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main’ 자료… 수요 앞지르는 일부 교외지역 신규 아파트 개발, 가격회복 ‘압박’
높아진 이자율로 부담 덜한 유닛 매매 증가 예상… “하락한 가격, 점차 회복될 듯”
지난해 크게 위축됐던 부동산 시장이 올해 들어 서서히 반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회복을 주도하는 도시는 시드니이다. 하지만 일부 교외지역 유닛 중간가격은 5년 전에 비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 수치에 따르면 신규 아파트 개발이 수요를 앞지르는 지역(suburb)에서는 유닛가격 성장이 압박을 받고 있다. 게다가 또 다른 교외지역의 경우 고가의 판매용 물량보다는 적은 규모의 보급형 유닛 재판매 물결이 중간가격을 낮추는 상황이다.
현재 가장 큰 가격하락을 보인 곳은 이너-이스트 지역(inner-east suburb)의 러시커터스 베이(Rushcutters Bay)로, 올해 6월 분기 유닛 중간가격은 69만 달러를 기록해 5년 전에 비해 19.4%가 낮아졌다. 러시커터스 베이는 시드니 하버(Sydney Horbour) 주변에 자리한 인기 교외지역으로 유닛 가운데는 스튜디오 또는 1개 침실 주거지가 상당 부분 포함되어 가격 성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도심 인근 치펜데일(Chippendale)이 6월 현재 72만7,500달러의 중간가격을 기록해 5년 사이 19.2% 하락했으며 블랙타운(Blacktown) 또한 같은 기간 동안 18.9%가 낮아져 현재 중간가격은 43만 달러로 집계되어 있다.
이와 함께 이스트가든(Eastgardens), 해리스 파크(Harris Park), 이스트우드(Eastwood), 로즈힐(Rosehill), 윌리 파크(Wiley Park), 로즈베리(Rosebery)도 5년 사이 16% 이상 가력 하락을 보였다.
시드니 서부 지역 기반의 부동산 구매 에이전트인 리치 하비(Rich Harvey)씨는 해리스 파크, 로즈힐, 메리랜드(Merrylands), 그랜빌(Granville) 등 판매용 유닛 목록이 많은 지역의 경우 높은 신규 아파트 공급으로 가격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임대 경쟁 또한 다른 교외지역에 비해 강하지 않은 편이다.
그는 “이들 지역에서 유닛을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은 신규 개발 규모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좋다”며 “1천 채의 아파트가 건설되거나 추가로 들어설 수 있는 2천 채 이상의 밀도를 감안하면, 이는 즉각적으로 해당 지역 유닛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비 에이전트는 또한 주택공급 확대 및 구입 경제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NSW 주 정부가 올해 예산에서 밝힌 계획을 지지하면서 “현재 우리는 만성적인 공급 부족을 겪고 있기에 더 많은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생산성위원회(Productivity Commission)가 내놓은 보고서는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하면 가격은 더 저렴해 질 것”임을 말해준다.
이런 가운데 일부 유닛 소유자는 구입 당시에 비해 낮아진 가격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지난 6월 블랙타운에서 매매된 부동산 가운데는 40만5,000달러에 거래된 2개 침실 아파트가 있다. 기록에 의하면 이 유닛은 2015년 42만5,000달러에 거래됐었다.
로즈힐의 한 스튜디오는 지난 4월, 17만5,000달러(이는 2021년 거래 당시의 매매가격인 17만 달러보다 높다)에 판매됐지만, 2016년 거래됐을 당시 21만2,000달러보다 크게 낮은 가격이다.
지난달(9월) 메릴랜드의 2개 침실 유닛은 48만2,500달러에 판매됐다. 하지만 그 이전, 이 유닛이 마지막으로 거래됐던 2016년 매매가는 58만7,000달러였다. 7년 사이, 거의 10만 달러가 하락한 것이다.
한편 러시커터스 베이의 경우 5년 사이 유닛가격이 하락한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만 이 지역 기반의 부동산 중개회사인 ‘Richardson & Wrench Elizabeth Bay’의 안젤로 보라스(Angelo Bouras) 에이전트는 스튜디오와 최근 공급된 고급 주거지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그는 “고가의 럭셔리 아파트는 거의 거래가 없으며 단지 50만 달러, 또는 70만 달러 가격대의 투자용 유닛 거래가 많다”고 말했다. 때문에 거래된 유닛의 중간가격으로 해당 지역 주택가격이 크게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보라스 에이전트에 따르면 5년 전만 해도 이 교외지역에서는 중간가격을 높일 수 있는 고가의 신규 럭셔리 아파트가 상당수 공급됐다.
웨스트팩(Westpac) 은행 매튜 하산(Matthew Hassan) 선임연구원은 팬데믹 사태 이후 보다 넓은 자기만의 공간을 위해 단독주택을 원하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아파트에 대한 매력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시장에 공급되는 매물 부족으로 유닛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하산 연구원은 “주택공급 부족이 심화되면 사람들은 더 높은 밀도의 주거지(유닛)로 돌아올 것”이라며 “문제는 어느 시점에서 사람들이 아파트 구매로 선회할 것인가 인데, 이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영전략 컨설팅 회사인 ‘Quantify Strategic Insights’의 앤지 지고마니스(Angie Zigomanis) 대표는 “높아진 이자율로 인한 담보대출(mortgage) 상환 부담도 저렴한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해외 구매자에 대한 규정 변경 또한 시드니 부동산 시장에 타격을 주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고마니스 대표 또한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유닛가격 또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닛가격이 어느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본다”는 그는 “높아진 단독주택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구매자들이 아파트로 시선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구매자 에이전트인 미셸 메이(Michelle May)씨는 일부 지역의 아파트 공급 증가가 수요를 앞지름에 따라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가장 구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주거지는 젊은 가족에게 인기 있는 3개 침실 아파트이다.
그녀는 “많은 구매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진입한 후 다음 단계(더 큰 주택)로 나아갈 여력이 없기에 한 번 구입한 주거지에서 오래 살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렇기에 구매할 때 이런 점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 5년 사이 주택가격 하락한 시드니 교외지역
(Suburb : 중간가격 / 5년 사이 하락률)
▲ Units
Rushcutters Bay : $690,000 / -19.4%
Chippendale : $727,500 / -19.2%
Blacktown : $430,000 / -18.9%
Eastgardens : $913,778 / -18.9%
Harris Park : $425,000 / -18.3%
Eastwood : $657,500 / -17.8%
Rosehill : $470,750 / -17.7%
Wiley Park : $395,000 / -16.7%
Rosebery : $780,000 / -16.2%
Merrylands : $470,000 / -15.3%
Glebe : $890,000 / -15.2%
Granville : $512,000 / -14.7%
Warwick Farm : $430,000 / -14.2%
Lakemba : $370,000 / -14.0%
Lindfield : $1,020,000 / -13.6%
Roselands : $500,000 / -13.3%
Auburn : $491,888 / -11.7%
Epping : $740,000 / -10.8%
Guildford : $420,000 / -10.6%
Redfern : $939,500 / -10.5%
▲ Houses
Cremorne : $2,579,000 / -6.2%
Redfern : $1,580,000 / -3.5%
Telopea : $1,135,000 / -1.7%
Source: Domain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