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경매’ 이어진 켄서스트 주택, 266만1천 달러 낙찰
주택 시장이 다소 위축되는 겨울 시즌임에도 시드니 주말 경매가 활기를 띠었다. 연방 총선 이후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정책들이 나오면서, 주말 경매를 통해 주택 시장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
매 분기 호주 주택시장 현황을 조사하는 ‘도메인’(Domain) 사의 주택가격 보고서에 따르면 시드니 주택 가격은 지난 2017년 침체가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폭의 하락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당수 지역(suburb)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주택 시장의 흐름을 가장 잘 드러내는 지표 중 하나로 주말 경매를 꼽고 있다. 총선 이후 시드니는 물론 멜번의 주말 경매 낙찰률이 높아지고 낙찰 가격 또한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호주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지난 주말(27일) 시드니 경매에서 낙찰된 매물 대부분은 잠정가격을 훌쩍 넘김으로써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날 시드니 경매에서 화제가 된 매물 중 하나는 북서부 외곽, 힐스 샤이어(The Hills Shire) 지역의 켄서스트(Kenthurst) 소재 주택이었다. 시드니 외곽의 ‘세미 루랄’(semi-rural) 스타일의 이 주택은 잠정 가격(200만 달러)에서 무려 66만1천 달러 오른 266만1천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존스 로드(Jones Road) 상에 자리한 이 매물은 높은 낙찰 가격뿐 아니라 50분 이상에 걸친 ‘마라톤’ 경매가 이어졌다는 점 또한 주목을 받았다.
5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한 가운데 180만 달러에서 시작된 경매는 시작 얼마 후 켈리빌(Kellyville)과 야구나(Yagoona)에서 경매에 참여한 두 가족 간의 입찰가 경쟁이 이어졌으며, 300회가량의 입찰가 제시 끝에 켈리빌에서 온 젊은 커플이 낙찰자로 결정됐다.
켄서스트 주택은 이날 시드니 전역에서 진행된 340개 매물 중 하나로, 이날 저녁 ‘도메인’이 집계한 240채 주택의 낙찰률은 72.8%였다.
이날 경매를 진행한 ‘Benson Auctions’의 스투 벤슨(Stu Benson) 경매사는 “근래 보기 드문, 치열한 경매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경쟁한 두 가족의 구매 의지가 확고했으며 입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분위기 때문이었다.
그는 입찰자들이 보인 이 같은 의지에 대해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것을 예비 구매자들이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매를 진행한 ‘Andrew Blamey’ 사의 블래미 깁슨(Blamey Gibson) 에이전트는 “벤더(vendor)의 합리적인 잠정 가격이 좋은 낙찰 결과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매물로 등록하면서 적정한 잠정 가격을 설정했고, 그것이 경매에서 입찰 경쟁을 유도하도록 했다.
시드니 남부 말라바(Malabar) 소재 주택 또한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아이어튼 스트리트(Ireton Street) 상에 자리한 3개 침실의 이 주택 경매에는 4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했으며 170만 달러의 잠정 가격을 빠르게 넘어서 187만 달러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매매를 진행한 ‘Gladstone Realty’의 그렉 글래드스톤(Greg Gladstone) 에이전트는 시드니 부동산 시장이 위축됐던 지난 18개월 만에 보인 가장 좋은 낙찰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비 구매자들이 주택 시장에 다시금 눈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난 12개월 사이 가장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심 인근, 서리힐(Surry Hills)에서 나온 매물 또한 잠정 가격을 넘어섰다. 크라운 스트리트(Crown Street) 상의 2개 침실 테라스 주택은 12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 가격 경쟁을 이어갔으며 잠정 가격(135만 달러)에서 8만5천 달러 오른 143만5천 달러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벨뷰힐(Bellevue Hill)에 거주하는 부동산 개발업자였다.
리버우드(Riverwood)의 유크하트 스트리트(Urquhart Street) 상에 자리한 3개 침실 주택도 잠정 가격에서 8만7천 달러 오른 금액에 낙찰이 이루어졌다. 첫 주택 구입자, 투자자, 업사이저(upsizer) 등 13명이 입찰한 이 주택 경매에는 4명이 적극적으로 입찰가를 제시했으며 첫 주택 구입자인 젊은 커플이 제시한 878,000달러에서 거래가 성사됐다.
매매를 진행한 ‘Paramount Real Estate’ 사의 로버트 세이브(Robert Seib) 에이전트는 “매물로 등록된 이후 약 80여 그룹이 인스펙션을 했으며, 예비 구매자들의 높은 관심에 따라 좋은 낙찰 결과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