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정보 ‘Canstar’ 보고서… ‘가격 확인’으로 연간 수백 달러 절감 가능
각 직장의 점심시간은 그리 긴 편이 아니다. 대개의 사무실 근로자들은 이 시간, 회사를 나와 근처의 카페나 테이크어웨이 식당에서 약간 늘어진 구운 닭고기 샌드위치 등으로 해결한다. 좋은 점심 식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빠르고 편리하며, 짧게 주어진 점심시간에 한 끼의 식사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점심 메뉴와 커피 한 잔까지 곁들여 보통 17~20달러가 소요된다. 그러던 어느날, 당신 앞의 한 손님이 같은 메뉴를 주문했는데, ‘10달러만 내라’는 직원의 말을 무심코 듣게 될 수 있다. “신규 고객을 위한 서비스”라는 카운터 직원의 말에 이미 제 가격을 내고 샌드위치를 주문한 당신이 ‘공평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다른 샌드위치 가게로 옮기겠다고 카운터 직원을 ‘협박’(?)한다면, 아마도 당신은 이전과 달리 더 나은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시간 동안 계속해 같은 샌드위치 가게를 이용한 당신이 ‘주요 고객으로서의 충성도’를 보상받지 못하고 있으며, 다른 손님에게 제공하는 ‘가격 할인’ 서비스를 우연히 듣지 못했다면, 당신이 한 끼의 점심을 위해 늘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호주인들의 소비 성향 특성 중 하나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으며, 이는 보험 상품이나 공공 서비스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한 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약간의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해당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경향이 강한 편이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loyalty tax’이다. 충성 고객으로서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 비용인 것이다. 회사 근처의 샌드위치 가게나 카페 등에서는 해당 비용(loyalty tax)이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기, 통신, 보험회사의 정책에는 거의 확실하게 적용된다.
loyalty tax는 고객이 서비스 공급자나 브랜드와 함께 하기 위해 지불하는 숨겨진 프리미엄으로, 기존 고객이 추가로 지불하는 비용은 신규 고객에게 절감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사용되고, 이런 사이클은 계속 반복된다.
호주 공정경쟁소비자위원회(Australian Competition and Consumer Commission. ACCC) 자료를 보면 지난해 호주 가계의 79%가 필요 이상으로 전기사용 요금을 더 많이 지불했다. 최근, 상품 비교 웹사이트 ‘Canstar’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등 여러 보험 상품을 비교해 선택하지 않는 가계는 연간 819달러를 더 지출한다.
Canstar는 주택 및 기타 가재 보험료가 2,210달러(2023년 이후 14% 상승)로 급증한 NSW에서 각 가계가 다른 상품을 비교해 선택 가입한다면 연간 보험료를 평균 644달러 절약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퀸즐랜드(Queensland)에서는 이 비용을 평균 1,072달러까지 덜 지출할 수 있다.
Canstar 조사 책임자인 샐리 틴들(Sally Tindall)씨는 “약 5년 전까지만 해도 호주인들은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상당히 강한 편이었는데, 이는 분명 소비자들에게 손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염병 대유행 이후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의 위축된 가계 재정, 2022년 5월 이후 계속된 이자율 상승은, 이전까지 충성도가 높았거나 자만심이 강했던 가계로 하여금 새로운 방식에서 만족감을 찾게 만들고 있다.
틴들씨는 “이제는 소비자들이 서비스 상품 가격에 대해 적절하게 협상을 있으며, 그것에서 만족감을 찾기도 한다”면서 “이는 ‘아주 손쉬운 돈벌이’(This is money for jam)”라고 말했다.
“서비스 상품 가격 협상이
비용 절감 가능케 한다”
멜번(Melbourne) 서부에 거주하는 스테파니 톰슨(Steph Thompson)씨의 경우는 적은 노력이지만 보상은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올해 초 그녀는 더 나은 자동차 보험 가입을 알아보는 데 30분을 할애했고, 서비스 회사를 변경함으로써 연간 600달러를 절약했다. 그녀는 “내가 자동차 사고로 인해 보장받을 수 있는 범위를 업그레이드 했음에도 더 적은 보험료를 지불하게 됐다”며 “얼마만큼의 가격 변동이 가능한지를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소비자 보호 사이트 ‘Choice’의 크리스 반스(Chris Barnes)씨는 “특정 서비스 이용을 한 번 가입하고 방치해두는 것은 값비싼 사치”라고 조언했다. “금융 회사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에너지 공급 회사와 계약을 맺은 뒤 이를 변경하는 것이 너무 번거롭다고 생각해 계속 이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집에서 스위치를 켜고 불이 들어오면, 그 비용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어 반스씨는 “일부 산업 부문에서 규제를 강화하려는 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공급자가 고객에게 더 나은 요금이 있다고 말해줄 책임은 없다”며 “서비스 회사가 먼저 고객에게 연락해 더 저렴한 상품을 권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를 위한
비용 절감 온라인 도구들
고객 입장에서 전기공급 회사를 비롯해 각 서비스 제공 업체에 전화를 걸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힘들거나 번거로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에너지 비교 웹사이트 ‘Energy Made Easy’, 빅토리아(Victoria) 주 거주자의 경우에는 ‘Victorian Energy Compare’ 등 서비스 상품 비교에서 번거로운 일을 줄일 수 있는 무료 온라인 도구들이 있다.
그 다음으로는 서비스 이용 요금 협상이 필요하다. 상품을 비교했다면 공급업체에 전화하여 더 나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Choice’의 반스씨는 “까다로운 고객이 되는 것은 보람이 있다”면서 “전화에 시간을 들일 의지가 있다면, 온라인 도구에서 언급되지 않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