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U 사회연구센터 분석… 에너지-가솔린 지출 비용 증가 앞서
시드니는 호주 주요 도시들 가운데 생활비가 가장 비싼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높은 통행료와 에너지 사용 요금은 시드니사이더들의 가장 큰 불만으로 꼽히며 게다가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인 자동차를 위한 가솔린 비용도 가계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이 같은 지출 항목이 시드니사이더들의 가계비용에 부담을 주는 가장 큰 항목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금주 화요일(19일) ABC 방송이 한 조사 분석 자료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건강보험료, 기타 의료비용이 증가하는 가계 소득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시드니사이더들의 경우 휴가를 위한 해외여행, 외식비 지출 또한 만만치 않았다.
이 같은 생활비 증가는 오는 3월23일(토)로 확정된 NSW 주 선거에서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캔버라(Canberra) 소재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사회연구센터(Centre for Social Research and Methods)는 시드니 거주자들이 안고 있는 재정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들의 지출 수치를 조사했다.
그 결과 2008년에서 2018년 사이, 시드니 거주자들의 의료비용은 가계 소득의 2.4%에서 4%로 증가했다.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인 항목은 해외여행 지출로, 2008년 가계 소득의 2.2%였던 이 부문 지출은 3%로 늘어났다.
이외 가사용품(2%에서 2.7%), 보육비(0.8%에서 1.4%) 또한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레스토랑 외식비는 2.8%에서 3.4%로 상승해 증가율 다섯 번째로 분석됐다.
반면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전기사용료 및 가솔린 지출 증가는 크지 않았다. 이번 분석을 진행한 벤 필립스(Ben Phillips) 수석 연구원은 언론 및 정치적 관심으로 이 부문에 대한 높은 지출을 우려했던 이들은 그 결과에 놀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스 연구원은 “분명 전기 사용료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고 또 지난 10년 사이 이 비용은 두 배로 인상되었을 수도 있지만 각 계정의 전기 사용에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들의 행동을 바꾸었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주일에 30달러만 전기를 사용할 수도 있고, 외식비로 그 두 배를 소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솔린 가격은 10년 전과 비교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ANU 사회연구센터의 추정은 각 가정의 생계비 변화에 맞춰진 소득, 호주 통계청(ABS)의 소비자 물가지수, 인플레이션 및 국가 회계수치, 소득과 주택 조사를 고려해 산출해 낸 것이다.
이번 분석 결과 주택을 임대하거나 모기지(mortgage)를 상환해 나가야 하는 시드니사이더들에게 가장 높은 가계지출 비용으로 남아 있지만 소득 백분율로 볼 때 지난 10년 사이 다른 항목만큼 높은 증가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필립스 연구원은 그 요인으로 사상 늦은 기준금리를 꼽았다.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8.4%에서 4.8%로 낮아졌다”는 그는 “호주 기준금리는 지난 2008년 크게 높았고, 부채 수준은 현재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분석회사인 ‘코어로직’(CoreLogic) 자료는 시드니의 경우 최근의 주택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호주 주요 도시에서 주택 가격이 가장 높은 도시로 남아 있으며, 중간 주택 가격은 80만 달러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동산 정보회사인 ‘도메인’(Domain)에 따르면 2018년 시드니 주택 임대료는 주(weekly) 평균 540달러로 1.8% 감소했으며, 이는 지난 12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