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해군의 전설’ 윌리엄 피츠제럴드, ‘한국전 참전용사 기록관 작업’ 일환
한국전쟁 당시 한강과 황해도 예성강 밑바닥을 샅샅이 뒤지며 작전을 수행했던 호주 해군의 전설적 UDT 대원 이야기가 민주평통 아태지역회의에 의해 영상으로 제작됐다.
이번 영상은 한국전 정전협정 70주년(2023년)을 기념하기 위해 민주평통 아시아-태평양지역회의(부의장 이숙진)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록관 제작 작업의 세 번째 작품이다.
이번에 소개된 한국전 호주 참전용사 윌리엄 피츠제럴드(William Terence Fitzgerald)씨는 93세를 일기로 최근 작고했다. 이번 영상은 유족들의 도움으로 진행이 됐다. 고인의 지인들은 아태지역회의 측에 “고인의 한국전 참전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한국인들을 포함해 세상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공유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라고 전했다.
고인의 자녀인 레베카씨는 선친의 기록물 등을 민주평통 아태지역회의에 전달하면서 “아버지는 한국전 참전에 대해 말할 수 없이 큰 자부심을 갖고 계셨다”고 말했다.
윌리엄 피츠제럴드 대원은 호주 해군 구축함 머치슨 호의 승조원으로 1952년 한국전쟁에 투입됐다. 머치슨 호의 1차 작전은 한강의 수중 탐색 및 부표를 설치하는 것이었고, 피츠제럴드 대원이 그 선봉에 섰다. 당시 한강은 수심이 얕은 데다 북한군이 가까이에 배치되어 있어 머치슨 호에는 집중적인 포격을 받으면 진퇴양난에 빠지곤 했다.
그의 회고록에 의하면, 한 번은 해안에서 불과 180m 떨어진 곳에서 호위함이 멈춰 사실상 갇힌 상태가 되기도 했고, 북한군의 집중적인 기관총 공격으로 함정에 구멍이 뚫리기까지 했다.
그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피츠제럴드 대원은 수중 탐색을 통해 북한에 폭격을 가할 수 있는 최상의 위치 선정을 위한 항로를 이끌었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회고록에 ‘적의 포격 속에서 군함의 위치 설정을 위해 무거운 납줄을 매달고 약 8000회에 걸쳐 수심 측정 작업을 수행했다”고 기록했다.
윌리엄 피츠제럴드씨는 대를 이은 해군용사다. 그의 부친 역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해군 병사였으며 1942년 6월 지중해를 항해하는 상선의 호위 임무에 투입됐다가 독일 공군 폭격기의 공격을 받아 큰 부상을 입은 바 있다. 당시 13살이던 피츠제럴드는 이를 계기로 아버지 뒤를 이어 군인이 될 것을 결심했고, 해군 UDT 대원으로 한국전에 참전하게 됐다.
피츠제럴드씨는 총 37년 138일 동안 호주 해군에 복무했고, 전역 후에도 후배 양성에 일생을 바쳤다.
이번 영상 제작에 앞서 아태지역회의는 동남아북부협의회(회장 노준환)와 협력, 필리핀 참전용사 어거스토 플로레스(90) 예비역 대령의 한국전쟁에 대한 육성 회고를 영상으로 제작, 공개한 바 있다.
민주평통 아태지역회의 소속 국가들 가운데 한국전쟁에 참전한 국가는 호주를 비롯해 뉴질랜드, 태국, 필리핀이 있다.
한편 피츠제럴드 대원의 이야기는 유투브 채널(https://www.youtube.com/watch?v=AT4KcSvLQXE)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사제공 / 민주평통 아태지역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