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커피점
Cherrybrook 역사 오른쪽
서너 발 비켜선 곳에
수위실 같은 커피점 있다
아제요 Good Morning 입니데이
아따 굿모닝이랑게
형광 작업복 입은 손에 들려
졸린 눈 비비며 투덜대는 연장 가방
이민자의 뿌리 자갈땅에 꽂던 갈라진 손톱
공사장 모래에 긁혀 상처 난 두툼한 지갑
원두와 커피 사이에 영어와 한국말이 채워진다
Jessica는 핵교에 들어갔능가
영어도 모르고 킨디에 들어갔는데 걱정입니더
영어 몰라도 괜찮에
내 손자 David도 화장실이란 말을 몰라
선생님 앞에서 엉덩이를 잡고 폴짝폴짝 뛰다가
선생님이 눈만 꿈뻑꿈뻑하고 바라봉께로
화장실로 냅다 달려뿟다 하데
산안개도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주말 새벽
엇자녁에 신출내기 직원에게 마루 폴리싱 시켰는디
바닥 깝딱을 홀딱 베끼놔뿐기라
그것 Fix 하러 간당게
수다로 채워진 커피잔 치켜들고
새벽안개 털어내며 역사로 들어서는
뽑힌 기둥 일으켜 세우던 얼룩진 작업화
Tallawong 행 기차 씩씩대며 들어오고 있다
시작 노트
체리부룩 역사 앞 벤치에 앉아 픽업하러 오는 사람 기다리고 있었다. 뒤쪽에서 커피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말소리 들렸다. 일부러 뒤돌아보지 않았다. 전화기를 꺼내 산안개로 화면을 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