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이스북–아마존–아틀라시안 등 거대 기술기업들, 속속 도심 정착
호주의 기록적인 주택시장 붐이 시작된 양상과 유사하게 시드니 도심 CBD(Central Business District)의 상업용 건물에 글러벌 기술기업들의 입주가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시드니 도심 상업용 부동산 관리회사인 ‘Jones Lang Lasalle’(JLL) 측에 따르면 특히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에 기술 기업들이 자리잡으면서 시드니의 금융 중심지인 마틴 플레이스가 ‘실리콘 플레이스’(Silicon Place)화 되고 있으며, 최근 10년 이래 이 지역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마틴 플레이스에 둥지를 튼 대표적인 기술 기업은 호주에서의 사업을 확대한 미국 기반의 ‘아마존’(Amazon)으로, 최근 시드니 금융 허브인 마틴 플레이스의 한 건물 9층에 입주했다. 이곳은 시드니 하버브릿지(Sydney Harbour Bridge)와 하이드 파크(Hyde Park)가 내려다보이는 빼어난 전망을 갖고 있다.
미국 나스닥(Nasdaq) 상장 기업인 클라우드 컴퓨터 기업인 ‘로그미인’(LogMeIn) 사도 이곳의 상업용 건물 2개 층을 임대해 자리잡았다. 이 건물에는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Tesla)의 아시아 태평양 사업본부가 입주해 있으며 테슬라 쇼룸이 있는 건물이다.
마틴 플레이스는 호주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본부와 함께 호주 주요 은행들이 자리해 금융 중심지로 불렸으나 페이스북(Facebook), 구글(Google), 링크드인(LinkedIn), 애플(Apple) 등이 이미 입주해 있으며, 인근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 상으로 확대된 ‘실리콘 플레이스’에는 이외에도 익스페디아(Expedia), 드롭박스(Dropbox), 위워크(WeWork), 호주 기술 기업인 아틀라시안(Atlassian)이 자리해 있다.
이 같은 거대 기업들이 자리잡으면서 도심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 수익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료 또한 올 9월까지, 지난 12개월 사이 거의 25%가 상승했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사인 ‘Charter Hall Office Trust’위 자산관리 매니저인 트렌트 제임스(Trent James)씨는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에 있는 가운데 시드니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 공급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공급자에게는 최고의 호기”라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신규 업체들의 입주와 기존 임대 기업들이 사무 공간 확대를 원하면서 도심의 여러 빌딩들이 재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무용 부동산 관리자, 소유주들은 오는 2020년까지는 새로운 공급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현재의 상업용 부동산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상업용 임대시장의 성장은 건설부문의 고용 창출을 확대하며 호주 전체적으로 1조7천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10년에 한 번 이는 광산 경기의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JLL 자료에 따르면 현재 시드니와 멜번의 경우 사무실 임대 문의가 크게 늘어났으며, 퍼스(Perth) 등지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로그미인’ 사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인 린세이 브라운(Lindsay Brown) 부사장은 “시드니 및 호주는 기술기업이 자리잡고 성장 및 성숙을 일궈내는 측면에서 미국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진단하면서 “시드니 도심의 상업용 임대 부동산 시장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현재 공간을 확보하는 데에는 절묘한 타이밍과 행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