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데이터… 10명 중 1명, ‘비용’ 이유로 GP 면담 피하고 처방약 복용도 미뤄
정신 건강 서비스 이용에도 ‘장벽’으로… 젊은층, 정신과 전문의 면담 가능성 더 높아
가계 재정 압박이 호주인의 건강 진단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년 사이, 호주인들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을 보여주는 스냅샷은 생활비 위기가 건강 관리 접근 방식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드러낸다.
최근 통계청(ABS)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불리한 지역에 거주하는 호주인 10명 중 1명 이상은 ‘돈이 없어’ 필요할 때 처방약 복용을 미루는 실정이다.
건강 문제가 있을 때 1차 의료 서비스인 일반의(General practitioner. GP) 상담을 연기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주된 이유로 ‘비용 문제’를 꼽은 이들의 비율은 2023-24년도, 8.8%로 증가했다. 이는 2022-23년의 7%에서 더 늘어난 것이다.
갑작스러운 건강 문제 발생시 야간 진료 GP(after-hours. 일반 진료의의 정규 진료시간 외 또는 응급실 밖에서 제공되는 1차 의료 서비스)를 만나지 않는 주된 이유로 ‘비용 문제’를 꼽은 이들의 비율도 지난 회계연도 6.4%였다. 이는 이전 해(4.4%)에 비해 증가한 비율이다.
이는 치과 치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불리한 지역 거주민 4명 중 약 1명(약 25%)은 치과 병원 방문을 이루거나 아예 치료를 받지 않는 경향이 가장 큰 반면, 불리함이 적은 지역민의 이 비율은 11%였다.
의료 서비스 받기를 미루거나 미룰 가능성은 25~34세 연령층이 85세 이상에 비해 더 컸다. 다만 필요시 항상 선호하는 GP를 만날 수 있는 이들의 비율은 63.7%에서 66.4%로 늘어났으며 여성이 남성이 비해 의료 서비스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의료 서비스 이용 장벽,
정신 건강 문제로 확대
생활비 부담 문제는 정신 건강 서비스 이용에도 장벽을 만들었다. 이번 ABS 데이터에 따르면 호주인 17%가 정신 건강을 위해 최소 한 명의 의료 전문가를 만났다. 이는 이전 수치인 16.5%와 유사하다.
이들 가운데 38.1%는 필요시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정신 건강을 위해 해당 전문가를 만나지 않았거나 미루었으며 그런 이들 가운데 20.4%는 ‘진료비용 부담’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이 비율(비용 때문에 정신 건강 의료 전문가 진료를 미루는 이들)은 의료 전문가 유형에 따라 달라, 정신과 의사를 만나지 않거나 미루는 사람은 28.7%, 심리 상담가의 경우 25.6%였다.
또한 여성과 남성 사이에도 큰 차이가 있어 여성은 정신 건강 의료 전문가를 만날 가능성(21.1%)이 남성(12.8%)에 비해 더 높았다. 연령별로는 젊은층이 나이든 이들에 비해 상담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 수치로 보면 25~34세의 젊은층은 21.1%가 정신 건강 전문가를 만나 9.2%에 불과한 65세 이상 인구보다 크게 높았다.
그런 반면 25~44세 연령층의 30%가 진료 비용 부담으로 정신 건강 관리를 미룰 가능성이 큰 반면, 65세 이상 인구에서의 이 비율은 7.8%에 그쳤다.
진료 대기 시간은 달라
그런 한편 ABS 자료는 28%가 GP 진료를 받기 위해 (환자 자신이) 허용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오래 기다렸다는 것으로 보고했는데, 이는 전년도의 29.6%에 비해 약간 감소한 수치이다.
하지만 지방 외곽, 먼 외딴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36.3%)은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26.0%)보다 더 오랜 시간을 대기했다고 보고할 가능성이 10% 더 높았다.
전문의(specialist) 진료에서는 28.6%가 허용할 수 있는 대기시간보다 더 길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전년도 27.8%에서 약간 증가한 것이다.
진료 대기 시간에서는 여성(30.8%)이 남성(25.7%)보다 더 길다고 보고할 가능성이 높았다. 또 사회-경제적으로 더 유리한 지역 거주자(30.6%)가 가장 불리한 지역 사람들에 비해 더 큰 비율이었다.
원격 진료, 여전히 ‘인기’
생활비 영향에도 불구하고 ABS는 최근 데이터에 ‘꽤 긍정적인 측면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호주인들 사이에서 원격 진료(telehealth)가 여전히 큰 인기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지난 12개월 사이 본인의 건강을 위해 적어도 한 번 원격 진료를 받았다고 보고한 이들은 약 4분의 1(23.6%)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이전 ABS 조사 주기의 28%에서 감소한 것이며, 그 이전 연도의 31%와 비교하면 큰 차이이다. 보고서는 “팬데믹 사태 이후 원격 진료가 다소 감소했지만 이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선택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BS는 또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의료진과의 경험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약 4분의 3(72.2%)이 병원 의사, 간호사 및 의료 전문가가 환자를 세심하게 살핀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