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서비스위원회’(APSC) 조사, 3년 전 비해 두 배 증가
무려 5천명의 호주 공무원들이 공공기관에서 ‘정실인사’(cronyism), ‘족벌주의’(nepotism) 등 부정부패 관행을 목격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금주 화요일(9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최근 연방정부의 공공서비스위원회(Australian Public Service Commission, APSC)가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 가운데 5%(약 4천900명)가 “불법적 관행을 목격했다”는 답변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3년 전인 2013-14년 회계연도에 조사된 자료(2.6%)보다 두 배 상승한 수치다.
APSC 조사에서 64%는 ‘정실인사와 관련한 불법 행동을 목격했다’고 답변했으며, ‘족벌주의 관련 부정행위’를 발견한 직원도 26%에 달했다.
응답자 중 5분의 1은 ‘직장동료가 공식적 결정을 내릴 때 특정인이나 기업에 차별을 두는 사례를 봤다’고 말했다.
직장 상사가 APSC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중간 직급 직원들 사이에서는 6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또 수퍼바이저(supervisor) 급의 상사와 관련해서는 12%, 자기 팀 내 직원들에 대해서는 14%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부정관행 목격자 수의 증가에도 정부는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혐의 조사 대상자 건수가 증가했다는 수치만을 내세워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APSC 행동강령 위반 혐의 건수는 2015-16년 회계연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717명(약 30% 증가)의 조사 대상자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2015-2016년에는 596명으로 조사 대상자 건수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고, 당국의 활발한 조사로, 지난해 작년 이 수치는 121명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부정부패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대부분의 공무원들에게는 공식 훈계조치나 연봉 삭감이 내려졌으며, 약 18%는 직장에서 해고되기도 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APSC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직원일수록 윤리적인 행동과 책임의식을 더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APSC 대변인에 따르면 당국은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른 가이드북을 개정해 배포하고 매니저들이 직장 내에서 부정한 행동을 잡아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공공정책 대학원(Crawford School of Public Policy)의 헬렌 설리반(Helen Sullivan) 학장은 “수치는 중요하지 않다”며 “부정부패 사건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게 다뤄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최근 ‘청렴함’(integrity)이 호주 정부 기관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는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2016년 공공부문 부정부패 지수에서 13위를 기록했다. 9위였던 2013년보다 떨어지면서 점차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제투명성기구는 “호주가 연방정부 차원에서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노력에 소흘하다”고 지적했다.
총리실 내각부 테리 모란(Terry Moran) 전 비서관 주도로 지난달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연방 부정부패 척결위원회’를 설립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APSC는 이에 반대의견을 표한 바 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