘위험 장소’를 표기하는 ‘인터랙티브 맵’(interactive map)으로 시드니 전역에서 조사를 시작했다고 금주 화요일(17일) ANC 방송이 전했다.
‘Free to Be’라는 이름의 이 툴(tool)은는 15-25세 여성을 대상으로 하며,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에 ‘good’이라는 핀을 놓고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장소에는 ‘bad’라고 표기하게 된다.
이 같은 기능의 ‘인터랙티브 맵’ 조사에 착수하기 전, NGO 단체인 ‘Plan International Australia’가 젊은 여성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드니의 밤거리가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반응은 90%에 달했다.
‘Plan International Australia’의 헤일리 컬(Hayley Cull) 자문 책임자는 “시드니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어린 여성들이 야간에 불안감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그 비율이 90%에 달한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제공되는 ‘Free to Be’ 온라인 툴(tool)의 활동 대사로 선정된 16세의 하이스쿨 학생 로렌 란체스터(Lauren Lancaster)에게도 이 수치는 놀랄 만한 것이 아니다.
란체스터 학생은 12살 당시 친구와 걸어가던 중 승용차 안에 타고 있던 한 무리의 남성들로부터 심한 말을 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것이 여성으로서 내가 경험한 첫 성희롱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그들은 나와 아주 가까이에 붙어 있었다”며 “이런 일을 당해본 적이 없어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10대 청소년 여성들은 혼잡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종종 귀에 대고 뭔가를 속삭이거나 스킨십을 당하는 등 성희롱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배포된 ‘인터랙티브 맵’은 툴 이용 참가자들이 성희롱 사례의 세부 내용을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헤일리 컬씨는 “현재로서는 가장 심각하고 극단적인 성적 괴롭힘이 아닌 사례에 대해서는 이를 즉각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컬씨는 “바로 이 때문에 사소한 여성 성희롱이 빈번하게 일어나며 또 대중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인터랙티브 맵’ 서비스는 이날(17일) 시드니와 함께 뉴델리(New Delhi), 캄팔라(Kampala), flak(Lima) 및 마드리드(Madrid)에서도 동시에 배포됐다. 2년 전 멜번(Melbourne)에서 이 맵 조사가 실시됐을 당시 사용자의 핀은 무려 1천300개가 표시된 바 있다.
멜번 소재 모나시대학교의 양성평등연구기구인 ‘XYX Lab’의 니콜 캄스(Nicole Kalms) 박사는 이 인터랙티브 맵이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토요일 밤의 도시나 어두운 골목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장소라고 생각하는 것은 여성들이 공유하고 싶어하는 경험이 아니다”고 언급한 캄 박사는 “우리가 확인한 것은 10대의 어린 소녀들이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심 지역에서 불쾌한 일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중교통 안, 또는 소매업 쇼핑거리 등에서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캄 박사는 이번에 배포된 인터랙티브 맵의 경우 시드니의 도시구획이 다르다는 점에서 멜번에서의 조사 당시와는 다소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드니의 경우 도시 중심 구역이 4-5개로 분산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멜번에서의 조사 이후 ‘Plan International Australia’는 멜번 메트로(Metro) 기차 라인 측과 협력을 통해 기차 안에서의 여성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이어가면서 또한 경찰과 각 지방의회와도 이 결과에 대해 논의하면서 안전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번 ‘인터랙티브 맵’은 앞으로 6주간 실시되며, ‘Plan International Australia’는 이 툴을 통한 조사에 응한 여성들이 ‘불안전’이라는 핀을 놓은 장소에 대해 해당 지역 경찰, 지방정부 등에 안전 조치를 적극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 여성들이 느끼는 시드니의 ‘안전’ 여부
-90% : 야간에는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92% : 밤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없다.
-49% : 길거리에서 성희롱을 당한 바 있다.
-66% : 시드니 번화가의 도로 상에서 젊은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성희롱을 겪고 있다는 본다.
Source : Plan International Australia. 2018년 4월 초 시드니 지역 18-25세 여성 452명 대상 조사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