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높음’ 수준으로… 국가 정보당국, “임박한 공격 위험은 아니다” 강조
가자(Gaza)전쟁과 중동 지역으로의 확전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지역사회 긴장 또한 고조됨에 따라 연방정부가 공식 테러 경보 수준을 ‘가능성 높음’(probable)으로 상향 조정했다.
호주 국가 안보-정보국인 Australian Security Intelligence Organisation(ASIO)는 2022년 11월, 경보 수준을 ‘가능성 있음’(possible)으로 낮추었을 때보다 폭력적 극단주의 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SIO의 마이크 버제스(Mike Burgess) 국장은 8월 5일(월),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호주 안보 환경이 더욱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해졌음을 경고했다. 그는 “더 많은 호주인이 급진화되고 있으며 더 빠르게 극단주의화되고 있다”면서 가자지구 갈등이 테러 경보 수준을 높인 ‘직접적’ 원인은 아니지만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버제스 국장은 경보 위협 수준을 높인 것에 대해 “현재 테러 공격 계획이나 임박한 공격에 대한 정보를 ASIO가 확보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정보당국은) 지난 4개월 동안 8건의 ‘테러 혐의가 있거나 잠재적 테러 행위로 간주’된 사건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들 중에는 칼이나 즉석 제조된 무기 공격 위험이 포함되었으며 또한 급진화된 젊은이들이 연루되어 있다. 이들 중 가장 어린 나이는 14세, 가장 많은 나이는 21세였다.
알바니스 총리,
“논란 수위 낮추어야…” 당부
이날(8월 5일) 브리핑에서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는 청소년 급진화, 종교적 극단주의와 내셔널리즘 등 혼합된 새로운 이념의 증가로 테러 경보 수준이 높게 조정되었다고 말했다.
다만 총리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필연적’임을 뜻하는 것이 아니며 임박한 (테러) 위협이나 위험 정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안심시키고 싶다”면서 “하지만 안보 환경의 수위가 높아지면 논란의 수위를 낮추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들이 평화롭게 차이점을 해결하고 가자지구 갈등과 같은 정치적 사안을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알바니스 총리는 “누구에게도 특정 견해에 동조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어떤 사안을 표현하는 방식은 중요하다”는 말로 극단적 논쟁이 아닌 평화적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야당 피터 더튼(Peter Dutton) 대표도 논란의 수위를 낮추어야 한다는 데 동조했다. 그러면서도 더튼 대표는 “우리는 위태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며 테러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 대학 캠퍼스에서의 천만 농성(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에 항의하는)에 대한 노동당 정부의 온건한 대처를 다시금 강하게 비판하면서 “우리의 지도자가 약함이 아니라 강함을 보여주는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더튼 대표는 “반유대주의가 ‘전례없는’ 수준으로 호주에서 흔히 발생하고 있다”며 “강력한 가치와 법치주의, 그리고 ‘존중의 토론’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러 위협 높아진 것 사실”…
안보 전문가 경고
국가 전략연구소인 ‘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의 저스틴 바시(Justin Bassi) 소장은 ASIO의 결정에 대해 “현재의 세계적 불안정이라는 맥락에서 놀라운 일이 아니며 테러 위협은 이제 여러 출처에서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4년 호주의 테러 위협 수준이 상향 조정되었을 때, 우리는 실제로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주요 국가 안보 위험에 처한 상황이었으며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수많은 위험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국가 안보와 관련해 ASIO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위협이 단일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출처에서의 위협으로 인해 안보 당국의 업무가 더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이어 바시 소장은 젊은이들이 급진화되는 데 있어 정보기술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언급했다. “디지털 기술이 이를(급진화를) 증폭시킨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그는 “정치적으로 동기가 부여된 폭력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지금은) 여러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해외에 있는 이들이 극단주의를 부추킨다”고 우려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