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뒤바뀐 사례는 극소수… 올해 이의제기 279건, 지난해 246건 비해 증가
NSW 우수 학생들이 시험을 거쳐 입학 자격을 얻는 셀렉티브 스쿨 시험 결과에 대해 매년 200명 넘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낮은 시험 성적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NSW 셀렉티브 스쿨은 매년 경쟁이 심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입학 기준인 시험 성적 또한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개인 과외, 또는 사설 코칭 칼리지의 확산이 학부모로 하여금 자녀의 학업 실력에 대해 잘못된 희망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셀렉티브 시험 관련 당국은 ‘질병이나 불운한 사고 절차’(illness and misadventure process)를 통해 해결해야 할 사유에 근거한 항소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즉, 이런 사례의 경우에는 별도의 ‘질병이나 불운한 사고 절차’를 통해 항소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학부모는 자녀가 셀렉티브 시험에서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상황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출할 수 있다. 아울러 자녀의 시험 점수를 신뢰하지 못한다면 ‘쓰기 영역’(writing section)의 경우 40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고 재채점을 요청할 수 있지만 객관식 문제에 대해서는 재채점 요청이 허용되지 않는다.
지난 10월 20일(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월 치러진 셀렉티브 시험 결과가 나온 가운데, 올해의 경우 이달(10월) 셋째 주말 현재까지 279명의 학부모가 자녀의 셀렉티브 스쿨 시험 결과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다. 이는 지난해 제기된 246건보다 늘어난 것이다. 작년의 경우 이 항소 가운데 결과가 바뀐 것은 8건에 불과했다.
NSW 셀렉티브 스쿨 입학 경쟁은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1만 8,500명의 Year 6 학생들이 ‘fully’ 또는 ‘partially’ 셀렉티브 스쿨에 입학하기 위해 경쟁했다. 현재 NSW 주의 완전 또는 부분 셀렉티브 스쿨 정원은 4,200명이다.
호주 사설 교육기관 협의체인 ‘Australian Tutoring Association’의 모한 달(Mohan Dhall) 최고경영자는 일부 코칭 칼리지의 ‘약속’(셀렉티브 스쿨에 입학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주겠다는)으로 인해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업 성적과 달리) 비현실적인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제한된 선발 학생 수와 달리 신청 학생은 매년 늘어나는 (셀렉티브 스쿨 입학의) 치열한 경쟁 시스템에서 스스로를 (셀렉티브 스쿨 합격을 전문으로 하는) ‘권위자’라고 자처하는 사업체(코칭 칼리지)의 말에 현혹되는 학부모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이들(일부 코칭 칼리지 사업자)은 자신을 셀렉티브 스쿨 전문가라 자칭하며 ‘우리 칼리지에서 공부한 학생의 90%가 원하는 셀렉티브 스쿨에 입학했다’와 같은 말로 자신의 위치를 확대한다”면서 “취약한 학부모들이 ‘나는 교육부보다 이 사람(일부 코칭 칼리지 사업자)을 더 신뢰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일반 공립학교와 달리 셀렉티브 스쿨은 입학 구역(거주 지역 일정 반경 안에 있는 학교를 선택해야 하는)이 없다. 그러다보니 셀렉티브 스쿨 학생들의 경우 학교 통학시간만 2시간 이상 소요되는 사례도 있다. 여기에는 센트럴코스트 소재 셀렉티브 스쿨인 Gosford High School에 다니는 일부 학생도 포함된다.
센트럴코스트 학부모-시민 단체 ‘Central Coast Council of P&Cs’의 쉐린 브론리(Sharryn Brownlee) 협의회장은 이 지역 학부모들이 올해 초 회의를 갖고 우리 지역(센트럴코스트) 어린이들이 Gosford High School에 입학할 수 없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 회의 배경에 대해 “팬데믹 사태 이후 센트럴코스트 인구가 증가했고 우리 지역 어린이들이 이 셀렉티브 스쿨에 갈 기회가 박탈되었기 때문”이라며 “우리(센트럴코스트 지역사회)는 NSW 교육부가 현실적인 통학 구역을 마련해 일부 학생들이 학교를 오가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론리 회장은 또한 “매일 기차로 몇 시간씩 이동하는 것은 지역 학교 커뮤니티와 단절된 학생들에게 공평하지 않다”는 점도 덧붙였다.
NSW대학교 영재교육 전문가 재 정(Jae Jung) 교수는 “어떤 면에서는 NSW 교육부가 셀렉티브 스쿨에 더 많은 자리를 추가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인구 증가로 일부 지역에서 영재들이 센렉티브 스쿨에 진학할 수 없다는 게 명백하고, 이를 반영해 해당 지역의 셀렉티브 지원 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 교육부는 셀렉티브 스쿨 정원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정 교수는 “그것이 책임감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셀렉티브 스쿨 입학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이 학교들은 많은 영재 학생을 지원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