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NSW 주 전역 펍과 클럽에… ‘자가 배제 계획’ 동의한 도박자 가려내
각 클럽 및 펍(pub)의 포커머신 룸에서 도박을 즐기는, ‘문제 소지가 있은’ 도박자를 가려내는 얼굴인식 장치가 설치된다.
내년부터 이 얼굴 인식 카메라가 NSW 주 전역의 포커머신 시설 장소에 설치되어 제반 도박장 출입에 대한 ‘자체 배제 계획’(Self-Exclusion scheme)에 동의한 이들을 식별한다. 자체 배제 계획은 스스로가 도박 중독임을 인정하고 각 시설로 하여금 강제로 출입을 금지하도록 하는 데 동의한 이들을 일컫는다.
이 계획에 따라 디지털 이미지를 이용, 문제가 있는 도박 중독자를 구분해 내고, (자체 배제 계획에 동의했음에도) 유혹에 못 이겨 도박장을 출입하려는 이들의 출입을 차단하게 된다.
자체 배제 계획을 요구한 이들은 자신의 얼굴 이미지를 제공하며, 이의 저장에 동의한 상태이다.
호주 호텔협회(Australian Hotels Association. AHA)의 주류 및 경찰 관계 담당자인 존 그린(John Green)씨는 이 기술을 추가함으로써 도박 중독자를 가려내는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얼굴이) 변할 수 있기에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경우 ‘문제 있는 도박자’를 쉽게 식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작동 방식을 시험했고 이 기술로 마스크에 안경을 착용해 탐지를 피하려는 이들까지 구분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박장 입구에 설치된 이 장치는 고객이 입장할 때 얼굴을 스캔하고 ‘자기 배제 계획’에 동의한 문제의 도박자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어 있는 얼굴과 비교하게 된다. 그리고 문제성 도박자가 식별되면 도박장 직원에게 경고 신호가 전송되며, 해당 직원이 개입하여 여러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NSW 클럽 연합체인 ‘ClubsNSW’의 조시 랜디스(Josh Landis) 최고경영자는 이 기술이 도입됨으로써 문제가 있는 도박자를 식별하는 것은 물론 다른 고객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문제성 도박자를 돕기 위한 목표로 설계되었다”는 그는 “일반 고객이 영향을 받지 않는 표적 방식으로 문제가 있는 도박자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술은 ClubNSW와 AHA의 공동 투자로 NSW 주 전역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미 NSW 주 약 100개 포커머신 도박장에서는 이 기술이 사용되고 있으며, 남부호주(South Australia)의 약 300개 장소에 도입된 유사한 방식이다.
AHA의 존 그린씨에 따르면 자가 배제 도박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85%가 인면인식 장치의 사용을 지지했다. 그는 “스스로 도박장에서 배제되기를 원하고 또 (중독성 도백에 대해) 도움을 받고자 원하는 이들을 식별하는 데 정말 효과적”이라며 “이는 우리가 이미 마련한 프로세스를 개선하면서 또한 최신 기술을 이용해 (도박 중독자들이)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NSW 주 정부 관련 부처인 Gaming부의 케빈 앤더슨(Kevin Anderson) 장관도 이 계획이 도박 중독자를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며 “선제적으로 자가 배제를 하는 것은 위험에 처한 도박자들에게 있어 큰 단계”라고 말했다.
반면 NSW 녹색당의 케이트 파만(Cate Faehrmann) 의원은 이 안면인식 기술이 자가 배제를 선택한 문제성 도박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실질적으로 도박에 의한 피해를 보다 광범위하게 줄이는 데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만 의원은 “강력한 로비그룹인 ClubNSW가 정부의 보다 엄격한 정책을 피하고자 선심성으로 취한 조치로 본다”면서 “정부가 계획하는 ‘현금 없는 도박 카드’(cashless gambling card) 방안을 피하기 위한 ClubNSW의 성공적 시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만 의원은 “이는 NSW 주 전역에서 도박 피해를 줄이려는 일련의 조치를 도입하지 않아도 되는 업계의 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당시 주 정부 Gaming부를 담당했던 빅터 도미넬로(Victor Dominello) 장관은 도박 피해를 줄이기 위한 한 방안으로 모든 포커머신 도박자가 현금카드(debit card)에 (도박을 위한) 현금을 넣는 방식, 즉 포커머신에 직접 도박 자금을 지출하지 않는 ‘현금 없는 도박 카드’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 계획은 주 정부에서도 지지를 받았으나 도박업계의 로비에 의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