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3천만 명 돌파 예상… 멜번 인구, 20년 내 시드니 능가 전망
호주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 내년 말 3천만 명에 이르며, 2066년에는 4천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주 금요일(23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의 최근 자료를 인용해 전한 것으로, ABS는 인구 전망 보고서에서 출산율, 수명 및 이민자 비율 등 서로 다른 요소를 기반으로 ‘높은 성장’, ‘중간성장’, ‘낮은 성장’이라는 세 가지 예상 모델을 제시했다.
‘중간 성장’ 모델에 따르면 호주 인구가 2030-31년에는 3천만 명, 2043-44년에는 3천400만 명, 2058-59년에는 4천만 명, 2066년까지 4천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높은 성장’ 시나리오는 2066년까지 최대 5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ABS는 또한 호주 전국적으로 도시화가 지속돼 각 주(State) 및 테리토리(Territory)의 주요 도시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빅토리아(Victoria) 주의 성장 속도가 가장 빨라 2066년까지 ‘중간 성장’ 시나리오에서는 멜번 도시 인구가 1천200만 명에 이르며 ‘최고 성장’ 시나리오에서는 1천4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최고 성장’ 모델은 20년 내 멜번 인구가 시드니를 넘어서고 2031년에는 호주 최고 도시가 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NSW 주의 인구성장은 다른 주에 비해 다소 더딘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됐다. 분석 결과 NSW 주에서 다른 주로 이동하는 순 이동인구가 줄어들 경우 주 전체 인구는 현재 790만 명에서 2066년까지 1천550만 명에 도달할 것이며, 시드니 인구는 1천20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만약 NSW에서 타 주로의 이동인구가 증가하게 될 경우 NSW 주 인구는 2066년까지 1천100만 명, 시드니인구는 800만 명 수준에 그치게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번 ABS 자료는 현재 호주의 남녀 평균 수명이 각각 83세, 86세인 상황에서 ‘중간 성장’ 모델에 따라 여성 한 명 당 1.8명을 출산하고, 매년 22만5천명의 이민자가 유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료는 또한 인구 고령화가 지속돼 2066년까지 평균 연령은 40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중간 성장’ 모델에 따라 2042년까지 85세 인구는 현재의 두 배, 65세 인구 또한 현재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해 380만 명에서 6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고령연금 수급 자격이 주어지는 은퇴연령은 2023년까지 67세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는 지난 19일(월), 한 연설을 통해 이민자 유입 제한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총리는 “비록 호주의 인구증가가 경제성장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우리는 이 성공에 대한 희생양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 대도시의 도로들은 꽉 막혀있고, 버스와 기차도 승객들로 가득 차 있으며, 학교는 더 이상의 신규 등록생을 받을 수 없을 만큼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면서 “대도시에 있는 호주인들은 인구성장에 대해 ‘그만, 그만, 그만’(enough, enough, enough)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ABS 자료와 관련해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인구통계학자인 리즈 알렌(Liz Allen) 박사는 “호주는 향후 인구 고령화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을 상쇄하고자 이민자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번 통계청 자료는 인구 성장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정치인들이 인구를 정책과 재정 실패의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지난 8월 호주의 인구시계는 2천500만 명을 돌파, 2004년 10월 2천만 명을 넘어선 이후 불과 14년 만에 500만 명이라는 빠른 증가를 기록했다.
■ 연도별 호주 인구
-1918년 : 500만 명
-1959년 : 1천만 명
-1981년 : 1천500만 명
-2004년 : 2천만 명
-2018년 : 2천500만 명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