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7명 중 1명이 고통 받는 만성질환, 내과적 치료 또는 수술병력 환자 대상
호주 의약품 규제 당국이 자궁내막증(endometriosis)과 관련, 중증 이상의 심각한 고통을 겪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 치료약물을 승인했다.
이 질병과 관련한 새 의약품 사용 승인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자궁내막증의 내과적 또는 수술치료 병력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 자궁내막증은= 이 질병은 호주 여성 7명 중 1명 또는 출생시부터 이를 안고 있는 여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이다. 이는 자궁과 유사한 조직이 자궁 외부에서 자라며 통증이 있는 유착을 형성해 일반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골반 기관과 연결될 수 있다. 자궁내막증의 진행성 질환은 병변(lesion, 상처나 손상)으로 인한 염증, 흉터로 인해 심각도가 다양하다.
▲ 승인된 약품= 호주 제약회사 ‘Gedeon Richter’ 사가 선보인 ‘Ryeqo’이다. 의약품 규제 당국인 ‘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TGA)는 Ryeqo를 자궁내막증과 관련된 중간 또는 심각한 통증 치료용으로 ‘특별히’ 승인했는데, 이는 이 제품이 기존의 많은 치료법과 차별화된 점 때문이다.
Ryeqo는 일반적으로 ‘myomas’로 알려진 자궁 근종의 증상을 치료하는 데 이미 사용 가능하다. TGA가 자궁내막증 치료제의 허가를 연장하려는 움직임은 관련 증상 치료효능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음을 의미한다.
▲ PBS 대상 여부= 정부의 의약품 보조금 계획(Pharmaceutical Benefits Scheme)의 혜택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 제품을 선보인 제약회사 ‘Gedeon Richter’은 이미 이 약품에 대한 보조금 신청을 해 놓은 상태이며 이달(3월) 말 정부 관련 당국인 ‘Pharmaceutical Benefits Advisory Committee’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 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적격 환자는 전문의와 상담, 처방전을 받아야 하며 최대 2년간 공급받을 수 있다. 현재 월 약품비용은 약 135달러이다.
▲ 기존 치료법= 이 질병은 평균 6~8년의 지연된 진단으로 치료법이 없다. 단지 치료는 자궁내막증 및 통증과 관련 증상을 관리하는 것에 목표를 둔다. 여기에는 수술이나 약물이 포함된다.
연방 보건부 대변인은 “자궁내막증 치료에 사용되는 많은 약품은 이 질병에 대해 특별히 승인된 것이 아니라 치료 목적으로 허가 범위 밖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부에 따르면 여기에는 호르몬 피임약과 비 스테로이드성 함염증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가 포함된다.
TGA가 Ryeqo를 승인하면서 호주에서 자궁내막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품은 모두 6가지 유형이 됐다. 이는 △Norethisteron (제품명 ‘Primolut N’), △Oral medroxyprogesterone acetate(‘Ralovera’, ‘Alovera’, ‘Provera’, ‘Depo Provera’, ‘Depo Ralovera’), △Nafarelin(‘Synrel’), △Dienogest(‘Visanne’, ‘Disanne’), △Goserelin(‘Zoladex 3.6 mg implant’), △Estradiol, norethisterone acetate, relugolix(‘Ryeqo)이다.
▲ 치료법은 어떻게 비교되나= Ryeqo 제품의 핵심 구성요소는 ‘Relugolix’(호주에서 성인 남성의 진행성 전립선암을 치료하는 데 사용)이다. 이 성분은 불임 전문의인 아누슈 아즈다니(Anusch Yazdani) 박사가 고품질 임상시험에서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여 증상이 있는 자궁내막증을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는 또한 ‘Nafaraline’(자궁 내 이상 조직을 치료하는 제품, 스프레이 형태), ‘Goserelin’(난소의 에스트로겐 생성을 막는 제품, 임플란트 형태)과 같이 더 많은 유지-관리가 필요한, PBS 목록 상의 다른 약품에 대한 ‘단일 알약’ 대안으로 추가했다. 스프레이나 임플란트 형태 모두 6개월 이내로 사용이 제한되며 종종 추가적 등 치료(back therapy)와 병행된다.
카트리나 모스(Katrina Moss) 박사는 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 연구원이자 이 질병을 안고 있는 만성질환자이다. 그녀는 새로운 약품 추가에 대해 관심을 보여면서 “호르몬 기반이 아닌, 의료관리 옵션이 더 많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관련 부작용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기피한다”는 그녀는 “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할수록 질병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종종 자궁내막증 환자를 수술실로 가게 만든다.
모스 박사는 “병변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을 하는 것이며, 의료적 관리를 통해 환자가 다시 병원을 찾게 되는 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의약품 보조 혜택 위한 PBS 승인은= 먼저 정부가 지원하는 의약품 보조금을 받으려면 의약품 회사의 신청이 있어야 한다. 신청서는 연방정부의 독립 전문기관인 ‘Pharmaceutical Benefits Advisory Committee’(PBAC)가 검토하게 된다. 신약은 PBAC로부터 긍정적 추천을 받은 경우에만 PBS 대상 목록에 기록될 수 있다.
이를 위한 검토에서는 동일한 질환에 대해 다른 치료법과 비교해 약품의 비용 및 임상적 효과가 모두 고려된다. 그 고려사항(PBS 인터넷 사이트에 나열된)을 보면 △현재 PBS에 등록되어 있는 약품으로 (치료가) 보장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보장되는 심각한 질병의 치료 또는 예방, △현재 등록되어 있는 약품보다 더 효과적이거나 덜 해로운 경우, △기존 등재 의약품만큼 효과적이고 안전한 경우이다.
▲ 중요한 문제는 약품의 가격= 호주 자궁내막증학회(Endometriosis Australia) 대변인이기도 한 야즈다니 박사는 학회 차원에서도 자궁내막증으로 고통을 받는 이들을 위한 또 다른 치료 옵션으로 TGA로부터 이 약품 사용이 승인된 것을 환연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높은 약품가격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즈다니 박사에 따르면 이 질환은 도시에 거주하고 사회 경제적 수준이 높은 30~39세 일반 호주인(비원주민)에게서 진단되고 치료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는 “PBS 보조금을 받는 자궁내막증 치료의 부족은 환자를 더욱 위험한 상태로 만들 수 있는데, 새로 나온 Ryeqo 제품은 하위 계층에서 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결국 이는 현재 PBS 지원 옵션을 기다릴 수 없거나 증상완화를 볼 수 없는 환자들에게 (높은 가격의 새 약품을 구입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을 안기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