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추구하는 젊은 커플들, 속속 자리잡아
NSW 주 미드노스코스트(Mid North Coast) 지역의 중심이자 200년의 도시 역사를 갖고 있는 포트 매콰리(Port Macquarie)에 젊은층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약 390킬로미터 거리의 포트 매콰리는 유명한 해변과 강을 끼고 있는 대표적 휴양도시이기도 하다. 근래 이곳의 찰스 스터트대학교(Charles Sturt University) 캠퍼스가 확장된 데다 시드니의 주택 가격 상승, 대도시 인구 증가와 인프라 부족에서 오는 혼잡을 벗어나고자 하는 젊은 커플들의 이주 바람을 타고 고령화되어 있던 도시가 한층 활기를 띠고 있다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부동산 섹션인 ‘도메인’(Domain)이 최근 전했다.
이곳에서 조경사로 일하는 리 카셀(Lee Cassel. 51)씨는 근래의 인구 증가에 대해 “그야말로 상전벽해(sea change)와도 같은 변화”라고 표현했다. “시드니는 우리를 너무 바쁘게 만들었던 곳”이라는 그는 4년 전 이곳으로 캠핑 여행을 왔다가 (이주하야겠다는) 마음이 움직이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시드니에서 일할 때 사람들은 내게 ‘일에 미쳐야 한다’는 말로 일에만 매진하도록 다그쳤다”는 그는 “하지만 이곳에서 나는 클라이언트와 온라인 채팅으로 여유 있게 일하면서도 원하는 날짜에 맞춰 일을 끝내고 있다”며 한결 여유로워진 생활을 강조했다. 그의 회사는 이 지역 거주자 2-3명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인구조사 결과 포트 매콰리 인구는 4만5,698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금은 타 지방에서 온 학생, 장단기 체류자 등을 합쳐 8만2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2036년에는 10만5천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카셀씨는 “점점 일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곳에 살면서 웃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현재 그는 포트 매콰리의 소버린 힐스(Sovereign Hills)에 건설되는 주거단지의 조경 일을 맡아 처리하고 있다. 이는 포트 매콰리 타운에서 건설되는 네 번째 주거단지 프로젝트이다. 이주 인구가 늘면서 주택 수요가 그만큼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반의(General Practitioner)로 일하는 마이클 포터(Michael Potter. 36)씨는 “이곳이야 말로 가족이 머물기에 적합한 곳”이라는 말로 포트 매콰리에 거주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곳으로 이주한 뒤 지난 6년 동안 환자와 만나면서 많은 변화를 느꼈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20대 환자를 만날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포터씨는 “호주 통계청(ABS)의 이 지역에 대한 인구 집계를 보면 고령의 연령층이 지배적인 것으로 되어 있다”며 “하지만 포트 매콰리의 연령별 인구 구성은 크게 변화되었으며 젊은이들이 망설이지 않고 공동체 생활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찰스 스터트대학교의 헤더 캐버나(Heather Cavanagh) 부총장은 “이곳에서 열리는 철인경기인 ‘아이언 맨’(Iron Man) 대회와 같은 대규모 이벤트에서 학생 및 젊은 교직원들의 자원봉사 활동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동 대학교 산업부 연구개발 연구원 직을 겸하는 캐버나 부총장은 “5년 전 학생을 받기 시작하면서 우리 캠퍼스의 향후 계획에는 지역경제 지원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과 비즈니스 혁신의 허브를 조성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카셀씨는 자기 일을 하면서 또한 지난 4년간 이 지역 ‘니퍼스’(Nippers. 호주 유명 해변에서 인명구조원인 Surf Lifesavers가 되고자 하는 5~14세의 어린이-청소년 예비 대원들)의 코치로도 활동했다. 그는 “포트 매콰리로 이주하기 전에는 수영으로 25미터 풀장을 다 건너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여유를 갖고 생활하면서 수영 실력이 크게 늘었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수준이 되었다는 것이다.
출신 배경 또한 다양성을 더해가고 있다. 200년의 도시 역사를 갖고 있는 포트 매콰리는 초기 영국,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등 백인들이 주를 이루었고, 이들 거주민들이 오랜 시간 이 도시의 주 계층을 형성해 왔다. 하지만 근래의 급격한 인구 증가는 거주민의 문화적 다양성을 넓히고 있다. 일반의(GP)로 일하는 포터씨의 아내 역시 GP이며 한국계 호주인이다.
아홉 번째의 주택구입능력 조사인 ‘Demographia International Housing Affordability Survey’는 5년 전 주요 도시 외 호주의 가장 저렴한 주거지역이었던 곳들이 사회적 생활 편의성이 크게 향상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도메인’의 주택 가격 집계에 따르면 현재 포트 매콰리의 3개 침실 주택 평균 가격은 50만 달러가 약간 넘는다. 이는 대도시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