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행복해지자
그리 별로 어렵지 않은 데도, 우리는 행복해할 줄 모른다. 아니 어쩌면 행복한 지도 행복한 건지도 모른 채 살고 있다. 하루가 그냥 지나갈 때도 있다. 짧은 찰나처럼 아침에 일어나서 뭔가를 시작하고 나면, 하루가 지나간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하루를 그렇게 보낸다.
드라마 특강으로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의 드라마 연기를 시행했다. 아직은 관심 부족이라 그리 많은 학생이 참여하지 못했지만, 소수 정예로 드라마 연기를 좋아하는 청소년들과 3주 동안 알찬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목소리도 나오지 않아 웅얼거렸던 친구들이 무척 큰 소리로 말을 하고, 즉흥적으로 혼자서 극을 꾸려나가야 하는 시간에, ‘안 할래요’, ‘못 해요’ 하면서 빼던 친구들은 자신감이 붙었다.
짧은 일정으로 일취월장의 모습을 보여 준 건 아니다. 하지만 본인이 무엇을 가졌는지를 깨우치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뭐가 되고 싶은지도 모른 채, 그저 돈 벌기 급급한 사람들 얼마나 많은가.
먹고 살기 힘들다. 일을 해야만 렌트비도 내고, 학비도 내고, 먹을 것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면 안 될 것이 있다. 돈이 많이 있고 없고, 시간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그들이 행복하냐는 것이다. 넘치고 모자람은 늘 있는 일이다. 그게 삶인데 어찌하랴.
하지만 그런 삶 속에서 과연 우리는 행복해하면서 사냐는 것이다. TV 속에서 나오는 연예인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압박에서 해방할 수도 있고, 라이브 음악 속에서 춤을 추면서도, 드라마를 보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데, 그런 시간 속에서 과연 ‘ 아 나 지금 너무 행복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지금 행복하냐고 물었다. 먼저 그게 무슨 뜻이냐는 표정이었다. 행복이 뭐지? 라는 얼굴로 서로를 쳐다봤다. 그들은 행복을 느끼면서도 행복한지를 모르고, 굳이 행복이란 걸 느끼면서 그걸 말로 표현하고 행동으로 표현해야 하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먹으면서도 행복할 수 있음에 행복해하자. 이 얼마나 간단하고도 사소한 일인가. 더운 날 바닷가 모래바람을 쐬면서 행복해할 수 있는 것, 이 뜨거운 날 시원한 에어컨이 느껴지는 쇼핑센터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행복 할 수 있다. 그런 찰나의 순간들을 만끽하자. 행복하게. 돈이 있건 없건, 시간이 있건 없건 다 같이 느낄 수 있는 한 자락 행복의 순간들을.
행복의 가치나 행복의 순간을 느낄 수 있는 건 본인의 선택이다. 매일 매일 행복할 수 있다. 매 순간 느끼면서 살 수 있다. 누가 얘기해 줘서 누가 쿡쿡 찌르면서 ‘너 행복해야 해’해서 알게 되는 게 아니라, 오로지 내가 선택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나 아니면 행복을 느낄 수도 전달할 수도 없다. 굳이 돈이나 시간을 예를 들어서 말한 것은 세상 살면서 꼭 필요한 것들이어서 한 말이다. 하지만 돈 없이 시간 없이 느낄 수 있고 전달할 수 있는 행복은 세상천지이다. 그것들을 천천히 적어보고 매일 매일 하나씩 늘려나가면 좋을 것이다.
어쩌면 가끔은 말도 안 되는 얘기가 말이 될 때가 있고, 현실을 직시하기 싫지만 직시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려야 할 때도 많다. 하지만 결국엔 사람 사는 세상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일 것이다. 그러니 지금 살아 있음에 매우 행복해 하고, 더 행복할 수 있도록 선택을 권한다. 행복할 수 있는 선택.
지금 있는 자리에서 행복해하자. 행복은 마음먹기 나름이기에, 우린 매일 행복할 수 있다. 그것을 표현해서 많은 이들이 계속해서 끊임없는 행복 찾기에 같이 동참하기 바란다. ‘계속해서 하자’, ‘견뎌 내자’, ‘우리의 꿈을 믿자’는 주문과 함께 행복해지자.
강해연 / 이유 프로덕션 & 이유 극단(EU Production & EU Theatre) 연출 감독으로 그동안 ‘3S’, ‘아줌마 시대’, ‘구운몽’, ‘구운몽 2’ 등의 연극과 ‘리허설 10 분 전’, ‘추억을 찍다’ 등의 뮤지컬, ‘Sydney Korean Festival’, ‘K-Pop Love Concert’ 외 다수의 공연을 기획,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