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첫 주 매물 695채, 거래 비율은 77.2%로 높은 수준 이어가
최근 ‘코어로직’(CoreLogic) 집계 결과 지난 달 시드니 및 멜번 주택 가격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여 호주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가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들 두 도시의 주택 가격 상승은 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에 따른 것이지만 매물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달 첫 토요일인 지난 주말(1일) 시드니 경매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보여주는 한 아파트 매물이 주목을 받았다. 시드니 남부 크로눌라(Cronulla) 해안가에 자리한 1개 침실 아파트가 그것으로, 예비 구매자들의 치열한 입찰가격 경쟁 끝에 잠정 가격에서 크게 오른 금액에 낙찰된 것.
크로눌라의 로커 스트리트(Roker Street)에 자리한 이 아파트는 103스퀘어미터의 중급 사이즈 1개 침실 주거지로, 이날 경매에서는 무려 17명이 입찰, 경매 개시를 앞두고 이미 상당한 경쟁을 예고했다.
65만 달러의 잠정 가격이 책정된 이 매물의 경매는 50만 달러에서 시작됐으며 입찰자들 가운데 6명이 적극적으로 가격을 제시, 경매 개시 후 빠르게 잠정 가격을 넘어섰다. 이후, 두 명의 입찰자가 경쟁을 이어간 끝에 80만7천 달러에 낙찰이 이루어졌다. 1개 침실의 작은 아파트임에도 잠정 가격에서 무려 15만7천 달러가 오른 것이다.
이 매물은 지난 주말 시드니 전역에서 진행된 695채의 경매 매물 중 하나였다. 이날 저녁, 부동산 컨설팅 사 ‘도메인’(Domain)이 집계한 484채의 낙찰률은 77.2%로 여전히 높은 낙찰 비율을 보였다.
이 매물을 차지한 미리암 그린우드(Miriam Greenwood)씨는 6년 전부터 크로눌라에 거주해온 사람으로,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판매한 뒤 보다 작은 주거지를 찾던 중이었다.
그녀는 이 매물에 대해 “(처음에는) 59만 달러에서 65만 달러 사이의 가치라고 판단했다”며 “전에 살던 아파트를 좋은 가격에 판매했기에, 비록 가격이 비싸더라도 이 아파트를 매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 낙찰 예상 가격은 75만 또는 76만 달러 정도가 되리라 생각했다”는 미리암씨는 “현재 구입하는 가격과 6개월 후 가격이 얼마나 올라갈 것인지를 고려해서 입찰가 경쟁을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향후 부동산 가치 상승을 예상하면서 입찰 경쟁을 벌였다는 말이다.
최근 ‘도메인’의 주택 가격 보고서에 따르면 시드니 주택 가격은 지난 분기 4.8%가의 성장률을 보였다.
매매를 진행한 ‘McGrath Cronulla’의 거스 리우(Gus Liu) 에이전트에 따르면 이날 입찰했던 첫 예비 주택 구입자들은 경매 시작 후 입찰자들의 제시 가격이 60만 달러를 넘어서자 대부분 더 이상의 입찰을 포기했다.
그에 따르면 근래 시드니 경매에서는 거주하던 주택을 매각한 뒤 새 매물을 구매하려는 이들이 많고, 이들은 재정적 여유가 있어 가격 경쟁 면에서 첫 예비 구매자들보다 우위에 있다.
이날 로워노스쇼어(lower north shore)의 크레몬(Cremorne) 소재 2개 침실 유닛에는 6명의 예비구매자가 입찰했다. 배너만 스트리트(Bannerman Street)에 자리한 이 매물은 95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됐으며, 4명의 적극적인 입찰로 빠르게 가격이 상승, 107만 달러에 낙찰됐다. 잠정 가격(100만 달러)에서 7만 달러가 오른 것이다. 이 유닛이 마지막으로 거래된 것은 지난 2011년으로 당시 매매가는 63만 달러였다.
‘Belle Property Neutral Bay’ 사의 매튜 스미드(Matthew Smythe) 에이전트는 경매가 끝난 뒤 “로워노스쇼어 지역의 경매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매물 공급이 적어 예비 구매자들은 낙찰 가격이 높아질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드니 남부, 벡슬리(Bexley)에 있는 4개 침실 주택 경매 또한 상당한 경쟁이 이어졌다. 셜리 스트리트(Shirley Street) 상의 이 매물에는 12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했으며 경매 시작과 함께 5만 달러씩 입찰가를 제시, 잠정 가격(150만 달러)을 금세 넘겼다. 이후 마지막까지 2명의 입찰자가 경쟁을 이어간 끝에 154만6천 달러에서 경매가 마무리됐다.
매매를 맡은 ‘McGrath Brighton-Le-Sands’ 사의 에이전트 마크 게이블(Marc Gable)씨는 “556스퀘어미터의 넓은 부지가 예비 구매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적은 점도 있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경매 시장이 가열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주택은 지난 2001년 거래된 바 있으며, 당시 매매가는 43만 달러로 알려졌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