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정부-Sydney Olympic Park Authority, 2050년까지의 마스터 플랜 발표
새천년의 첫 국제 스포츠 축제가 열렸던 시드니 올림픽 파크(Sydney Olympic Park)를 홈타운으로 부르는 약 5,200명 중 하나가 아니라면, 시드니사이더(Sydneysiders) 다수는 아마도 이 구역을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장소로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이곳을 방문하낟 해도 1년에 몇 차례에 불과할 듯하다.
하지만 2050년까지 이 지역을 3만 명이 거주하는 ‘작은 도시’ 규모로 조성하려는 계획이 이루어진다면, 시드니 올림픽 파크는 획기적으로 변모하게 된다.
지난달 마지막 날(10월 31일), NSW 정부와 스포츠단지 관리 당국인 Sydney Olympic Park Authority(SOPA)는 웬트워스포인트(Wentworth Point), 뉴잉턴(Newington), 홈부시(Homebush) 사이에 자리한 이 지역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 시드니 올림픽 경기장, 그간의 과정은= 시드니가 2000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후 정부는 이 지역의 광대한 토지를 매입한 후 기존에 있던 산업시설, 도축장을 각 종목의 스포츠 경기장, 호텔, 기차역으로 대체했다.
이 시설들은 올림픽이 치러진 후 20년 이상 놀라울 정도로 잘 관리-유지되었고 시드니 시민들의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구역으로 자리잡았다. 다른 일부 국가의 올림픽 시설처럼 대회 후 허물어지는 경기장 운명을 피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를 제외하고 시드니 올림픽 파크의 많은 시설들이 ‘절실하게’ 활용되지 않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 지역 사업자협회 ‘Sydney Olympic Park Business Association’의 앨리슨 테일러(Allison Taylor) 최고경영자는 “우여곡절이 많은 곳”(It’s a place of ups and downs)이라며 “이곳 주요 시설에서 대규모 이벤트가 있을 때에는 활기차고 환상적이지만, 행사가 없는 경우에는 완전히 ‘조용한’ 지역이 된다”고 말했다.
시드니 올림픽 파크를, 더 많은 주거 구역 개발이 가능한 완벽한 후보지로 만드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일단 이 이 지역은 매우 넓은 면적을 갖고 있어, 도심의 센트럴 기차역(Central Station)에서 서쿨라키(Circular Quay) 사이의 거리에 버금간다. 또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Metro West’ 경전철 라인이 개통하면, 시드니 도심과 파라마타(Parramatta)를 연결하는 매우 편리한 대중교통을 갖게 된다.
뿐 아니라 이 지역은 거의 전적으로 SOPA라는 공공 기관이 소유 및 관리하고 있어 정부가 사유지를 취득하려 많은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넓은 부지를 재활용하는 게 훨씬 쉽고 저렴하다.
▲ 개발 계획에 포함된 내용= 정부 계획에 따라 시드니 올림픽 파크 개발은 5개의 새로운 주거 구역, 2개의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구역, 3개의 공원으로 나뉘게 된다.
고층 및 중층 아파트를 통해 약 1만 3,000명을 수용할 새 주거 구역은 ‘car-lite’ 환경으로 조성된다. 이는 거주민들이 자동차에 덜 의존하고 걷기,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 등 다른 교통수단에 더 의존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말하며, 교통 체증을 줄이고 더 많은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개발 계획의 핵심은 새 메트로 역과 경전철 라인을 중심으로 한 ‘중심가 주거 구역’(urban centre neighbourhood)이다. 여기에는 아파트, 열린 공간, 보행자 전용 상가가 들어서며, 그 규모와 특성은 시드니 도심 유명 상권인 ‘피트 스트리트 몰’(Pitt Street Mall)과 유사하다.
지금의 쓰레기 소각 시설이 있는 쿠도스 뱅크 아레나(Qudos Bank Arena) 서쪽 부지에는 규모가 작은 주거 구역이 만들어지며, 이미 주택개발회사 ‘메리톤’(Meriton)의 개발 부지가 있는 웨스턴 하이웨이(Western Highway) 북쪽에 아파트가 추가로 들어선다.
도시를 조성하려면 주거지, 상가와 함께 주변 인프라가 중요한데, 정부 개발 계획안에는 새로운 문화센터, 도서관 및 커뮤니티 허브, 커뮤니티 스포츠 및 레저 센터, 2개의 새 학교, 4개의 새 스포츠 경기장, 10개의 놀이시설, 7개의 새 공공 공간을 만드는 방안이 담겨 있다.
이번 계획안에는 이들 공공시설 조성을 위한 자금 조달 방안, 건설 방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런 시설들은 지역 위원회와 개발회사가 공동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이들은 자발적으로 계약을 체결하여 커뮤니티 시설과 관련해 지출하는 비용을 위해 주거시설의 더 많은 공간과 교환하기도 한다.
이 같은 공공시설에 투자하게 되면, 바로 옆 교외지역(suburb)인 웬트워스포인트 거주민들이 제기하는 우려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웬트워스포인트 거주민들의 불만은, 해당 지역의 공공시설 투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 관계자들이 말하는 것은
-‘Sydney Olympic Park Business Association’ 앨리슨 테일러 CEO: 우리는 정부와 SOPA의 이번 마스터 플랜을 매우 지지한다. 시드니 올림픽 파크에는 늘 많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 주요 이벤트가 없을 때에는 이 지역이 매우 조용하고 마치 죽어 있는 구역으로 느껴진다.
-NSW 주 기획부 폴 스컬리(Paul Scully) 장관: 향후 20~30년 사이, 이 지역은 다시 변화하여 더 많은 주택과 일자리를 갖게 될 것이며, 인구는 현재 규모(약 5,200명)에서 추가로 2만 5,000명 정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드니 올림픽 파크의 이 같은 성장 계획은 이제 시작된다.
-‘Property Council Australia’ 애니타 휴고(Anita Hugo) 부위원장: 이 마스터 플랜은 광역시드니의 증가하는 주택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시드니 올림픽 파크를 활기 있는 복합 용도 구역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 다음 단계는= 이 계획은 시드니 올림픽 파크가 2050년까지 ‘더 멋진 거리와 인간적 규모의 강력한 도시 정체성으로 번영과 고도의 활성화를 갖춘 교외 지역’(thriving, highly activated suburb, with a finer street grain and human scale that creates a strong urban identity)이 될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렇게 자신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그 하나는 많은 건설 작업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다만 이 계획에서 언급된 것 중 하나는 ‘임시 조성 구역’이라 할 수 있는 ‘meantime neighbourhood’로, 이는 주로 포장 컨테이너로 조성된 타운센터처럼 짧은 기간 사용되는 임시 공간이다. 이곳은 마치 도시 중심처럼 만들어져 이 지역 투자와 방문자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2032년 시드니-파라마타간 경전철 개통 준비를 위해 부지 주변에 자전거 도로와 녹지가 더 추가되는 계획도 있다.
이 마스트 플랜을 내놓은 주 정부는 이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받고 있다. 주 정부 웹사이트 해당 페이지(https://www.planningportal.nsw.gov.au/draftplans/exhibition/sydney-olympic-park-master-plan-2050)를 방문, 마스터 플랜을 확인하고 각자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