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olve Political Monitor’ 7월 조사 결과… 자유-국민 연립, 지지율 상승 이어가
호주인 55%가 국가 경제 전망 악화를 예상하면서 유권자들이 야당 지도자 피터 더튼(Peter Dutton) 지지로 선회하고 있다. 이는 지난 몇 달 동안 이어진 추세로, 이달 초 유권자 조사에서는 자유-국민당 연립 선호도가 더욱 상승했다.
이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Sydney Morning Herald)가 여론조사 기관 ‘Resolve Strategic’에 의뢰해 정기적으로 유권자 의식을 알아보는 정례 ‘Resolve Political Monitor’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연립은 지난 한 달 동안 우선투표(primary vote) 비율을 36%에서 38%로 끌어올린 반면 집권 여당인 노동당 지지율은 이전과 동일한 28%에 머물렀다.
정당 지지와 달리 총리 선호도(preferred Prime Minister)에서 앞서던 알바니스 현 총리의 인기(34%)도 자유당 더튼 대표(35%)에 1%포인트 밀렸다. 1년 전만 해도 알바니스 총리는 46%, 더튼 대표는 25%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었다.
이달 우선투표 결과는 지난 연방선거(202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노동당과 연립이 양당 기준으로 50 대 50을 이루면서 노동당의 계속됐던 주도가 마침표를 찍었음을 의미한다. 이 양당 기준은 2022년과 동일한 우선투표 흐름을 가정한 것이다.
Resolve Political Monitor는 지난 2021년 4월, 정당 선호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유권자들에게 국가 전체 전망에 대해 질문했으며, 얼마나 많은 이들이 현재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지, 아니면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측정해 왔다.
이 부문에서, 이달 조사는 단 16%만이 ‘국가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29%는 ‘그대로 유지될 것’, 그리고 절반 이상인 55%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답변이었다.
지난 2년여 사이, 급격하게 치솟은 인플레이션과 이자율 상승으로 가계 재정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유권자의 53%는 투표(정당 지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활비 문제’를, 12%는 ‘주택가격 및 임대료 경제성’을 꼽았다.
7월 조사는 또한 가계 재정의 어려움을 보여주었는데, 유권자의 30%는 지출되는 것보다 적은 수입을 올린다고 답했으며 지출과 동일한 소득을 얻는다는 이들은 38%였다.
Resolve Strategic의 짐 리드(Jim Reed) 대표는 7월 조사 결과에 대해 “유권자의 재정 문제로 집권 여당인 노동당에 위험이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 부문은 정부의 가장 큰 위험 영역 중 하나”라며 “한쪽에서는 인플레이션, 다른 한쪽에서는 경기 침체로 인해 정권 유지로 가는 경로가 더더욱 힘들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당은 현재 여러 정책 영역에서 문제를 안고 있지만 호주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생활비와 주거 비용”이라는 리드 대표는 “이는 연립의 전통적인 강점 영역이기에 노동당이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유권자 지지도 이탈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계 지출에 비해 더 많은 소득을 얻는다는 답변은 27%였지만 저소득 계층에서의 이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높은 소득을 올리는 계층에서도 36%만이 지출보다 더 많은 수입을 거둔다는 답변이었다.
Resolve Political Monitor는 이 부문에서 연간 5만 달러 미만 소득을 저소득으로, 중간 소득은 5만~10만 달러, 그리고 10만 달러 이상을 고소득층으로 분류했다.
이번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9%는 최근의 낮은 실업률을 반영하듯 향후 1~2년 동안 자신의 일자리가 안정적일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저소득층에서의 이 답변은 49%였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녹색당 우선투표 선호도가 14%에서 13%로 떨어졌고 무소속 지지는 11%로 변동이 없으며, 극우 여성 폴린 핸슨(Paulin Hanson)의 한나라당(One Nation Party) 지지는 6%를 유지했다.
‘생활비를 낮게 유지하는 국정 운영 능력’을 묻는 질문에 유권자의 31%는 더튼 대표를 꼽았으며 현 알바니스 총리를 지목한 이들은 24%였다. ‘경제 관리’ 부문에서도 유권자의 40%는 연립을, 노동당을 우선한 이들은 24%에 머물렀다.
또한 ‘이민 및 난민 관리’에서도 연립(37%)이 노동당(21%)을 앞섰으며, ‘일자리와 임금’ 부분 역시 연립(34%)이 노동당(30%)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일자리와 임금에 대한 정책은 더튼 대표가 Resolve Political Monitor 조사 이래 처음으로 노동당을 앞서는 결과였다.
이달 여론 조사는 지난 7월 10일(수)부터 13일(토)까지, 자격을 갖춘 전국 유권자 1,603명으로 대상으로 했으며, 오차범위는 2.4%이다.
우선투표 선호도 변화는 지난 한 달 동안 오차범위 내에 있었지만 지난 1년 사이 연립의 상승과 노동당의 지지도 하락을 확인시켰다. 노동당에 대한 우선투표는 지난해 8월 이후 37%에서 28%까지 하락한 반면, 연립은 같은 기간 33%에서 38%로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온 것이다.
알바니스 총리의 정책 수행을 묻는 항목에서 유권자의 33%는 ‘잘 하고 있다’(good job)는 반응이었지만 54%는 ‘형편없다’(poor jobs)고 답했다. 이로써 집권 여당 대표의 순 성과 평점(net performance rating)은 –21%포인트가 되었으며, 이는 한 달 전 평점 –14%포인트보다 훨씬 더 부정적인 결과이다.
더튼 대표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39%로 지난달에 비해 약간 하락했으며, 반면 ‘형편없다’는 유권자 비율은 39%로 전 달에 비해 감소했다. 그의 순 평점은 0으로, 지난달 2%포인트에 비해 약간 하락했다.
리드 대표는 “일부 연립 야당의 정책이 유권자들을 분열시켰으며 특히 2주 전 (Resolve Strategic의) 특별 조사(special survey)에서 유권자의 41%가 원자력 발전을 지지하고 37%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더튼 대표는 여전히 생활비 부문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연립 야당의 여러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있지만 그 정책들은 모두 소비자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튼 대표는 이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해 왔고 그럼으로써 더욱 과감한 정책을 내놓은 ‘합리적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새롭게 부각시켰다”는 리드 대표는 “이것이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Resolve Strategic)는 그가 (내년도 연방선거) 대비를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