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만5천 달러 매매… 잠정 가격에서 18만5천 달러 높아져
지난달 시드니 주말 경매 낙찰률이 지난 2년 사이 가장 높은 69%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끝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회복의 척도 중 하나로 주말 경매 낙찰률을 꼽는다. 지난 5월 연방 총선 이후, 긍정적인 부동산 정책에 힘입어 주말 경매시장 또한 점차 활기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말(3일) 이너웨스트(inner west)의 로젤(Rozelle)에 자리한 2개 침실 아파트 경매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이 매물은 마지막까지 2명의 다운사이저(downsizer. 큰 주택을 판매하고 작은 주거지로 이주하는 사람)가 기격 경쟁을 이어갔으며, 잠정 가격을 크게 상회한 178만5천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나구라 플레이스(Nagurra Place) 상에 자리한 이 아파트는 최상층의 탁 트인 전망을 갖고 있어 매물로 등록되면서 예비 구매자들의 눈길을 끌었던 주택이었다. 여기에다 지은 지 6년 밖에 되지 않은 아파트로, 이날 경매에서는 12명이 입찰했다.
145만 달러에서 시작된 경매는 예비 구매자들의 경쟁적 입찰가 제시로 빠르게 가격이 상승해 잠정 가격(160만 달러)를 금세 넘겼으며, 이후 2명의 다운사이저가 앞 다퉈 입찰가를 제시한 끝에 178만5천 달러에 낙찰이 이루어졌다. 잠정 가격에서 18만5천 달러나 높아진 것이다.
이 아파트의 새 주인이 된 이는 같은 블록에서 임대해 거주하던 사람으로, 이들을 대신했던 구매자 에이전트 폴 사이먼(Paul Simon)씨는 빼어난 전망을 가진 꼭대기 층의 매물이 아주 드물다는 것을 알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입찰에 응했다고 말했다.
“이 매물이 등록되자마자 목표로 삼았다”는 그는 “놓치고 싶지 않은 주택이었다”면서 “경매에서의 좋은 낙찰 결과는 매물의 위치와 전망 등에 의한 것이지만 아직까지는 경매 시장에서 좋은 매물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지만 가격 측면에서는 지난 2년 사이 떨어진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기에 예비 구매자들에게는 주택을 구입할 좋은 기회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경매를 맡은 ‘Cooley Auctions’ 사의 다미안 쿨리(Damien Cooley) 경매사는 이 아파트의 높은 낙찰 가격에 대해 “잘 지어진 주택이며 좋은 전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로젤 지역에서 나오는 매물이 흔치 않고, 도심과 가까운 지역이라는 점이 예비 구매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매매를 진행한 부동산 회사 ‘Cobden & Hayson’ 사의 피터 고든(Peter Gordon) 에이전트에 따르면 소유자가 6년 전 입주한 이후 처음 매물로 나온 것이었다. 당시 소유자는 110만 달러를 지불하고 이 신축 아파트를 구입했다.
이날 화제가 됐던 로젤의 이 아파트는 지난 주말 시드니 지역에서 진행된 319채의 주택 중 하나로, 이날 저녁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에 접수된 217건의 낙찰률은 71.4%로 집계됐다.
웨스트라이드(West Ryde)에 자리한 단독주택 또한 좋은 낙찰 결과가 나왔다. 디킨 스트리트(Deakin Street) 상의 3개 침실 주택은 약 2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15명이 입찰, 가격 경쟁을 벌였다. 110만 달러에서 시작된 경매는 5명의 예비 구매자가 적극적으로 입찰가를 제시했으며 잠정 가격(123만 달러)에서 7만3천 달러 오른 130만3천 달러에 낙찰됐다.
매매를 진행한 ‘First National Real Estate Hunters Hill, Gladesville & Ryde’ 사의 로버트 바갈라(Robert Bagala) 에이전트는 “손 댈 곳이 없는 깨끗한 주택으로 새로 이주한다 해도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 좋은 낙찰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좀 더 서부쪽인 벡슬리(Bexley)의 캐머론 스트리트(Cameron Street) 상에 자리한 3개 침실 주택은 이날 경매에서 103만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5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한 가운데 75만 달러에서 시작된 경매는 빠르게 입찰 가격이 올랐으며, 같은 지역의 한 가족에 잠정 가격(100만 달러)에서 3만 달러 높은 가격에 낙찰 받았다.
매매를 진행한 ‘McGrath Brighton-Le-Sands’의 마크 개블(Marc Gable) 에이전트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자신감,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부동산 시장의 뚜렷한 회복세를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마스코트(Mascot) 인근, 로즈버리(Rosebery)의 프린세스 애비뉴(Princess Avenue) 상에 자리한 3개 침실 주택은 애초 책정했던 140만 달러의 잠정 가격을 조정해 135만 달러로 낮추었으며, 6명이 입찰한 가운데 137만5천 달러에서 거래가 마무리됐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