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공대학교 연구팀, NSW 거주 성인 26만 명 데이터 분석
농촌이나 먼 외딴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의 경우 알츠하이머 질병을 가질 확률은 더 적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울릉공대학교 인구 건강 및 환경 데이터 전문가인 토마스 아스텔-버트(Thomas Astell-Burt), 동 대학교 ‘NHMRC Boosting Dementia Research’의 샤오키 펭(Xiaoqi Feng) 선임 연구원이 공동으로 NSW 주에 거주하는 성인 26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지난 11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농촌 또는 (도시에서) 먼 외곽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이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비해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6%에서 19% 까지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지난 6월 비영리 학술 연구 전문지 ‘The Conversation’에 소개됐다.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cholinesterase inhibitors) 및 메만틴(memantine, ‘NMDA 수용체 길항제’ 계열의 치매 치료제)으로 총칭되는 치매 치료의 첫 번째 처방을 사용, 조사 대상 성인들의 알츠하이머 여부를 확인한 연구팀은 “시골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과거 일부 연구가 있지만 우리가 분석한 이번 결과는 이와 전혀 상반된 이야기”라고 밝혔다.
대기오염도 한 요인
연구팀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오랜 기간, 인체 건강에 악영향을 축적한다는 최근의 대다수 과학 연구 결과와 같이 알츠하이머 발병의 한 요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눈에 보이는 공기 중의 물질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작은 입자들”이라고 연구팀은 진단했다. “일단 호흡을 하면서 이 작은 입자들이 혈류로 들어가 뇌를 포함한 모든 주요 기관으로 침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결론이라면, 호주에서 가장 큰 도시에 거주하는 시드니사이더들(Sydneysiders)이 더 높은 수준의 대기오염에 노출되어 있고, 이는 대기오염이 전적으로 알츠하이머 질병을 불러온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도시 거주자들에게서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높은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한다는 분석이다.
뇌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 질병에 대해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amyloid beta peptide)라 불리는 특정 유형의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다량의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가 축적되면 플라크(plaque)가 생성돼 뇌에 염증을 일으키고 시냅스를 파괴하며 뇌 신경세포(neuron)를 죽여 알츠하이머와 일치하는 뇌세포가 소멸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가설이 맞는다는 전제 하에,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의 비정상적 축적을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으며, 이는 분명 엄청난 ‘if’(가정)”라며 “지금까지 아밀로이트 베타 펩타이드을 없애는 약물시험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언급하며 “수면이 아밀로이드 베트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은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사회적 상호 관계가 알츠하이머 발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것이 아밀로이드 베타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도시에서의 생활,
치매에 영향 많아
좋은 숙면을 취하는 것은 항상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연구들은, 만성적인 소음, 공기 질, 상대적으로 높은 기온과 같은 대도시의 환경 요인들이 충분한 수면, 잠에서 깨어났을 때의 기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한다.
연구팀은 “도시 계획은 거주자들의 신체활동 참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자동차 중심의 도시 확장은 호주의 여러 도시에서 사람들이 걷거나 움직이는 데 있어 큰 방해요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주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남녀는 지방에 거주하는 동년배들에 비해 사회적 지원 및 인간관계 형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대기오염을 비롯해 사회적 관계 등 이런 모든 요인들이 이번 연구 결과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방 또는 먼 외딴 오지 지역 거주민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먼 거리의 의료시설을 이용해야 하며, 도시 거주자들에 비해 의료시설 선택의 폭도 적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는 결국 알츠하이머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며 “이 점도 이번 연구 결과에 영향을 주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어디에 거주하든
녹색 공간 많아야
연구팀은 많은 녹지 공간이 있는 곳에 거주하는 이들이 그렇지 못한 이들에 비해 더 나은 인지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스페인, 영국, 스코틀랜드의 성인들에 대한 조사에서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자연과의 접촉이 스트레스 해소와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수십 년간의 실험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풍부한 녹지 공간은 사회활동 및 레크리에이션 장소를 제공하며 수면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녹지 공간은 도시에 비해 농촌이나 외딴 지역이 훨씬 풍부하다”면서 “어느 국가, 어느 도시에 거주하든 주변의 녹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공원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산책을 하는 등 꾸준히 신체활동을 하라”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