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분야 고소득 추구… 여학생은 의사-간호사 남학생은 프로 스포츠 선수 ‘희망’
한때 호주 10대 청소년들에게 있어 꿈의 직업은 교사였다. 하지만 이제 교직은 더 이상 그들에게 대학 졸업 후의 우선 선택이 아니다. 수년간 책상에 앉았던 그들이 학업을 마친 후에 다시 교실(교단)로 돌아오기를 원치 않는 것이다.
대신, 청소년들은 보다 현실적(?)으로 의학 분야의 고소득 일자리를 추구하거나 의학 전문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수입이 적지 않은 의료 관련 직업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 한편 남학생들은 수년 전부터 보이던 관심, 프로 스포츠 선수가 되는 것을 최상의 직업으로 꼽는다.
호주 청소년들이 원하는 미래 직업은 지난 2022년 1만 명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OECD 국제 교육 평가 프로그램인 ‘Programme for International Assessment’(PISA) 설문 조사 결과로 지난달 마지막 주 공개된 것이다.
호주에서 이 조사를 실시한 ‘National Centre for Vocational Education Research’(NCVER)는 설문 대상인 15세 남녀 학생들에게 “30세가 되었을 때,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가?”를 질문했다.
NCVER에 따르면 향후 명확한 직업 목표를 밝힌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더 나은 학업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발견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가질 나이인 25세가 되었을 때, 본래 목표를 이룬 학생은 절반에 불과했다.
PISA가 마지막으로 설문 조사를 했던 지난 2018년, 호주 청소년들은 교사를 가장 선호했지만 2022년 조사에서는 더 많은 여학생이 의사, 간호사 또는 조산사가 되는 것을 꿈꿨다. 여학생들이 원하는 또 다른 인기 직업은 배우, 심리학자, 변호사였다.
직업으로써의 교사의 인기 하락은 교육 노동조합이 지난 수년간 이 분야를 ‘너무 많은 업무량과 저임금’으로 묘사해 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사 관련 데이터는 일선 교사들이 점점 더 학부모들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학생과 달리 남학생의 경우 프로 스포츠 선수에 이어 두 번째로 선호되는 직업은 과학 및 공학 분야였다. 목수(carpenter) 부문은 더 이상 상위 10개 선호 직업 목록에 포함되지 않으며, 교사 직종의 인기도 하락했다. 남학생들 또한 직업 선택에서 ‘소득’을 중시하며, 이에 따라 기술 분야의 고소득 직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웨스트미드(Westmead)에 있는 가톨릭 재단 학교 Catherine McAuley Westmead 10학년 생인 마제린 피어리스(Majerin Pieris, 15)는 10살 때 전쟁 영화에서 군의관의 활동을 보고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면서 “의사와 의료 종사자들이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데 얼마나 필수 직업인지를 간접적으로 보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의사 및 의료 분야 직업이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잠재력을 인정했지만 자신의 열망(의사가 되고자 하는)은 단지 그것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런 혜택(높은 수입)도 있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는 게 피어리스 학생의 말이다.
버큼힐스 하이스쿨(Baulkham Hills High School)에서 진로상담을 담당하는 크리스 버클리(Chris Buchli) 교사는 “셀릭티브 스쿨(selective school)을 다닌 일부 학생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가족의 의견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또한 재정적 수입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가톨릭 재단 학교 Freeman Catholic College Bonnyrigg Heights 진로상담 담당인 미셸 맥칼럼(Michelle McCallum)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에 대한 관심이 감소했을 수 있지만 (대학에서의) 장학금, (직장에서의) 인센티브, 조기 입학 결정(일반적인 절차를 통해 지원하는 경우보다 이르게, 또는 하이스쿨 졸업 시험을 치르기 전에 대학 입학 합격 통지서를 받는 경우) 등의 혜택으로 교육학 학위를 받고자 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그런 한편 또 다른 가톨릭 학교인 Clancy Catholic College West Hoxton의 앤 윅스(Anne Weeks) 직업담당 교사는 학생들이 미용이나 간호 분야에 관심을 보이며, 법학 등 전통적 인기 분야 선호가 여전히 높다고 소개하면서 “특히 뷰티 분야 등의 산업은 엄청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고객 기반이 이전보다 훨씬 젊은층으로 바뀌었기에 더 많은 기회와 경력 경로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 15세 청소년들 선호 직업
(상위 10개 직종)
▲ 여학생
1 Doctors
2 Nursing and midwives
3 Teachers
4 Lawyers
5 Psychologists
6 Designers
7 Biologists, botanists, zoologists and related professionals
8 Health professionals
9 Actors
10 Veterinarians
▲ 남학생
1 Sportspeople
2 Science and engineering professionals
3 Doctors
4 ICT professionals
5 Building and related electricians
6 Engineers
7 Teachers
8 Lawyers
9 Physiotherapists
10 Veterinarians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