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이후 한 번도 개조되지 않은 4개 침실 공간… 595채 매물-낙찰률 64%
1960년대 매매된 이후 한 차례도 개조되지 않은 가운데 지금은 황폐화되어 버려진 채 남아 있던 매릭빌(Marrickville) 소재 주택이 이너웨스트의 한 투자자에게 판매됐다. 지난 주말(29일) 경매에서 거래된 이 주택의 매매가는 무려 130만3,000달러였다. 그야말로 이 주택이 가진 토지가격인 셈이다.
잠재적 구매자가 거주할 수 없는 월리스 스트리트(Wallace Street) 상의 이 주택 경매에는 14명의 예비구매자가 입찰했다.
천장은 무너졌고 내부 바닥은 썩어간 상태이며 주방과 부엌, 욕실은 완전히 폐허가 된 채 이전 거주자가 남긴 가구와 집기들이 쓰레기가 되어 남아 있는 주택으로, 이날 경매에서는 잠정가격이 책정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서 경매는 80만 달러에서 시작됐으며 투자자, 개발업자, 일부 첫 주택구입자 등 6명의 예비구매자가 입찰가를 제시하면서 부동산 업체가 예상하는 121만 달러 가치의 부동산을 놓고 경쟁했다.
매매를 진행한 ‘Ray White’ 사의 알렉스 파타로(Alex Pattaro) 수석 경매사에 따르면 이 폐허 주택은 ‘비정상적 입찰 전략’을 가진 한 투자자에게 매각됐다. 낙찰가격은 130만3,000달러였다.
파타로 경매사는 “지난 60여 년 동안 한 가족이 거주해 왔으며 집은 단 한 번도 개조된 적이 없다”면서 “아마도 매릭빌의 몇 안 되는, 마지막 폐허 주택 중 하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Ray White Earlwood’ 사의 딘 바실(Dean Vasil) 에이전트는 “대부분의 예비구매자는 현재의 시장 침체 상황에서 이 주택의 부지가 가진 가치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에 따르면 매릭빌의 중간 주택가격은 올해 9월까지 지난 12개월 사이 13.5%가 상승, 현재 193만5,000달러로 집계되어 있다.
이 주택은 지난 주말 시드니 전역에서 경매가 진행된 595채의 매물 중 하나였다. 이날 저녁, ‘도메인’ 사에 보고된 402채의 경매 낙찰률은 64%로 잠정 집계됐다. 주택 시장에서 60% 이상의 낙찰 비율은 시장이 안정적임을 보여주는 수치로 판단된다. 이날 아침, 경매가 철회된 매물은 99채였다.
본다이(Bondi)에서는 140만 달러의 잠정가격이 책정된 3개 침실 아파트가 이보다 크게 높아진 가격에 낙찰됐다. 펜키빌 스트리트(Penkivil Street) 상에 자리한 이 아파트 경매에는 6명의 예비구매자가 입찰했으며, 이 가운데 4명이 적극적인 가격 경쟁을 이어가 135만 달러에서 시작된 입찰가는 금세 15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2명의 입찰자가 1천 달러, 500달러씩 가격을 제시하며 경매 속도가 둔화된 가운데 157만1,000달러에서 낙찰이 결정됐다.
이 거래 가격은 매매를 진행한 ‘LJ Hooker Double Bay’ 사의 알론 베란(Alon Beran) 에이전트를 놀라게 한 금액이었다. 그는 “판매자가 기대한 것 이상의 결과”라면서 “최종 낙찰자조차 그 가격에 놀랐다”고 말했다.
본다이의 중간 유닛가격은 올해 9월까지 지난 1년 사이 8.5%가 높아져 현재 140만 달러에 이른다.
글레이즈빌의 웨스턴 크레센트(Western Crescent, Gladesville) 상에 자리한 3개 침실 주택은 이 지역의 한 업사이저(up sizer)에게 판매됐다. 그는 이곳에 직접 새 주택을 지어 거주하다가 딸에게 물려줄 계획을 갖고 있던 구매자였다.
매매를 진행한 ‘McGrath Ryde’ 사의 베라 키드(Vera Kidd) 에이전트가 “최고의 거리에 자리한 최악의 주택”이라고 묘사한 이 매물은 실제로 상당히 노후화된 주택으로, 잠정가격은 155만 달러였다.
소유자가 사망하면서 시장에 나온 373스퀘어미터 부지의 이 주택에는 7명의 예비구매자가 입찰했으며, 100회 이상의 입찰가 제시가 한 시간 이상 이어진 끝에 172만3,000달러에 낙찰이 성사됐다.
키드 에이전트는 “부동산 시장이 좀 더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지만 구매자들은 여전히 신중하게 결정하고 있다”며 “경매에서 1천 달러씩 입찰가를 내놓는 것만 봐도 현재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레이즈빌의 중간 주택가격은 올 9월까지 지난 1년 사이 14.1%가 올라 262만3,000달러로 집계되어 있다.
루즈힐의 바스큘 스트리트(Bascule Street, Rouse Hill)에 있는 3개 침실 주택은 첫 주택 구입자가 투자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 새 주인이 됐다. 낙찰가격은 122만 달러였다.
5명의 예비구매자 가운데 2명의 투자자와 경쟁을 벌인 첫 주택 구입자는 입찰가 상승 속도를 늦추려는 투자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 이 주택을 차지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주택은 지난 2016년에 마지막으로 거래됐으며, 당시 매매가는 50만500달러였다. 현재 루즈 힐의 중간 주택가격은 140만5,000달러로 집계되어 있다. 이는 올해 9월까지 지난 12개월 사이 12% 상승한 수치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