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관계자들, “올해 주택거래 다시 살아날 것” 기대
올해 시드니 주말 주택경매가 이달 첫 주 시작된 이후 두 번째인 지난 주말(10일) 경매는 전체 거래 결과에서 이전 주에 비해 19%가 급상승하는 등 큰 차이를 보였다.
부동산 분석회사 ‘도메인 그룹’(Domain Group) 집계에 따르면 이달 두 번째 경매는 총 290채가 등록돼 69.7%의 낙찰률을 보였다. 이는 142채가 시장에 나와 절반가량인 50.6%의 거래 결과를 보인 첫 주(3일)에 비해 크게 상승한 수치이다.
물론 이달 시작된 두 차례의 경매 결과를 수치로 비교해 부동산 시장을 진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우선 두 차례 모두 시장에 등록된 매물이 적었으며, 가격대 또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예비 구매자들의 시장조사, 오픈 인스펙션에 참가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시장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에이전트들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해 하반기, 봄 시즌 경매시장에서도 주말 경매 매물에 대한 예비 구매자들의 인스펙션 참여는 보통 3-4 그룹에 불과했지만 지난 주 경매기 시작되기 이전, 매물로 나온 주택을 확인한 그룹은 평균 15개 그룹이었다.
경매 당일 입찰자 또한 평균 3명 이상이었으며, 판매자 입장에서 경매 결과도 아주 좋았다(solid-gold results)는 설명이다.
시드니 동부 랜드윅(Randwick)에서는 퍼로우즈 로드(Perouse Road) 상의 3개 침실 주택에 5개 그룹이 입찰해 가격 경쟁을 벌였다. 이 지역 중개회사인 ‘Di Jones Eastern Suburbs’ 사를 통해 매물로 나온 이 주택의 잠정가격은 180만 달러였으며, 이날 경매에는 197만1천 달러에 낙찰됐다.
이 회사 에이전트인 미첼 단세이(Mitchell Dansey)씨는 “오늘 입찰한 예비 구매자들은 매우 적극적이었다”면서 “매물로 공고된 이후 50여 그룹이 인스펙션을 했으며 이들 중 10%인 5명이 입찰했다”고 말했다.
이너웨스트 지역, 피터샴(Petersham)에 있는 한 빅토리아 풍의 오랜 주택 또한 상당히 좋은 낙찰 결과를 보였다. 존 스트리트(John Street) 상의 436스퀘어미터 부지에 자리한 이 주택은 7개 그룹이 경매에 입찰했으며, 애초 잠정가격보다 36만7천 달러 더 오른 256만7천 달러에 거래가 성사됐다.
매매를 진행한 부동산 회사 ‘Inner West’s Shad Hassen’ 사의 핫센(Hassen)씨에 따르면 2채의 주택으로 이루어진 이 하우스는 매물로 등록된 이후 200명 이상이 인스펙션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잠정 가격도 230만 달러에서 250만 달러 높아졌다.
그는 이너웨스트 지역의 경우 올해 경매가 시작되면서 등록된 매물에 100여 그룹 이상이 인스펙션을 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봄 시즌에도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발메인(Balmain)에서는 빅토리안 시대 풍의 세미하우스가 180만 달러에 거래됐다. 데오도르 스트리트(Theodore Street) 상에 자리한 3개 침실의 이 주택 잠정 가격은 175만 달러였다. 이 주택은 발메인에서 진행된 올해 첫 경매 매물이었으며, 50여 그룹이 경매 과정을 지켜보는 등 이 지역 주택 가격에 큰 관심을 보였다.
매월 첫주 화요일, 정례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호주 중앙은행(RBA)은 지난 주, 18개월째 사상 최저의 금리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필립 로우(Philip Lowe) RBA 총재의 설명에는 이 같은 기준금리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는 암시가 들어 있다.
로우 총재는 “지난 6개월 사이 호주 전역의 주택 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올해의 경우 충분한 구매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예비 구매자의 수요를 충당하면서 시장에서 적절한 수급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판매자가 충분한지 여부이다.
베이비 부머 세대가 은퇴하면서 기존 주택을 줄여 작은 주거지를 마련하려는 ‘다운사이저’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현재의 부동산을 매각한다 해도 대체로 만족스런 주택을 구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소형 주택의 가격 또한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주 경매에서 가장 높은 금액에 거래된 주택은 애보츠포드(Abbotsford) 소재 아이린 스트리트(Irene Street) 상의 주택으로, ‘Belle Property Drummoyne’ 사가 진행한 이 주택 낙찰가는 300만 달러였다.
유닛 중에는 ‘McGrath Neutral Bay’ 사가 매매를 진행한 키리빌리(Kirribilli)의 카라벨라 스트리트(Carabella Street) 상에 자리한 것으로, 302만8천 달러에 낙찰됐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