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edIn의 ‘Future of Work report’, “현 단계에서는 더 많은 일자리 생성될 듯
각 산업 부문에서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적용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서 AI로 대체되는 분야는 어디까지일까. 현 시점에서는, 안타깝게도 자동화가 가능한 반복적 작업이 상당히 포함되어 있다면, 그 대답은 ‘yes’이다.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작동하는 비즈니스 및 고용 중심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LinkedIn이 내놓은 ‘Future of Work’ 보고서에 따르면 행정, 금융, 법률, 제조, 소매, 미디어 및 도매 부문 근로자의 일자리가 가장 위험에 처해 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수석 경제학자 카린 킴보로(Karin Kimbrough) 연구원은 AI의 등장과 고용 측면에서 낙관론을 갖고 있다. 그녀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일상적인 업무에 덜 집중할 것이기에 AI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보는 것이다. 또한 진정으로 흥미롭거나 더 높은 인지 부하(cognitive load. 학습이나 과제 해결 과정에서의 인지적 요구량. 어떤 정보가 학습되기 위해서는 작동기억 안에서 정보가 처리되어야 하는데, 작동기억이 처리해 낼 수 있는 정보의 양보다 처리해야 할 정보가 많으면 문제가 생기며 인지 부하가 생기게 된다)가 필요한 작업에 더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킴보로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 발표와 관련, 호주 공영 ABC 방송 ‘The Business’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AI의 등장과 관련해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아니라 스스로 기술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AI 관련 일자리,
2,000% 급증
킴보로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ChatGPT 또는 생성 AI 기술을 갖춘 인력을 찾는 영어 구인광고 수가 (초기 극히 적은 규모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을 관찰했다. 지난해의 경우 AI 관련 구인 목록 수는 전년도(2022년)에 비해 무려 21배(2,000%)가 많아졌다.
이에 대해 그녀는 “ChatGPT이든 Copilot이든 생성 AI를 자체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통합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인력을 고용하기 시작하려는 고용주의 열망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킴보로 연구원에 따르면 잠금장치 제조(locksmiths), 물리치료사, 건설노동자, 의사, 간호사를 포함한 특정 직업이 AI 발전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
반면 가장 많은 AI의 혜택을 받을 분야로 그녀는 웹 디자이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UX(user experience) 기술자 등을 꼽았다. “이 직종들은 인간의 기술과 AI가 복제할 수 있는 기술에 모두 의존하는 직업들, 즉 ‘sweet spot’(최적의 일자리)이라 할 수 있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첨단 AI 기술, 근로자
임금 삭감으로 이어질까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련 연구를 보면 호주와 같은 선진국의, 고도의 숙련기술을 필요로 하는 직업은 AI로 인해 악영향(disruption)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 다만 IMF 보고서는 그것이 언제가 될런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총재는 지난 1월 자신의 블로그 게시물에서 “선진 경제에서는 약 60%의 일자리가 AI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녀는 “노출된 일자리의 약 절반이 AI 통합의 혜택을 받아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다”면서 “나머지 절반의 경우에는 AI 애플리케이션이 현재 사람이 수행하는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데, 이는 노동 수요를 낮추어 임금을 하락시키고 채용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또한 정치적 개입이 없다면 AI는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세계 경제 전반의 불평등을 악화시켜 ‘사회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further stoking social tensions)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킴보로 연구원도 초지능 컴퓨터의 등장으로 일부 근로자의 임금이 삭감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녀는 “만약 (근로자 스스로) 진화하지 않으면 급여가 줄어들 수 있다”며 “하지만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진화하기에 인공지능 활용을 더 개발하고 Copilot 또는 ChatGPT 등의 도구 사용에 익숙해지면 생산성은 더 높아질 것이므로 실상은 그 반대(임금 증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킴보로 연구원은 대부분의 근로자가 AI 활용을 하기까지는 대략 5~7년이 걸릴 것(현재의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처럼)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 편견의 문제
일반적으로 고용주가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직원 채용 과정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이 과정에는 수백, 수천 개의 이력서를 선별하는 것에서부터 최종 후보자 면접(종종 수차례 이어지는 인터뷰), 후보자의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일부 직업의 경우), 고용할 수 없다고 판단된 지원자들에게 거부 결정을 통보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이런 가운데서 최근 몇 년 사이에는 AI를 이용해 후보자(이력서 및 지원자의 소셜미디어 프로필 포함)를 선별하고 성공(적합한 인력을 확보하는) 가능성을 예측하며 인터뷰 일정을 계획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회사로 IBM,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페이스북(Facebook) 등이 있다.
이는 고용주의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지만, 이 기술개발 초기에는 AI가 반드시 ‘최고의 지원자’를 선별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최고의 인재를 찾기 위해 AI 도구(2018년 폐기)를 개발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여성 지원자를 차별하는 문제를 드러냈다. 아마존의 AI 채용 시스템은 초기 10년 동안 이력서의 패턴을 관찰하여 입사 지원자를 선별하도록 고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I에 의해 선별된 지원자의 대부분은 남성이었다. 이 AI가 남성이 더 나은 지원자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어 있었고, ‘여성’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이력서(가령 ‘여성 농구팀 주장’ 등)에는 불이익을 주었던 것이다. 결국 이는 기술 분야의 남성 지배력을 반영한다는 반발을 샀고, 아마존은 이를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최근에는 구글이 사용자의 텍스트 메시지 기반으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Gemini AI bot’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그 하나는, 사용자가 ‘미국 건국의 아버지’, ‘1940년대 독일 군인’ 이미지를 만들라고 입력했는데 이에 제미니 AI 봇은 나치 유니폼을 입은 아프리카 계 미국인 남성과 아시아 여성을 1940년대 독일 군인으로, 그리고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미국 건국의 아버지)을, 18세기의 백인이 아닌 정치인 이미지를 생성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구글의 제미니는 부정확한 역사를 보여준 셈이다.
이외에도 제미니 AI 봇은 인종 및 성별 다양성에 대한 편견을 보였으며, 이로써 사용자들로부터 ‘woke’(이 단어는 wake의 과거형이지만 현재 미국에서 ‘인종차별’ 등의 문제의식을 갖고 깨어있는 것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지난 2월 구글은 제미니 AI 봇의 ‘일부 역사적 이미지 생성 묘사의 부정확성’에 공식 사과문을 내놓았다. 이 사과 성명에서 구글은 “이 같은 종류의 묘사를 즉시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뒤 “제미니 AI 봇의 이미지 생성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들어내고, 전 세계 사람들이 이를 사용하기에 전반적 측면에서는 좋은 것”이라며 “하지만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고 인정했다.
‘상상하기 힘든’ 기회 제공
킴보로 연구원은 AI에 대한 편견이 일부 회사에 ‘유효한 위험’이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것이 더 다양한 고용으로 이어질 것임을 믿고 있다.
대개 고용 담당자는 주관적 요인(가령 후보자의 출신 대학 등)과 이전 직위에 더 중점을 두겠지만, 인력 채용을 위해 설계된 AI의 경우에는 지원자가 제공할 수 있는 실제 기술에 더 집중한다는 게 킴보로 연구원의 말이다.
“이 같은 도구의 기본 아이디어는 채용 담당자가 실제로 잠재적 지원자의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그녀는 “최고의 안전장치이기에 의사결정자(고용 담당 직원)가 채용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둘(고용 담당 직원과 AI를 통한 고용 시스템) 중 하나에 너무 의존하지 말라는 얘기다.
킴보로 연구원은 AI가 제공하는 기회는 인적 비용을 훨씬 능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면서 그녀는 “만약 역사를 지침으로 삼는다면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 말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녀는 “(자신과 같은) 경제학자들은 AI 기술로 인한 시스템 전환 비용을 과도하게 부담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밝히며 “다만 전반적으로 현 단계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게다가 ‘상상할 수 없는 직업을 만들어 낼 것’은 분명하다”고 결론지었다.
■ AI의 산업 부분 일자리 예상 영향
(산업 부문 : 증가 / 악영향 / 종식)
Accommodation and Food Services : 13% / 32% / 55%
Administrative and Support Services : 10% / 48% / 42%
Construction : 11% / 29% / 60%
Consumer Services : 10% / 41% / 50%
Education : 3% / 44% / 53%
Entertainment Providers : 11% / 36% / 53%
Financial Services : 6% / 60% / 34%
Government Administration : 5% / 31% / 63%
Hospitals and Health Care : 4% / 20% / 76%
Manufacturing : 9% / 49% / 43%
Oil, Gas and Mining : 7% / 41% / 52%
Professional Services : 8% / 56% / 36%
Real Estate and Equipment Rental : 11% / 40% / 49%
Retail : 14% / 57% / 29%
Technology, Information and Media : 6% / 65% / 29%
Transportation, Logistics and Supply Chain : 8% / 36% / 56%
Utilities : 5% / 43% / 51%
Wholesale : 10% / 58% / 32%
Source: LinkedIn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