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영국 이중국적, “사랑스런 소년 잃었다” 애도 물결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현지시간 17∼1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Barcelona)와 캄브릴스(Cambrils)에서 발생한 연쇄 차량 테러의 혼란 속에서 엄마 손을 놓쳐 실종됐던 호주의 7살 어린이 줄리안 캐드만(Julian Cadman)이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금주 월요일(21일) ABC 방송이 보도했다.
연방 외교부는 줄리안이 바르셀로나 중심지 람블라스(Las Ramblas) 거리에서 사망한 것으로 공식 확인했다.
유가족들도 이날 밤 기자회견을 통해 “아들의 행방에 관한 추적을 종료한다”고 밝히고 “그간 협조해준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줄리안의 엄마 주마리(Jumarie)씨는 조카의 결혼식 참석차 아들과 함께 바르셀로나를 방문했다가 이번 테러 공격의 피해를 입게 됐다. 그녀는 현재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이다.
유가족들은 “장난끼 많은 줄리안은 넘치는 에너지와 재치로 언제나 우리를 미소 짓게 했던 아이였다”면서 “이번 사건의 수많은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영국 외교부 장관도 호주와 영국 이중국적자인 줄리안의 사망 소식과 관련, 트위터를 통해 “줄리안의 가족들과 그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고 전했다.
줄리안은 시드니 서부 랄러 파크(Lalor Park)에 있는 가톨릭 계열의 ‘세인트 베르나데트’(St Bernadette)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파라마타(Parramatta) 교구의 그렉 휘트비(Greg Whitby) 교육원장도 이날 아침 학교를 대표해 줄리안의 사망 소식에 관한 애도문을 전달하고, “줄리안의 유가족들을 포함해 모든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줄리안의 학교에는 상담 전문가가 배치되어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 충격을 입은 학생들과 모든 직원의 심리 상담을 도울 예정이다.
바르셀로나 테러,
전 세계인이 희생자
이번 스페인 테러 공격의 대상이 된 바르셀로나의 람블라스 거리는 인근에 리조트가 모여 있는 유명한 관광지로 사건 당일 여행 중이던 전 세계 다양한 방문객들이 피해를 입었다.
금주 수요일(23일)까지 공식 발표된 사망자는 15명, 부상자는 120명 이상으로, 지금까지 스페인(4명), 이탈리아(2명), 포르투갈(2명), 미국(1명), 캐나다(1명) 국가들이 자국민 피해자들의 사망자 명단을 공식 확인했다.
사망자들 가운데는 74번째 생일을 맞아 여행 온 포르투갈 여성과 가족여행을 왔던 3살짜리 스페인 소년 등이 포함돼 안타까움을 샀다.
펠리페(Felipe) 6세 스페인 국왕과 레티시아(Letizia) 왕비를 포함, 마리아노 라호이(Mariano Rajoy) 스페인 총리, 안토니오 코스타(Antonio Costa) 포르투갈 총리는 지난주 일요일(20일) 스페인 카탈루냐(Catalonia) 소재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La Sagrada Familia)에서 열린 바르셀로나 테러 희생자 추모미사에 참석했다. 스페인 국왕 부부는 직접 피해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스페인에서 10년 만에 발생한 가장 최악의 테러 공격으로 기록됐다. 지금까지 테러에 가담한 네 명의 용의자들이 체포돼 법정으로 압송됐다. 용의자들 가운데는 모로코 출신 남성 세 명과 스페인 소수민족 지역 멜릴랴(Melilla) 지역 시민 한 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테러의 핵심 용의자인 22세 남성 유네스 아부야쿱(Younes Abouyaaqoub)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살됐다.
스페인 정부는 당분간 또 다른 테러 공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보안경계태세를 최고에서 한 단계 낮은 4단계 수준으로 유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주요 장소에만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프랑스, 독일, 영국, 스웨덴, 스페인에서 자동차를 이용한 테러 공격으로 약 1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