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인구 고령화로 환자 수, 지속 증가 예상… “젊은 연령층 발생 가능성” 경고
노틀담대학교 연구팀의 ‘National Echo Database Australia’ 자료 기반 연구 결과
약 10만 명에 이르는 호주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심장질환으로 인해 향후 5년 안에 5만 명 이상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는 대동맥 판막의 경화 또는 석회화인 대동맥 협착증(aortic stenosis)을 가진 55세 이상 호주인의 수를 모델링하여 유추한 것으로, 이 연구 보고서 저자는 “어떤 이들은 대동맥 협착증의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지만 고혈압, 콜레스테롤, 당뇨 또한 이 상태와 관련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 소재 노틀담대학교(University of Notre Dame) 심장학자 데이빗 플레이포드(David Playford) 교수는 “이 질환의 특징 중 하나는 환자 본인이 이 질병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플레이포드 교수는 이어 “대동맥 협착증의 특징 중 하나는 이 질환이 종종 침묵한다는 것”이라며 “증상이 없거나 신체적 운동을 하는 동안 잠재적으로 약간의 호흡곤란이 있을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 감지를 위한
명확한 전략, “시급하다”
플레이포드 교수를 중심으로 한 이번 연구는 전국 심장병 환자들로부터 데이터(익명)를 수집하기 위해 만들어진 ‘National Echo Database Australia’ 자료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대동맥 판막 교체가 ‘현저한 생존율 개선과 관련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후속 연구에서는 사망률 추정치가 일부 다른 시험에서 보고된 낮은 사망률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고령화로 인해 대동맥 협착증 질환을 가진 새로운 사례가 연간 10만 명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아울러 플레이포드 교수는 “개인적 입장은 물론 사회적 관점에서, 호주 인구의 점진적 고령화에 따라 더욱 증가하는 대동맥 협착증의 부담을 감지하고 이를 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명확한 전략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55세 이상 연령층을 대상으로 검진을 받을 것을 촉구하면서 “빈도는 낮지만 대동맥 협착증은 젊은층에서도 발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실제로 우리 연구를 통해 나온 것”이라고 전제한 플레이포드 교수는 “이 상태로 인한 사망 위험은 과거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보다 실제로 더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플레이포드 교수는 “이는 대동맥 판막을 고정하는 것과 같이 예방 가능한 대동맥 관련 사망”이라며 “이 방법은 큰 변화를 가져 오고 또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증상에 주의 기울여야…
플레이포드 교수에 따르면 대동맥 협착증 환자의 3분의 1이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발생했을 때에도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 그는 “이 질환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서서히 진행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증상이 과소 보고되고 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라는 것이다.
호주 전역, 각 병원 연구원들과 함께 수행된 플레이포드 교수 연구에 따르면 심각한 대동맥 협착증을 갖고 있는 이들이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사망 위험은 2배가 증가했다.
플레이포드 교수는 “카데터(catheter)를 통해 새로운 판막을 삽입하는 개심수술 또는 비교적 최근의 대동맥경화 수술이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연구를 통해 연간 일정 수의 개심수술을 카데터 이식으로 대체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동료 심사를 거쳐 ‘BMC Health Services journal’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심장판막 제조 회사인 ‘Edwards Lifesciences Australia’의 보조금으로 수행됐다.
플레이포드 교수의 환자 중 한 명인 셰인 콜필드(Shane Caulfield)씨는 지난 2017년, 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61세의 그는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숨을 헐떡이게 됐다”고 말했다.
또 어느 때는 TV 리모컨을 잡고자 몸을 굽혔을 때 머리가 아찔한 느낌에다 갑작스런 숨가쁨이 오는 것 같았다. 이후 그는 지난 3년 동안 자신의 증상을 모니터링 한 플레이포드 교수에게 소개됐다.
콜필드씨는 “몇 백 미터 걷는 것은 물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대동맥 판막을 교체하기 위해 개심수술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현재 콜필드씨는 한 주에 3~4회에 걸쳐 각 10km가량 걷기운동을 하고 있다. 개심수술 후 숨가쁨은 사라졌다. 그는 “이 개심수술이 (자신의) 생명을 연장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술의 고통과 이후의 모든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며 “(누구든) 본인의 건강 체크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