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Q+A’/YouGov 여론 조사… “생활비 부담 스트레스, 완화되는 느낌 없다”
연말을 앞둔 가운데 대부분 호주인은 재정적으로 나아졌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 또한 연방정부가 취한 재정 압박 완화 조치들에 대해서도 거의 감사함을 갖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BC 방송 ‘Q+A’ 프로그램이 여론조사기관 ‘YouGov’에 의뢰한 최근 가계 재정 관련 조사에 따르면 경제 전반에 걸쳐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완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가계의 생활비 스트레스는 계속되고 있다.
호주인들은 또한 ‘미국(인) 우선’(American First)을 내세운 트럼프(Donald Trump)의 백악관 복귀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듯하며, 미국과의 동맹에 대한 정서도 현저하게 바뀌었다.
전국 1,514명을 대상으로 한 가중 조사(weighted poll. 통계적 기법을 사용, 결과를 조정하여 대상 인구를 보다 정확하게 나타내는 조사로, 이는 개인이나 가구와 같은 각 샘플 단위에 가중치를 할당하여 얼마나 많은 인구 단위를 나타내는지 표시하여 수행된다) 결과, 절반이 조금 넘는 55%는 다가올 2025년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4명은 재정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는 답했다.
전반적으로 4분의 1은 가계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고 느끼는 반면 38%는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답했으며, 노동당 지지자(40%)는 연립(자유-국민당)에 마지막으로 표를 주었던 유권자(34%)보다 더 어려움을 겪는다고 반응이었다.
호주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9월 분기, 2.8%로 하락했다. 이는 3년 반 이후의 가장 낮은 수치이다. 휘발유 및 에너지 비용은 석유 가격 하락과 연방정부의 전기 요금 지원 덕분에 상당히 하락했지만 대부분 상품 및 서비스 가격 상승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재정 부문에서) ‘기분이 나아졌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항목에 응답자 10명 중 2명만이 ‘그렇다’고 답했으며 대부분은 ‘더 나빠졌다’(42%)거나 ‘거의 비슷한’(37%) 느낌을 갖고 있다.
“정부가 제공한 것은 무엇?”
연방 재무부 짐 찰머스(Jim Chalmers) 장관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각 가정을 돕기 위해 정부가 시행한 정책으로 세금 감면, 간병인 임금 인상, 에너지 사용 요금 할인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우리가 만회해야 할 것들이 많다’(we’ve got a lot of ground to make up)는 장관의 (가계 재정의 어려움에 대한) 인정은 이번 ABC Q+A/YouGov 여론조사에 반영되어 나타났으며, 노동당 정부가 내년 선거에서 재집권을 이어가기 위한 정치적 싸움이 치열해질 것임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 압도적 다수(77%)는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재정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한 하나의 조치도 생각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반면 그런 조치가 있었다고 보는 23%의 응답자 가운데는 에너지 요금 할인과 세금 감면이 가장 많이 언급된 재정 지원 정책이었다.
정부는 중앙은행(RBA)이 곧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를 바라지만 대부분 호주인(77%)은 각자의 표심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RBA는 금융권이나 경제학자들이 전망하는 ‘내년도 2월 이자율 인하’에 대한 기대를 낮추며, 이달(11월) 셋째 주 “인플레이션 완화가 지속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 두 번 이상의 바람직한 분기별 물가상승 결과가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만약 내년 2월에도 현재의 이자율 수준이 유지된다면 5월로 전망되는 연방선거 전, RBA 통화정책 회의는 3월 말 한 차례뿐일 가능성이 크다.
대외관계 재평가
이달 APEC 정상회담에서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는 시진핑 주석을 만나 친밀한 제스처를 보였으며 반면 페니 웡(Penny Wong) 외교부 장관은 중국 공상당 정권이 홍콩 민주주의 활동가를 투옥한 것에 ‘강력한 반대’를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서 호주인 대부분은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지지했다.
이달 셋째 주 일주일 동안 실시된 이번 설문 조사에서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응답자들은 ‘중국과의 긍정적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42%는 중국과의 관계가 ‘다른 국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니다’는 반응이었다.
대미 관계에 대한 유권자 견해는 더욱 분열되어 있다. 이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에 바뀐 것으로 분석된다. 55%의 유권자는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며 우리는 더 큰 주권을 구축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이번 조사에 참여한 모든 인구 집단의 대다수 의견이었다.
지난 5월 YouGov 조사 당시, ‘트럼프의 당선이 보다 독립적인 방위 및 국가안보 역량을 촉진한다고 보는가’에 대해 39%만이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알바니스 총리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어디로 앞서 갈지 예측하지 못한다”며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를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가 있는 곳에는 기회의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 ABC Q+A/YouGov 조사 결과
▲ 생활비 부문- 가계 재정이 어떤 상황이라 생각하는가?
-앞으로 나아질 것 : 38%
-악화될 것 : 24%
-거의 버틸 수 없는 상태가 될 것 : 38%
▲ 재정적 안정-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더 나아질 것: 21%
-더 악화될 것: 42%
-거의 비슷할 것:37%
▲ 이자율 영향- 기준금리 인하로 다가올 연방선거의 표심이 바뀔까?
-그렇다: 17%
-아니다: 83%
▲ 미국과의 관계- 트럼프 시대의 호주는…
-공유 가치와 관심사를 가진 미국에 의지할 수 있다: 45%
-미국에 의지할 수 없으며 호주 독자적으로 일어설 준비를 해야 한다: 55%
설문조사: 11월 15-21일, 응답자: 1,514명
Source: ABC Q+A/YouGov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