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xer-upper’ 주택임에도 불구, 잠정가격에서 50만 달러 높아져
광역시드니 지역에 발령된 록다운 규정이 보다 강화됐음에도 주말 경매의 열기는 한층 뜨거워진 느낌이다. 지난 주말(17일) 시드니 경매에서 가장 화제가 된 주택은 뉴트럴베이(Neutral Bay)에 자리한 2개 침실의 세미하우스였다.
오랜 세월 방치한 듯 거의 폐허나 다름없는 2개 침실의 이 주택에 무려 61명의 예비구매자가 입찰한 것도 그렇지만, ‘fixer-upper’(구매했을 때 손을 많이 봐야 하는 허름한 집) 상태의 크기 않은 주택이 잠정가격에서 50만 달러나 높아진 금액에 낙찰됐다는 것 때문이다.
벽은 갈라지고 천장의 페인트도 다 벗겨졌으며 바닥에는 구멍이 뚫린, 새로 단장을 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상태에도 불국하고 ‘내집 마련’을 꿈꾸는 이들의 구매 열기를 잠재우지 못한 것이다.
이 주택은 지난 주말 시드니 전역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872채의 경매 매물 중 하나였다. 이날 저녁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이 집계한 576채의 경매 낙찰률은 75.2%로 집계됐다. 애초 매물로 등록된 122채는 경매가 철회됐다.
어네스트 스트리트(Ernest Street) 상에 자리한 이 세미하우스는 110만 달러의 잠정가격이 책정된 상태였다. 경매 시작과 함께 61명의 입찰자 가운데 6명이 적극적으로 입찰가를 제시했으며 불과 15차례의 가격 제시 끝에 162만5천 달러에 낙찰이 이루어졌다.
매매를 진행한 로워노스쇼어 지역(Lower North Shore region) 기반의 부동산 회사 ‘O’Gorman and Partners Real Estate Co’의 앤서니 오고먼(Anthony O’Gorman) 에이전트는 이 같은 결과에 놀랍기만 하다는 반응이었다.
어퍼노스쇼어 지역(Upper North Shore region), 로즈빌(Roseville)에서 매물로 나온 아파트 또한 잠정가격에서 30만 달러가 높아져 주목을 받았다. 라킨 스트리트(Larkin Street) 상에 자리한 129스퀘어미터의 작은 아파트는 젊은 커플, 다운사이저(downsizer), 해외 구매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125만 달러의 잠정가격이 책정된 이 주택은 120만 달러에서 입찰이 시작됐으며 7명의 예비 구매자들이 적극적으로 입찰가를 제시하면서 빠르게 가격이 올랐고, 155만 달러에서 거래가 성사됐다.
노스쇼어 지역 거주자가 낙찰받은 이 주택은 지난 2001년 마지막으로 거래됐으며, 당시 매매가는 60만 달러였다.
매매를 맡은 ‘Ray White AY Realty Chatswood’ 사의 앤디 영(Andy Yeung) 에이전트는 “좋은 결과였다”면서 “벤더(vendor)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은 낙찰가였으며 록다운 상황에서도 주택시장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즈빌 인근, 킬라라(Killara)에서 경매로 나온, 2천 스퀘어미티의 넓은 부지에 5개 침실을 가진 주택은 입찰자들의 최고가 435만 달러가 제시됐지만 낙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노포크 스트리트(Norfolk Street)에 자리한 이 주택은 450만 달러에서 495만 달러의 잠정가격에 책정됐으나 이에 미치지는 못했다. 400만 달러에서 시작된 경매에는 3명의 입찰자가 가격제시를 이어갔으며 5만 달러, 2만5천 달러씩 제시하며 이른 시간에 435만 달러까지 올랐으나 더 이상 입찰가 제시가 나오지 않아 거래는 무산됐다.
이 주택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개발회사 관계자들로, 매매를 맡은 ‘Raine & Horne Lane Cove’의 매리-앤 피츠제럴드(Mary-Anne Fitzgerald) 에에전트는 잠정가격을 낮추지 않고 벤더(vendor)가 제시한 금액에 맞춰 다시 매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드니 도심 인근, 워털루의 모어헤드 스트리트(Morehead Street, Waterloo) 상에 자리한 1880년대의 오래된 테라스 주택에 대한 구매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뉴트럴베이 소재 세미하우스처럼 단장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이 주택은 잠정가격(135만 달러)에서 10만 달러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이 주택은 1년 전인 지난해 101만 달러에 거래됐었다. 그 사이 벤더는 44만 달러를 챙긴 것이다. 매매를 진행한 ‘BresicWhitney Darlinghurst’ 사의 패트릭 오브라이언(Patrick O’Brien) 에이전트는 “이 주택 경매 결과는, 지금 시드니 주택시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너웨스트(Inner-West) 지역, 애쉬필드의 노턴 스트리트(Norton Street, Ashfield) 상에 있는 캘리포니아 방갈로 스타일의 3개 침실 주택에는 4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했으며, 입찰가 제시가 느리게 진행된 끝에 265만 달러에 낙찰이 이루어졌다. 이는 잠정가격(250만 달러)에서 15만 달러 높아진 가격이다.
매매를 맡은 ‘Raine & Horne Ashfield’에 따르면 이 주택이 마지막으로 거래된 것은 1994년이며, 당시 매매가는 29만2천 달러였다.
노던비치(Northern Beaches)의 디와이(Dee Why)에 있는 2개 침실 주택 또한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케스윅 스트리트(Keswick Street) 상이 이 주택에는 5명이 입찰했으며, 220만 달러에서 입찰이 시작돼 최종 낙찰가격은 292만 달러에 달했다. 이 주택의 잠정가격은 270만 달러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