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마지막 주, 747채 나와… 6개월여 만에 최다 매물 등록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주택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내집 마련’을 계획한 예비 구매자들이 주말 경매 현장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시장에 공급되는 매물이 부족하여 입찰자들의 경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으며 경매에 걸리는 시간 또한 길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28일) 킹스그로브, 보바다 스트리트(Bobadah Street, Kingsgrove)의 3개 침실 주택은 최근 주택 시장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이다.
벤더(vendor)인 크리스틴과 스티븐 헤이스(Christine and Stephen Hayes)씨는 지난 1976년 결혼한 후부터 이 주택에 거주해 왔으며, 이에 앞서 1965년 크리스틴씨의 부친이 9230파운드에 구매한 주택이었다.
이날 경매에는 12명이 입찰했으며 100만 달러에서 입찰이 시작돼 잠정 가격인 108만 달러를 금세 넘겼지만 이후 6명의 예비 구매자들이 입찰가격을 조금씩 올리면서 경매 시간이 길어졌다.
입찰된 가격이 120만 달러를 넘어설 때까지 6명의 예비 구매자들은 포기하지 않은 채 500달러씩 가격 제시를 이어갔으며, 마침내 126만8천 달러에 이르러 5명의 입찰자가 포기함으로써 경매가 끝났다. 이는 잠정 가격에서 18만8천 달러가 높아진 것으로, 이날 낙찰 결과에 대해 헤이스씨 부부는 크게 기뻐하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좋은 가격에 판매되기를 바란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기대했던(108만 달러) 가격에 거래될 것인지를 확신할 수 없었다”는 게 헤이스씨의 말이다.
한편 지난 주말 시드니 전역에서 진행된 경매 매물 수는 747채였는데 이 숫자는 이전 주말인 21일(543채)에 비해 38%가 늘어난 것이며, 이날 저녁 부동산 정보회사 ‘도매인’(Domain)이 집계한 561채의 낙찰률은 78.1%로 최근의 높은 거래비율을 이어갔다. 이 매물 수는 또한 지난 4월 부활절 연휴(Easter long weekend) 앞두고 750채가 나온 6개월 만이다. 당시 경매 낙찰률은 54.9%에 불과했었다.
‘도메인’ 집계에 따르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지만 공급 매물은 여전히 적은 상황으로, 예비 구매자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낙찰 비율은 7주 이상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경매를 맡은 쿨리 옥션(Cooley Auctions)의 앤드류 쿨리(Andrew Cooley) 경매사는 “모기지(mortgage) 규정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 분위기는 좋아지고 있는 반면 공급되는 매물이 적어 예비 구매자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각 경매 매물에 입찰하는 예비 구매자들 또한 평균 5명 이상으로 늘어났음을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쿨리 경매사는 이어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됨으로써 부동산 구입 열기는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봄 시즌 동안 시장에 공급되는 매물이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20년 주택 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드니 동부(eastern suburbs)에서는 93채의 주택이 매물로 나온 가운데 퀸즈파크(Queens Park)에 자리한 4개 침실 주택이 잠정 가격보다 30만 달러 오른 낙찰가를 기록, 주목을 받았다.
스탠리 스트리트(Stanley Street) 상에 있는 431스퀘어미터 블록의 이 주택은 300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 10만 달러씩 입찰 가격이 제시됐으며, 380만 달러에서 낙찰이 이루어졌다. 이 주택은 지난 2012년 마지막으로 거래됐으며, 당시 매매가는 210만 달러였다.
인근 쿠지의 월슬리 로드(Wolseley Road, Coogee)에서는 3개 침실 아파트 경매에 4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 제법 긴 시간 경매를 이어간 끝에 227만5천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이는 잠정 가격(210만 달러)에서 17만5천 달러 높아진 금액이다. 비교적 오래된 이 유닛은 지난 2009년 95만 달러에 매매된 것이 마지막 거래였다. 20년 만에 거의 100만 달러가 높아진 것이다.
엘리자베스 베이(Elizabeth Bay)의 1개 침실 아파트에는 2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했으며 10대 자녀를 위해 작은 주택을 구입하려 한 세인트 아이비스(St Ives)의 한 투자자가 차지했다. 그린나우 애비뉴(Greenknowe Avenue) 상에 자리한 이 아파트는 46스퀘어미터의 작은 블록으로, 2명의 입찰자가 단 세 차례 입찰 가격을 제시한 끝에 68만 달러에서 경매가 끝이 났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09년 42만 달러에 매매된 바 있다.
레드펀(Redfern)에서는 40여년 만에 처음 시장에 나온 2개 침실 테라스 주택이 높은 경매 열기를 보였다. 무려 19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한 가운데 95만 달에서 시작된 경매는 입찰 가격이 빠르게 상승, 133만 달러에서 낙찰이 이루어졌다. 이는 잠정 가격(120만 달러)에서 13만 달러가 높아진 것이다.
한편 이너웨스트(inner west), 러셀리 지역의 불바디아 스트리트(Bouvardia Street, Russell Lea)에 자리한 3개 침실 주택(373스퀘어미터) 또한 11명의 예비 구매자가 나와 입찰 경쟁을 펼쳤다. 130만 달러에서 시작된 경매는 5만 달러 이상씩 입찰 가격이 제시되면서 빠르게 상승한 끝에 165만 달러에서 거래가 마무리됐다.
로워노스쇼어(lower north shore), 헌틀리 코브(Huntleys Cove)에서 진행된 3개 침실 아파트는 다른 지역의 경매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 매물의 잠정 가격은 180만 달러였으나 입찰자들이 내놓은 최고 제시 가격은 152만5천 달러로 벤더가 원하는 가격에 크게 못 미쳤다. 결국 경매는 무산됐지만 곧바로 협상을 이어가 177만7,500달러에서 매매가 성사됐다. 이 아파트는 2년 전인 지난 2017년 169만 달러에 매매된 바 있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