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의 성적 격차, ‘감소’… 영어는 여학생, 과학-수학은 남학생 ‘우수’
시드니 남서부, Birrong Girls High School의 베테랑 영어 교사인 켈리 앤드류스(Kelly Andrews) 교감은 하이스쿨에 갓 입학한 학생들의 독해 및 쓰기 능력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변화되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10여 년 전, 우리는 학생들의 독해 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알았는데, 해가 갈수록 학생들의 실력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는 그녀는 “우리는 보다 명확하게 쓰기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이에 따라 문장과 단락 구성을 단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교수 방법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이 여자 하이스쿨은 이후 7학년부터 10학년까지 읽기와 쓰기 능력을 가르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진행했고, 다른 과목에서도 새로운 교수법을 시도했다. 그 결과 지난 수년 사이, HSC 시험에서 이 학교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향상된 결과를 보여 왔다.
30년 이상 영어를 가르쳐 온 앤드류스 교감은 “우리는 몇 가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있어) 비밀이 있다”면서 “학생들의 학업 성과 데이터 분석에 과학적 접근방식을 취했고 또한 평가의 난이도를 높였다”는 말로 우수한 학업 성취도를 얻은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시드니 모닝 헤럴드(Sydney Morning Herald)가 지난 5년간의 공립학교 HSC 시험 결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들의 고급 영어(English advanced) 점수는 평균 85점 이상이며, 모든 과목에서도 평균 75점 이상의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헤럴드의 이번 분석을 보면 모든 HSC 과목 평균에서 여학생(fully selective 및 comprehensive 모두)의 성적은 남학생에 비해 여전히 우수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 격차는 2019년 이후 다소 좁혀졌다.
전체 성적에서뿐 아니라 각 과목별 최고 등급인 ‘band 6’ 획득에서 남학생은 점차 여학생을 따라잡고 있다. 2022년 데이터에 따르면 여학생이 대부분 HSC 과목에서 남학생이 비해 나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화학 및 고난이도의 수학 과목에서는 남학생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 남녀공학 학생들의 HSC 결과는 2019년에 비해 나아졌다. 구체적으로, 169개 학교의 평균 점수는 개선되었고, 145개 학교는 평균 점수가 하락했다.
Birrong Girls High의 앤드류스 교감은 “(이 여학교의 경우) 7학년 학생의 NAPLAN 결과는 NSW 주 전체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10학년에 되면서 (학업 성적의) 개선된 점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11학년에서는 주 평균보다 높아진다”면서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성적이 저조한 학생들을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 학습 격차를 줄이고자 7-8학년에게는 특정 문해력 및 수학 수업을 더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독서량 및 글쓰기 능력 감소가 소셜미디어 증가 등 디지털 기술사용과 동시에 발생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만큼 학생들이 책을 접하지 않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독서 능숙도가 감소했다”고 보는 것이다.
또 다른 단일성별 공립학교인 Epping Boys High School의 제시카 샤델(Jessica Schadel) 교장은 학생들로 하여금 HSC 평가 기준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명확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지난 5년 사이, 전체 학생들의 HSC 평균 점수를 78점에서 80점으로 끌어올렸다. “우리는 (이 성적에) 안주할 여유가 없다”는 샤델 교장은 “지속적으로 학업 성취 결과를 검토하고 우리의 교수 방식을 재형성해야 한다”면서 “남녀공학이든 단일성별 학교이든 좋은 교육 방식은 효과가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샤델 교장에 따르면 Epping Boys High는 명시적 교육 모델(explicit teaching model)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는 학년이 시작되는 학생들에게 형성평가(formative assessment. 학생의 지식, 이해력, 기술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활용하여 교수 목표를 정하고 학생의 학습 요구를 해결하는 과정)를 한다”는 그녀는 “이것이 학생 개개인의 성적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소개했다. 그럼으로써 지난 5년 사이, 전체 학생들의 HSC 평균 점수 향상이라는 결과는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이어 샤델 교장은 “우리는 (HSC 시험의 가장 낮은 점수 등급인) band 1, 2의 감소와 상위 2개 등급 획득 비율이 늘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 우리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7학년 때부터 학생들로 하여금 HSC 시험을 대비하는 기술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HSC 결과는 band 1(0~49점)에서 band 2(50~59점), band 3(60~69점), band 4(70~79점), band 5(80~89점), band 6(90~100점)까지 6개 등급으로 평가된다.
지난 5년간의 HSC 시험 결과 분석을 보면, 전체 과목 평균 점수 상위 20개 공립학교에는 남학교 3개, 여학교 5개, 그리고 12개의 남녀공학 학교가 있다.
매년 12월, HSC 시험 결과가 공개되면 Sydney Morning Herald는 ‘band 6’를 획득한 학생을 기준으로 ‘HSC 성적 학교 순위’를 발표해 왔다. 하지만 이는 학생 전체의 학업 성취를 파악하는 데에는 제한된 지표이며, 전문가들은 보다 광범위한 학업성취 범위를 반영하는, 더 많은 데이터 세트가 공개되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동 신문의 이번 분석은 수년간의 HSC 평균 점수를 통해 학생 그룹 전체에서 개선된 학업 결과를 달성한 학교가 어디인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앞서 헤럴드는 2023년까지 이전 5년간의, 373개 공립학교 보고서에서 학생들의 HSC 점수를 수집해 각 학교별 전체 HSC 평균 점수를 보도한 바 있다(디지털 한국신문 1600호 참조). 이번 분석에서 사립 및 가톨릭 재단 학교는 평균 점수를 보고하지 않아 제외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